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이 실적 악화에 따른 위기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이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지난 16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위기극복 경영체제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은 담화문을 전달했다.
최 사장은 담화문에서 “당사(이스타항공)는 대내외 항공시장 여건 악화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현재까지 누적적자만 수백억원으로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회사의 존립이 심각히 위협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스타항공은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서 상황별·분야별 위기극복 방안을 마련하고 직원 무급휴직도 시행할 방침이다. 무급휴직 기간은 10~12월이다.
◆ 위기의 항공사들
이스타항공 뿐만 아니라 최근 국적 항공사들이 적자행진을 기록하는 등 항공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다.
수요 둔화와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지난 2분기 8개의 국적 항공사가 적자 전환했다.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도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항한 일본 여행 불매운동으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 3개 중 2개가 운항을 중단하거나 운항 편수를 축소했다.
LCC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FSC)도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은 1015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24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 항공사는 적자 노선인 국내선 여객·화물 서비스를 구조조정해 비용 절감에 나섰다. 오는 10월 1일부터 국내선 대구·청주·광주공항에서 화물 판매와 운송, 터미널 운영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또 지난달 1일부터 왕복 2회 운항하던 김포~포항 노선을 하루 1회로 줄이는 등 국내 노선까지 줄이는 대책을 세웠다.
LCC의 경우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이 각각 274억원, 266억원, 26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손실을 면치 못했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요둔화와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하반기에도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민항총국이 최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에 일부 중국 노선 신규 취항 허가를 통보하여 항공사들이 중국·동남아 노선을 공략하는 등 위기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