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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그룹, ‘LG품’ 떠나 홀로서기 2년차...성장 양대축은 M&A·반도체

- 한국유리공업 인수 MOU…LX하우시스 건자재 사업과 시너지 기대

- 구본준 회장, “변화에 선제 대응해야...신사업 발굴할 것”

  • 기사등록 2022-01-12 2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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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LG에서 분리된 LX그룹(회장 구본준)이 새해 벽두부터 적극적인 M&A 움직임을 보이며 재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LX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M&A 시장의 ‘거대어’ 였던 한샘 인수에 관심을 보인 데 이어 한국유리공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LX그룹의 핵심계열사 LX인터내셔널은 한국유리공업을 소유하고 있는 글랜우드PE(사모펀드)와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LX인터내셔널은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가는 6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유리공업, LX하우시스 건자재 사업과 시너지↑


한국유리공업은 ‘한글라스’라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1957년 설립돼 자동차∙TV∙브라운관 등을 생산해왔으며 에너지 절약형 코팅 유리를 개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주거용∙상업용으로 사용되는 고품질 판 유리가 주력 상품이다. IMF 금융위기 이후 프랑스 기업에 매각됐다가 2019년 글랜우드PE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404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했다. 


LX하우시스의 건축장식자재 브랜드 'LX ZIN'. [사진=LX하우시스]

LX인터내셔널측은 인수와 관련해서 정확한 인수 전략 등을 발표하지는 않은 상태다. LX인터내셔널은 “현재  인수 MOU를 체결한 상황은 맞다”며 “한국유리공업 인수와 관련된 추가적인 확인은 어렵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국유리공업과 LX그룹 내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 사업을 영위하는 LX하우시스와의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LX하우시스가 창호, 벽지 등 건축장식자재를 판매∙유통하고 있는 만큼 한국유리공업을 품에 얻게 된다면 유리 부문을 대폭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유리 생산은 구본준 회장이 강조하는 지속가능한 미래와도 일맥상통한다.


LX하우시스는 건축장식자재를 포함해 자동차소재부품, 가전필름 등 기능성소재를 통해 고객에게 아름다운 생활 공간을 제공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올해 LX하우시스의 사업도 호황이다. 올해 3분기 누적(1월~9월) 매출액은 2조5428억원, 영업이익은 692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4.81%, 11.43% 증가했다. 프리미엄 건축자재의 판매가 증가하고 주방∙욕실 제품 B2C 판매 확대의 영향이다. 


B2C 판매 확대에서 볼 수 있듯이 인테리어 산업의 전망은 ‘푸른빛’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부활동이 제약되고 재택 활동이 활성화되며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한 만큼 건축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기차나 자율주행이 미래에 상용화되면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 인테리어의 수요도 늘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한국유리공업의 사업 수익성이 높은 편이 아니라는 점은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한국유리공업의 영업이익률은 2.28%로 3%가 채 되지 않는다.


◆재계 순위 50위권... M&A·반도체가 성장 양대축


출범한 지 1년이 채 안된 LX그룹이 M&A(인수합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LX그룹은 지난 9월 인테리어 업체 ‘한샘’의 인수에 SI(재무적 투자자)로서 참여를 적극 타진한 바 있다. LX하우시스의 건자재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를 선언한지 4개월만의 적극 경영 행보였다. 최종적으로 롯데 신동빈 회장이 직접 힘을 쏟은 롯데쇼핑(대표이사 강희태)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LX그룹의 투자는 무산됐지만 LX그룹의 적극적인 인수 의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지속됐다. 


LX그룹 주요계열사 매출액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LX그룹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그룹의 몸집 키우기와 관련 있다. LX그룹의 현황을 살펴보면 지주사인 LX홀딩스를 중심으로 LX하우시스, LX인터내셔널, LX세미콘, LX MMA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액 순위로 따지면 종합상사이자 계열핵심사인 LX인터내셔널(매출액 12조1359억원)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LX하우시스(2조5428억원), LX세미콘(1조3602억원), LX MMA(5473억원) 순이다. 


LX그룹의 공정자산은 8조원대이며, 이를 기준으로 하면 재계 순위는 50위권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공정자산 8조원대의 기업집단(그룹)으로는 동원(8조4580억원. 50위), 한라(8조 1000억원. 51위), 아모레 퍼시픽(8조원. 52위) 등이 있다. '범(凡) LG가'로서 존재감을 드러내자면 우선 외형을 키워야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구본준 회장이 M&A 노하우가 풍부하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본준 회장은 계열분리 전 LG그룹의 고문으로 지내며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인수 작업에 직접 관여하기도 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LX그룹의 성장과 관련된 질문에 “계열사의 사업을 잘 이끌고 신사업을 발굴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도모하는 것이 곧 그룹 전체의 성장과 직결되는 일”이라면서 “올해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열분리 심사가 통과되면 구체적인 재계 순위나 규모 등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A와 더불어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LX세미콘도 성장의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본준 회장은 계열 분리 때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LX세미콘을 가지고 나오면서 반도체 사업 확장에 대한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LX그룹]

◆구본준 회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1등 DNA' 내재화해야”


LX그룹은 지난해 5월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돼 공식 출범했다. 이는 LG그룹의 전통이자 무 경영권 분쟁의 원인으로 분석되는 ‘장자승계’ 원칙에 따른 것이다. LX그룹을 이끄는 구본준 회장은 고(故) 구본무  명예회장의 동생으로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광모 회장이 부임하면서 계열분리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구본준 LX그룹이 보유한 LG지분을 매각하고,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보유했던 LX홀딩스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최대주주 교체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졌다. 


구본준 회장은 LX홀딩스의 지분 총 40.04%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구본준 회장 일가가 보유한 LG지분이 총 2.96%로 공정거래법상 계열 분리 기준을 충족한 것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특수관계인 주식보유 비중이 상호 3% 미만이여야 한다.


구본준 회장은 LG의 주요 계열사 CEO를 거치며 승부사적 면모를 보여왔다. 구본준 회장은 ‘1등 DNA’와 ‘개척 정신’을 LX그룹에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X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LG 광화문 빌딩 전경. [사진=LG그룹]

구본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만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며 “주력 사업에 대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신사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자”고 언급했다. ESG경영 강화에 대한 내용도 빠지지 않았다. LX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직원은 “회장님께서 강조하시는 ‘1등 DNA’를 갖추기 위해 LX그룹 전 직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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