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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베트남 사업 확장 가속화...위기를 성장동력으로 디지털·글로벌 재도약

- 베트남 진출 6년만 흑전 전환 지속...기업 가치 상승 '청신호'

- '모기업' 없는 독자생존...MBK, 1조 리파이낸싱 성사 숨통

  • 기사등록 2024-11-27 09: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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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서주호 기자]

롯데카드(대표이사 조좌진)는 1984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서울지점으로 시작한 이후 숱한 부침을 겪었다. 1995년 동양그룹이 인수해 동양카드로 재출범했으나 재정난으로 2002년 롯데그룹에 매각됐고, 2019년에는 MBK파트너스가 지분 59.8%를 인수하며 대주주가 됐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현재는 롯데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더 이상 롯데 계열사가 아닌 독자 생존을 모색 중이다.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으나, 최근 1조원대 리파이낸싱 성사와 베트남 법인의 첫 흑자전환, 디지털 전환 성공 등 긍정적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5위인 롯데카드가 허들을 넘는 점프로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카드, 베트남 사업 확장 가속화...위기를 성장동력으로 디지털·글로벌 재도약국내 7대 전업 카드사 시장 점유율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롯데카드, 리파이낸싱으로 숨고르기...실적·건전성 개선 집중


롯데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02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7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약 192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38.9% 감소한 수치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가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카드, 베트남 사업 확장 가속화...위기를 성장동력으로 디지털·글로벌 재도약롯데카드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롯데카드 사업보고서]

특히 롯데카드는 든든한 모기업이 없는 독자 생존 카드사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삼성카드나 현대카드와 달리 자금 조달 시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가령 1년에 1조원을 조달하면 금리 1%만 올라도 이자가 엄청 불어나 연 3천억의 영업익을 이자로 다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1조77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성사시킨 것은 중요한 전기가 됐다. 5년 만기로 진행된 이번 리파이낸싱으로 롯데카드는 매각 시기를 여유 있게 조율할 수 있게 됐다. 평균 금리도 5~6% 수준으로, 기존 대비 개선된 조건을 확보했다.

롯데카드, 베트남 사업 확장 가속화...위기를 성장동력으로 디지털·글로벌 재도약상위 8개 카드사 2024년 3분기 누적 순이익. [이미지=더밸류뉴스]

MBK파트너스는 2022년 JP모건을 통해 매각을 시도했으나 3조원대 매각가와 시장 가치 평가의 괴리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리파이낸싱으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며 실적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업계는 향후 롯데카드가 리스크 관리 강화와 자산 건전성 개선에 주력하며 매각 적기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트남 진출 6년만에 첫 흑자...기업가치 상승 '청신호'


지난 6월에는 롯데카드의 베트남 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이 진출 6년만에 5억원의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 2018년 베트남 테크콤파이낸스 인수 후 지속된 적자 행진을 끝내는 상징적인 성과로 보고 있다.


베트남은 신용정보 체계가 미비하고 금융 인프라가 취약해 해외 금융사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시장으로 평가받아왔다. 특히 롯데카드는 영업 중인 회사가 아닌 라이선스만 보유한 회사를 인수해 처음부터 사업을 일으켜야 했기에 초기 비용 부담이 컸다.

롯데카드, 베트남 사업 확장 가속화...위기를 성장동력으로 디지털·글로벌 재도약롯데카드 매출액 비중. [자료=롯데카드 사업보고서]

롯데카드는 베트남 흑자 전환에 의의를 두고 지난 5월 6800만달러(약 937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하는 한편 최근에는 베트남에서 장기렌터카 전용카드를 출시하는 등 현지 시장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차별화된 신용평가모델 개발, 디지털 영업 방식 도입, 고소득 직장인과 공무원 중심의 우량자산 확대 전략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중이다.


베트남 법인의 흑자전환은 롯데카드의 해외 시장 진출 역량을 입증하는 동시에, 매각 시 기업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좌진 대표, 디지털 전환 속도↑...자본확충·리스크관리 주력할 것


조좌진 대표는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글로벌 컨설팅사 AT커니를 거쳐 현대카드·캐피탈 마케팅총괄본부장, 현대캐피탈아메리카 법인장 이력을 살려 위기의 롯데카드를 되살리는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카드, 베트남 사업 확장 가속화...위기를 성장동력으로 디지털·글로벌 재도약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사진=롯데카드]

△1967년생(57) △부산 내성고 졸업·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삼성생명 입사 △AT커니 △현대캐피탈 상무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마케팅총괄본부장△올리버와이만 한국지사 대표(2000)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금융마케팅본부장 겸 CVM(카드사용자확인방법)실장·전략부문장 겸 전략기획본부장·전략재경본부장△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 법인장△롯데카드 대표이사(2020.03~)


지난 2020년 취임한 조좌진 대표는 업계 6~7위였던 롯데카드를 4년 만에 5위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취임한 첫해 1307억원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3748억원으로 증가했으며, 회원수도 지난 2021년 861만명에서 올해 상반기 950만명으로 늘었다.


조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살려 '세트카드 시스템'이라는 혁신적 상품 전략을 도입했다. 대표 상품인 '로카(LOCA) 시리즈'는 3년 만에 누적발급 400만장을 돌파했다. 또한 '디지로카' 전략을 통해 디지털 전환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조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현재 롯데카드는 레버리지 비율(기업이 어느 정도 타인자본에 의존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부채성비율)이 규제 상한선에 근접하고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부담도 큰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 채권으로 자본으로 인정) 발행, 리스크 관리와 자산 건전성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조 대표는 올해 3월 3연임에 성공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향후 베트남 사업 확대와 디지털 혁신을 통한 실적 개선,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조 대표의 리더십이 매각 작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ee190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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