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대표이사 이선정)이 CJ그룹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뷰티 비중 강화로 인한 경쟁 심화에 직면해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J그룹은 올리브영의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 등을 고려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재현 회장의 자녀인 이경후·선호 경영리더의 승계 작업이 가속화되면서, CJ올리브영의 그룹 내 역할과 향후 합병 가능성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글렌우드PE의 지분 매각으로 CJ그룹의 올리브영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IPO 대신 그룹 합병을 통한 승계 구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CJ그룹 지배구조와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온라인과 관광객 매출로 연매출 5조원 임박…'오늘드림' 매출 증가에 기여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액 3조8682억원, 영업이익 46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9.27%, 67.83% 증가했다. 올해 2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24.8% 증가한 1조2079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올해 연매출이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K-뷰티의 인지도 확대와 채널 다각화, 방한 외국인 매출 증가, 그리고 '오늘드림' 서비스의 성공이 있다.
CJ올리브영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오늘드림' 서비스는 CJ올리브영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도입된 이 서비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해 24시간 내 배송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도입 초기부터 큰 인기를 얻어 지난 2019년 말에는 전국 주요 상권과 인구 밀집 지역의 매장을 활용해 배송 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2021년에는 MFC강남을 구축해 물류 투자를 지속했으며, 이를 통해 오늘드림 서비스만으로 지난해 기준 3조861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19년부터 연평균 5배씩 증가한 수치로, 2022년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CJ올리브영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 600만 명 중 400만 명이 올리브영을 방문했으며, 명동 내 6개 지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68%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액은 미국 1억6000만달러, 일본 8000만달러, 중국 5000만달러 순이며,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61.1%, 21.5% 성장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CJ올리브영은 국내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특색 있는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서울 성수역에 5층 규모의 매장을 계획 중이며, 경주 황리단길에는 한옥 매장을 열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비수도권 지역에도 랜드마크급 매장을 확대하여 2024년 1~8월 비수도권 지역 외국인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28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K-뷰티 시장, 5년 내 41% 성장 전망...CJ올리브영 '기회의 땅'
글로벌 K-뷰티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전문 조사 기관 Market Data Forecast에 따르면 글로벌 K-뷰티 제품 시장 규모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11.3% 성장해 146억1000만 달러에서 249억6000만 달러로 5년간 41.4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성장은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유명인의 지지, 천연 성분 함유 제품에 대한 선호도 증가, 이커머스를 통한 접근성 향상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글로벌 K-뷰티 제품 시장 성장율(2024~2029년). [자료=Market Data Forecast]
K-뷰티 제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특히 스킨케어 제품의 천연 성분 함유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 성장은 K-뷰티 제품의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켰고 시장 확대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이러한 K-뷰티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무신사, 컬리, 쿠팡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뷰티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행사까지 개최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무신사의 경우 전체 구매자 중 21.8%가 뷰티 제품을 구매하고 있으며, 컬리는 전체 매출의 약 10%를 뷰티 카테고리에서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 구도 속에서 CJ올리브영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볼 수 있다. CJ올리브영은 현재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결합한 옴니채널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또한,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2010년부터 2023년까지 올리브영 매장 추이. [자료=statista]
CJ올리브영은 이커머스 기업들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대, 디지털 전환 강화, 중소 브랜드 육성 등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통해 150여 개국에 K-뷰티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8월 기준 회원수 200만명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K-콘텐츠 전략, CJ올리브영으로 K-뷰티까지 확장...CJ그룹 핵심 계열사로 위상 ↑
이재현 회장은 "기업은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CJ그룹을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성장시켜 왔다. 특히 K-콘텐츠, K-푸드, K-뷰티 등 한국의 문화적 요소를 글로벌 시장에 알리는 데 주력해 왔으며, CJ올리브영은 이러한 그룹의 전략 속에서 K-뷰티를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다.
CJ그룹 오너 가계도와 지분 현황. 2024. 6. 단위 %.
CJ올리브영은 이재현 회장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계열사 중 하나다. 지난 1월 이재현 회장은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해 O2O 사업의 초격차 확대, 글로벌 진출 가속화, 상생 등을 강조했다. 이는 CJ올리브영이 단순한 유통 기업을 넘어 글로벌 K-뷰티 플랫폼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그룹의 의지를 보여준다.
지난 5월 글렌우드PE의 CJ올리브영 지분 매각은 그룹의 올리브영에 대한 기대와 전략적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CJ올리브영은 글렌우드PE가 보유한 지분 22.56% 중 절반인 11.3%를 자사주 형태로 취득했으며, 나머지는 신한은행 등이 참여한 SPC가 인수했다. 이를 통해 CJ그룹은 CJ올리브영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CJ올리브영은 SPC가 보유한 나머지 지분에 대해서도 3년 후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지분 구조 변화를 통해 CJ올리브영의 IPO 가능성보다 CJ그룹과의 합병 가능성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합병이 이뤄질 경우, CJ그룹은 '돈을 버는' 지주회사 형태로 변모하고 이는 2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의 지주사 지배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CJ그룹의 승계 구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CJ올리브영은 또한 중소 브랜드의 성장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현재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 중 80% 이상이 국내 중소기업 및 인디 브랜드이며, 이들 중 많은 브랜드가 올리브영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올리브영 입점 중소 브랜드 중 절반 이상이 연매출 100억 원을 돌파, 매출 상위 10대 브랜드 중 7개가 신진 및 중소 브랜드였다.
이에 CJ올리브영은 향후 K-뷰티 시장뿐 아니라 CJ그룹의 글로벌 전략과 승계 계획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그룹 내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