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에 2억4200만 유로(약 319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EU 집행위원회가 이날 퀄컴에 내린 벌금 처분은 퀄컴이 10년 전 유럽 시장 내에서 행한 반독점 행태에 대한 것이다. 퀄컴은 지난 1월에도 EU로부터 9억9700만 유로(약 1조3175억원)의 벌금을 받은 바 있어 ‘과징금 폭탄’을 맞게 됐다.
EU 집행위는 "조사 결과 퀄컴이 지난 2009년 중반부터 2011년 중반까지 약탈적인 가격을 책정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악용했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마그레테 베스태거 EU 경쟁분과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에 문제가 된 반도체칩은 모바일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하는데 핵심요소”라며 “퀄컴은 경쟁업체인 영국의 아이세라를 제거하기 위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중싱통신(ZTE) 등 주요 업체들에 원가 이하로 반도체를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오는 11월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있는 EU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퀄컴 등 미 IT 대기업들을 겨냥해 목줄을 조이고 있다. 전날 아마존을 대상으로도 반(反)독점법 위반 조사에 착수했다.
퀄컴은 EU의 이번 과징금 부과에 대해 무익한 결정이라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퀄컴 부사장인 돈 로젠버그는 "EU의 이번 과징금은 법이나 경제원칙, 시장에서 지지를 받지 못한다"며 "항소에서 뒤집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지도부 교체 전, 미 IT기업을 겨냥한 최종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스타게르 위원을 가리켜 '미국을 증오하고 있다'고 비난한 지 불과 몇 주 만의 조치”라고 전했다.
‘샌디에고 프라이드 페스티벌(San Diego Pride Festival)’에서 퀄컴이 퍼래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퀄컴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