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회장 고한승)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23일 이슈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매출 상위 20개 빅파마를 공개했다. 존슨앤드존슨(J&J), 로슈, 머크가 2024년 글로벌 제약사 매출 순위 1~3위를 기록,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가장 큰 폭의 매출 증가를 보이며 각각 9위와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발표는 의약품 전문지인 피어스 바이오파마의 소개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J&J, 로슈, 머크, 화이자, 애브비가 상위 5위를 차지했다. 이들 기업은 전체 20위권 내 제약사 중에서도 3~7%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2년 연속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2024년 매출 상위 20개 글로벌 제약사 [자료=한국바이오협회]J&J는 지난 13년간 매출 1위 자리를 12차례 차지, 유일하게 1위를 놓쳤던 해는 코로나19 특수로 화이자가 기록적 매출을 기록한 2022년이다. 당시 화이자는 연간 1000억 달러(약 142조1500억원)를 돌파하며 팬데믹 대응 의약품으로만 560억 달러(약 79.6조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2위를 기록한 로슈는 2023년 코로나19 제품 매출 감소로 7% 하락세를 겪었으나, 지난해 팬데믹 이전 수준의 매출 성장세를 회복했다.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미국이 8개사로 가장 많았고, 이어 독일(3개사), 스위스·영국(각 2개사), 프랑스·덴마크·일본·이스라엘·호주(각 1개사)가 포함됐다. 호주의 CSL은 2021년 혈장 전문업체 Vifor Pharma를 117억 달러(약 16.6조원)에 인수하며 9년 연속 성장, 처음으로 20위권에 진입했다.
직전해(2023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증가를 기록한 기업은 일라이 릴리(32%), 노보 노디스크(26%), 암젠(19%), 아스트라제네카(18%), 노바티스(11%), 다케다(10%) 등 6개사다.
특히,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2년 연속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일라이 릴리는 2020년 15위에서 2024년 9위로, 매출은 245억 달러(약 34.8조원)에서 450억 달러(약 64조원)로 증가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같은 기간 17위에서 11위로 올랐고, 매출은 250억 달러(약 35.5조원)에서 421억 달러(약 60조원)로 확대됐다.
사노피와 GSK는 20위권 내에 머물렀으나 순위가 하락했다. 사노피는 2023년 6위에서 4계단 하향한 10위를 기록했으나, 소비자 건강 사업부 ‘오펠라’ 분리를 제외하면 오히려 8.6%의 실질 매출 증가가 있었다. GSK는 12위로 한 계단 밀려났으며, RSV 백신 아렉스비(Arexvy)의 매출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가 해당 백신 접종 권고 대상을 축소한 데 따른 여파다.
바이엘은 2017년 8위에서 현재 17위까지 순위가 하락하며 장기적인 부진을 겪고 있다. 2018년 몬산토 인수 이후 제초제 라운드업(Roundup) 관련 개인 상해 소송이 계속 진행 중이며, 항응고제 자렐토(Xarelto) 역시 제네릭 경쟁으로 매출이 급감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