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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IPO 탄력 받나...한샘 인수한 롯데그룹 실적 기대감↑

- 롯데쇼핑·건설·하이마트·홈쇼핑, 한샘과 시너지로 실적 개선 기대

- 호텔롯데, 실적 개선으로 IPO 본격 추진될 수도

  • 기사등록 2021-09-11 21: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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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의 중간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IPO(기업공개)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 가구 1위 한샘을 인수해 롯데쇼핑, 롯데건설 등과의 시너지가 현실화하면 롯데그룹 숙원 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주목받고 있다 


◆롯데쇼핑·건설·하이마트·홈쇼핑, 한샘과 시너지 기대


최근 롯데쇼핑(대표 강희태)은 IMM PE와 손잡고 국내 가구1위 한샘 인수를 진행했다. 10일 롯데쇼핑은 한샘 지분 인수를 위해 인수 주체인 사모펀드 IMM PE의 경영참여형 PEF(사모집합투자기구)에 단일 투자자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투자액은 2995억원이다. 


지난 7월 IMM PE는 한샘 최대 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 등 특수관계인 7명의 보유지분 30.21%를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한샘에 대한 기업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공동 인수자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비교적 빠르게 롯데쇼핑을 택했다.


이번 인수전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화제를 모았다. 대기업 오너들이 직접 한샘 인수에 나선 것은 이들 대기업이 한샘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가 그만큼 상당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특히 유통을 기반으로 하는 롯데그룹과 (가구) 제조기업 한샘의 시너지는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쉽게 말해 '가구를 유통에 얹는 셈'이다. 


한샘과 시너지가 기대되는 롯데 계열사로는 롯데쇼핑, 롯데홈쇼핑, 롯데건설, 롯데하이마트 등이 거론된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더밸류뉴스]

우선 롯데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쇼핑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신규 출점한 백화점에 이어 이달 프리미엄아웃렛 타임빌라스 등에도 한샘 가구를 입점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샘이 롯데하이마트의 전국 매장 440여곳에 입점하면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강화할 수 있다. 롯데그룹의 온라인 쇼핑 채널 롯데홈쇼핑(우리홈쇼핑)의 실적 개선도 가능하다. 롯데하이마트는 가전과 가구를 함께 묶어 판매하는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고, 롯데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루미니'와 '롯데캐슬'에 한샘 가구를 빌트인(built-in)으로 장착할 수 있다. 


이처럼 한샘과의 시너지가 크다 보니 롯데쇼핑은 한샘 최종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IMM PE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특정 시점에 한샘을 다시 매물로 내놓을 때,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보장받았다.


가구 산업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미 몇 안되는 미래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가 끝나고 모든 사람이 자율주행차를 타게 된다면 자율주행차 내부는 '거실'이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 내부에서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공간은 '가구'로 채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예기치 않게 닥치면서 이같은 예측은 앞당겨졌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실적 개선 기대감↑... 상장 가능성 높아져


롯데의 한샘 인수로 기대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롯데그룹의 숙원 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시 말해 호텔롯데가 지분을 갖고 있는 롯데쇼핑(8.86%), 롯데건설(43.7%), 롯데상사(34.64%) 등이 한샘과의 시너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롯데지주→롯데쇼핑→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와 '신동주 SDI 회장→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과도기적 상태에 놓여있다. 


특히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호텔롯데가 앞서 언급한대로 롯데지주(11.1%)는 물론이고 롯데쇼핑(8.86%), 롯데건설(43.7%), 롯데상사(34.64%) 지분을 갖고 있다. 그래서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계 지분을 희석시키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롯데는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며 호텔롯데 IPO를 추진해왔지만 실적 부진으로 번번이 좌절됐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사진=더밸류뉴스]

호텔롯데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976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서는 10.00%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조4724억원에 비해서는 43%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172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특히 면세점 사업부의 타격이 치명적이다. 롯데호텔 매출의 약 80% 이상은 면세점 사업부에서 나오고 있는데 코로나19로 면세점 사업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0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비상경영 선포에 따른 구조조정 등으로 안심하기 어렵다. 면세사업부를 제외한 호텔사업부와 월드사업부, 리조트사업부는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다.  


그렇지만 이번 한샘 인수로 호텔롯데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다.


서울 김포공항 내 롯데면세점 전경. [사진=한국공항공사]

◆롯데쇼핑도 실적 개선 기대


롯데그룹 주력사의 하나인 롯데쇼핑의 하반기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으로서는 호텔롯데 IPO에 여유를 갖게 되는 셈이다. 


대신증권의 박종대 연구원은 “3분기 국내사업 기저효과 및 구조조정의 효과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기존점 성장률은 백화점은 연 5%, 대형마트가 연8%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8월 롯데백화점이 7년만에 신규점 동탄점을 오픈하면서 흥행 몰이를 하고 있고 코로나19에 대한 보복 심리로 소비자구매지수가 올라가고 있다. 방역단계를 낮추고 정상적인 사회로 돌아가는 ‘위드 코로나’ 정책이 향후 펼쳐질 경우 롯데쇼핑의 실적에 긍정적 요인인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담당자는 “최근 한샘에 대한 롯데의 적극적인 관심에서 볼 수 있듯,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가 적극적인 사업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7월 1일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VCM, 옛 사장단 회의)을 주재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신동빈 회장은 이같은 롯데 혁신에 직접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7월 1일 비대면으로 진행된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사장단 회의)을 주관해 주요 경영진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겨졌다. 이날 논의된 롯데그룹의 경영목표는 △미래 관점에서 적극적 투자 △핵심인재 확보와 공정한 인사시스템 구축 △변화하는 환경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조직문화 혁신으로 정리된다. 신동빈 회장은 “과거의 성공경험을 버리고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언급하며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다짐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혁신’에 대한 강조가 많았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있는 것은 많으나 수소, 전기배터리 등 사업을 확장하고 기존 사업도 회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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