하나카드가 보유한 SK 계열 지분 가치가 연초 이후 크게 뛰었다. 작년 말 기준 보유한 SK스퀘어와 SK텔레콤 주식은 각각 76만7011주, 130만7471주다. SK스퀘어 주가는 올해 1월 2일 39만2000원에서 5월 7일 109만9000원으로 180.4% 올랐다. 같은 기간 SK텔레콤도 5만3300원에서 9만3200원으로 74.9% 상승했다.
작년 말 보유 수량을 기준으로 5월 7일 종가를 단순 적용하면 두 지분의 시가 환산액은 약 9648억원이다. 연초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약 3704억원보다 5944억원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이는 사업보고서상 2025년 말 보유 수량을 기준으로 한 추산으로, 이후 처분 여부에 따라 실제 보유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하나카드 사업보고서상 두 지분의 2025년 말 장부가액은 총 3522억원이다.
◆ 지난 2022년부터 전략적 협력으로 취득…3년 넘게 보유 중
하나카드의 SK 지분 보유는 2022년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의 전략적 협력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하나카드가 SK스퀘어 주식 76만7011주를 약 316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후 지분율은 0.5%였으며, 취득 목적은 “전략적 협력 강화”였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유영상 전 SKT 사장이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도 보유는 이어졌다. 하나카드의 타법인출자 현황에 따르면 SK스퀘어 최초 취득일자는 2022년 7월 22일, SK텔레콤 최초 취득일자는 같은 달 28일이다. 출자 목적은 모두 일반투자로 기재됐다. 작년 중 취득·처분 수량은 없었고, 기초와 기말 보유 수량도 동일했다.
특히 SK스퀘어 지분의 평가 변화가 컸다. SK스퀘어의 기초 장부가액은 608억원이었지만, 작년 말 기말 장부가액은 2822억원으로 늘었다. 평가손익 2214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SK텔레콤은 기초 장부가액 721억원에서 기말 699억원으로 줄어 평가손실 22억원이 반영됐다.
◆ 하나카드의 SK스퀘어 지분 가치 급상승...SK하이닉스 급등 힘입어
하나카드 보유 지분 가치 확대의 중심에는 SK스퀘어가 있다. SK스퀘어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된 투자전문회사다.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SK하이닉스다. NH투자증권은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에서 SK하이닉스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4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상향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이 SK스퀘어 기업가치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SK스퀘어 주가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NH투자증권은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 기업가치 상승, 주주환원 확대, 반도체 관련 인수합병 투자 가능성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실적 성장이 배당금 확대를 통해 SK스퀘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이 재원이 다시 주주환원과 신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나카드 입장에서는 SK스퀘어 지분을 통해 AI 반도체와 SK하이닉스 가치 상승 흐름에 간접적으로 노출된 셈이다. 작년 말 장부가액만 2822억원이던 SK스퀘어 지분은 지난 7일 종가 기준 약 8429억원으로 환산된다. 지난 2022년 최초 취득금액 316억원과 비교하면 평가 가치가 크게 확대된 구조다.
◆ 하나카드의 SK텔레콤 지분, 실적 정상화·배당 회복 기대로 현금흐름 개선
SK텔레콤 지분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자산 성격이 강하다. DB증권은 SK텔레콤의 이번 1분기 매출액이 4조3923억원, 영업이익이 5376억원으로 컨센서스 상단에 부합했다고 분석했다. 이동통신 매출 회복과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 가동률 확대에 따른 B2B 매출 성장이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주가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배당 회복 기대도 있다. DB증권은 SK텔레콤이 1분기 주당배당금 830원을 지급한다고 공시했으며, 연간으로는 2024년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주당배당금 3540원을 가정하면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3.6% 수준이라고 봤다.
하나카드가 보유한 SK텔레콤 주식은 130만7471주다. 단순 계산하면 SK텔레콤이 연간 주당배당금 3540원을 지급할 경우 하나카드가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은 약 46억원 수준이다. 이는 대규모 실적 변동 요인은 아니지만, 보유 투자자산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평가이익은 순익 아닌 자본 반영...자본 완충력 측면에서 긍정적 요소
다만 보유 지분 가치 상승을 곧바로 하나카드의 순이익 개선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해당 지분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분류되는 성격이다. 평가손익은 당기순이익이 아니라 기타포괄손익과 자본 항목에 반영된다.
하나카드 CI. [이미지=하나카드]
하나카드의 2025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관련 기타포괄손익은 158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SK스퀘어 등 보유 지분 가치 상승이 하나카드의 자본 측면에 반영됐다는 의미다. 본업 수익성 개선과는 구분해야 하지만, 자본 완충력과 투자자산 가치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달비용 부담, 소비 둔화 등으로 본업 수익성 관리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하나카드가 보유한 SK 계열 지분은 본업 밖 투자자산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주가 변동에 따라 평가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지만, SK스퀘어와 SK텔레콤 지분은 하나카드 재무제표에서 당분간 눈여겨볼 자산으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