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이나 공중파가 아닌 '인터넷'으로 시청하는 영상을 의미하는 ‘OTT(Over The Top, 인터넷동영상서비스)’가 뜨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발전을 기반으로 하는 OTT는 이젠 미국에선 기존 방송사의 영향력을 훌쩍 넘어섰다. 미국 1위 OTT 기업 넷플릭스는 가입자수 기준으로 이 나라 최대 케이블방송사인 HBO를 넘어선지 오래다.
국내 방송계도 OTT 시대 도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지난 18일 지상파 3사의 OTT 연합체 ‘푹’과 SK텔레콤의 ‘옥수수’가 통합한 국내 토종 OTT ‘웨이브(wwave)’가 출범했다. 여기에 대응해 CJ ENM과 JTBC도 OTT 합작법인을 만든다.
글로벌 OTT 업체들도 속속 국내 상륙을 준비하고 있다. 디즈니의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는 연말 국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1위 OTT기업 넷플릭스도 국내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 콘텐츠 제작 능력 차별화
이런 상황에서 국내 유일의 드라마제작 코스닥 기업 팬엔터테인먼트(대표 박영석)가 주목받고 있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8일 KBS2-TV를 통해 첫 전파를 탄 '동백꽃 필 무렵'을 제작했다. 이날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동시 방영됐다.
팬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드라마로 꼽히는 '왼손잡이 아내'와 '킬미힐미' 포스터. [사진=더밸류뉴스]
OTT 시대 도래를 앞두고 팬엔터테인먼트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 경쟁력이다.
서충우 SK증권 연구원은 13일 "팬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동백꽃 필 무렵'이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면서 글로벌 OTT 기업과 직접적인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냈다. 서충우 연구원은 "'동백꽃 필 무렵'의 글로벌 방영으로 드라마 우수성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OTT 기업 입장에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콘텐츠 차별화가 중요하다. OTT는 충성도가 낮고 가입자 이탈률이 높은 대단히 유동적인 시장이다. 이용자가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콘텐츠에 따라 이동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OTT 업체들은 콘텐츠 차별화에 투자하고 있다.
◆ 제작비 공동 투자 가능
그러나 콘텐츠 제작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국내 OTT 업체들은 글로벌 OTT에 대항하기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블록버스터 독자 IP(지적재산권)을 개발할 수 있고, 제작비를 공동 투자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이같은 조건을 갖춘 제작사가 팬엔터테인먼트라는 것이다. 팬엔터테인먼트는 1990년대 말 조PD, 이정현의 음반을 제작하던 음반제작사로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어 2002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국내외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대표적인 드라마 제작사로 자리매김했다.
KBS 2TV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 [사진=팬 엔터테인먼트]
지난해 제작 드라마가 단 한 편에 그쳤지만 올해 총 5편의 드라마 편성이 확정되면서 드라마 제작 본업이 회복세에 들어섰다. 3편은 이미 방영됐고 현재 KBS에서 ‘동백꽃 필 무렵’이 방영 중에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동백꽃 필 무렵은’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동시 방영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팬엔터테인먼트 사옥. [사진=더밸류뉴스]
팬엔터테인먼트는 ‘겨울연가’ 외에도 ‘해를 품은 달’, ‘킬미힐미’, ‘각시탈’ 등 다수의 흥행작을 제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드라마 제작 능력과 노하우는 오랜 시간에 걸쳐 확보된다는 특징이 있다"며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진 제작사가 OTT시대에 빛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