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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 미래 먹거리 'ABC'에 100조 쏜다... 수혜 계열사는 어디?

- LG AI연구원, '엑사원(EXAONE) 2.0'으로 계열사 시너지 이끌어

- LG화학, '아베오' 인수로 몸집 불리고 '항암' 연구 주력

- LG전자,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스타트업 투자 확대

  • 기사등록 2024-05-27 21: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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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황기수 기자]

100조원. 


LG그룹(회장 구광모)이 지난 한해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의 47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LG그룹이 향후 5년간 국내에 투자하게 될 금액이기도 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약 100조원을 국내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LG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BC' 부문에 전체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투입하며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ABC는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 등 3가지를 말하며 배터리·디스플레이 등 LG그룹의 기존 성장사업을 이을 새 성장동력이다. 


이에 '100조 국내 투자'의 미션을 맡게 되는 계열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LG AI연구원, LG화학, LG전자, LG CNS가 여기에 해당한다. 


◆LG AI연구원, '100조 국내 투자' 최대 수혜... 계열사 시너지 이끈다


LG그룹은 이달초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일명 대기업집단)에서 삼성, SK, 현대차그룹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그룹 전체 매출액 135조4010억원, 순이익 2조1410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3.65%, 36.24% 감소했다.


계열사는 60개로 전년비 3개 감소했다. 이들 60개 계열사 가운데 '100조 국내 투자'의 미션을 수행하는 곳은 LG화학, LG AI연구원, LG전자, LG CNS 등으로 향후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LG 구광모, 미래 먹거리 \ ABC\ 에 100조 쏜다... 수혜 계열사는 어디?LG그룹의 지배구조와 현황. 2023. 12. 단위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우선 기대되는 곳은 LG AI연구원이다. LG그룹은 3대 신사업 중 AI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할 것으로 보이며, AI 사업은 지난 2020년 출범한 'LG AI연구원'이 주도한다. 


LG AI연구원은 AI를 비롯한 그룹의 미래 기술 선점과 인재 양성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지난해 7월 초거대 모델 '엑사원(EXAONE) 2.0'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AI 혁신을 예고한 바 있다. 


LG 구광모, 미래 먹거리 \ ABC\ 에 100조 쏜다... 수혜 계열사는 어디?LG AI연구원의 '엑사원 디스커버리' 활용 방안. [이미지=LG AI연구원]

엑사원은 전문 문헌 약 4500만건과 이미지 3억5000만장을 학습해 고객이 용도와 예산에 따라 언어·비전·멀티모달 등 맞춤형 설계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AI연구원은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 '유니버스' △ 난제 해결 플랫폼 '디스커버리' △ 이미지 기반 창작 플랫폼 '아틀리에' 등 3대 서비스 플랫폼을 함께 선보이며 B2B(기업간거래) 비즈니스 모델로의 상용화 기대감도 높였다.


LG AI연구원이 언어모델 개발에서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면, 이를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들을 서비스하고 있는 곳은 'LG CNS'다. CNS는 AI 연구원이 개발한 ‘엑사원 2.0’을 중심으로 마케팅 최적화 플랫폼 'MOP' 등 기업별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며 '디지털 전환(DX) 특화 기업'으로서 자리 잡고 있다. 또 올해 초 사내 AI 전담 조직 ‘AI 센터’를 신설하고, AI 기반 솔루션을 기존 6개에서 연내 10개까지 확장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B2B 사업화 외에도 LG그룹은 전자, 화학, 통신 등 그룹 전반에 AI를 적용하며 성장 혁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부문에서 그 효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많은 논문과 특허들이 학습된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수만 가지 물질 중 신약의 후보 물질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게 만들었다. 또 합성 결과 예측을 통해 시행착오를 대폭 줄여 기존 40개월 걸리던 연구개발 기간은 5개월까지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 '아베오' 인수로 몸집 불리며 '항암 파이프라인' 집중


LG화학도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가 LG그룹의 바이오사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과학본부는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인 1조2000억원의 매출로 '1조 클럽'에 합류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특히 2017년 생명과학본부가 LG화학에 합병된 이후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14.78%로 해마다 높은 수준의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최근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본업 화학부문의 부진을 타개할 새로운 돌파구인 셈이다.


LG 구광모, 미래 먹거리 \ ABC\ 에 100조 쏜다... 수혜 계열사는 어디?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문(바이오) 매출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생명과학본부는 지난해 빅딜을 통한 한 단계 커다란 성장이 있었다. 약 8000억원의 거금을 들여 미국 바이오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이하 아베오)'를 인수한 것이다. 아베오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를 보유한 나스닥 상장 제약사다. LG화학은 현재 개발중인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을 향후 아베오로 이관해 미국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 최근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다양한 바이오벤처들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달 초 미국 바이오벤처 '아드바크 테라퓨틱스(Aardvark Therapeutics)'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아드바크는 비만치료제 신약 ‘ARD-101’을 개발 중으로 현재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다. 


올 초 LG화학은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 ‘LB54640’ 개발권리 일체를 약 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통해 미국 바이오기업 '리듬파마슈티컬스'에 넘긴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LG화학이 항암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기 위해 비만 파이프라인을 포기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나날이 커져가는 글로벌 희귀 의약품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LG화학은 오는 2027년까지 생명과학본부에서 2조 매출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인 만큼 R&D 투자 또한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LG전자,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클린테크 스타트업' 투자 확대 


LG그룹의 핵심 계열사 LG전자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환경 보호를 위한 첨단 기술 '클린테크(Clean Tech)' 투자에도 선제적으로 나섰다. 


LG 구광모, 미래 먹거리 \ ABC\ 에 100조 쏜다... 수혜 계열사는 어디?이석우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노바) 센터장이 경영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최근 글로벌 전역에서 기후 영향을 배제한 사업은 정상적으로 전개할 수 없도록 규제 등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 때문에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하는 클린테크 기술이 향후 성장성이 높은 사업으로 꼽히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LG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클린테크 투자 거점을 마련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난 3월 LG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오버드라이브 에너지’가 신기술사업 투자 관련 종속기업으로 신규 편입됐다. 지난해 LG전자는 북미 이노베이션센터 'LG 노바(NOVA)' 내에 '클린테크 태스크포스(TF)팀'을 설립하고 분사를 위한 인력 확보에 나선 바 있다. 오버드라이브는 향후 생분해성 고분자 플라스틱,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등을 중심으로 사업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신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외부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슈퍼스타트'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들을 모집해왔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벽돌 등 건축 자재로 재활용하는 플랫폼 등 9개 스타트업을 소개한 바 있다. 올해 LG그룹은 그간 수많은 스타트업들과 협력하며 구축한 생태계를 활용해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ghkdritn1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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