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글로벌 투자은행 HSBC에 감원 바람이 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HSBC가 비용절감의 일환으로 1만명을 추가로 해고하는 방안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런던 HSBC. [사진=HSBC]
HSBC는 지난 8월 존 플린트 전 HSBC 최고경영자(CEO)의 퇴임 소식과 함께 4700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규 구조조정을 감행하면 약 23만8000명인 전체 인력 가운데 감원 대상이 6%를 넘어서게 된다.
전임자 플린트는 ‘복잡해지고 있는 경영 환경과 더딘 변화’를 이유로 갑작스럽게 퇴임했다. 플린트의 퇴임 후 글로벌 상업은행 부문을 주도해온 노엘 퀸 수석 부사장이 임시 CEO가 됐다.
퀸 임시 CEO는 취임과 동시에 애앤 스티븐슨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겹치는 일자리가 없는지 등을 조사했다. 추가 1만명 해고 계획은 퀸의 주도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퀸의 이러한 결정은 전임자 플린트의 해고 사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관계자는 HSBC의 이번 감원 조치가 수익이 저조한 유럽 시장에 너무 많은 인력이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대신 두 자릿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HSBC는 전체 수익의 80%를 아시아 지역에서 번 반면, 유럽에서는 적자를 내고 있다.
HSBC의 인원 감축은 유럽지역 고임금자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반면 핵심 수익원인 아시아지역 자산운용 부문에 올해부터 2022년 말까지 600여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HSBC는 이 보도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으나 FT에 따르면 이달 말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감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