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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코스피 상장하자마자 고평가 논란...PER 134배

- 롯데렌탈 있는데도 해외 기업을 비교대상으로... 고평가 논란

- "영업 흑자전환 가시화된 유일한 모빌리티 기업".. 장미빛 보고서 여전

  • 기사등록 2022-08-30 16: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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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지윤 기자]

카셰어링 기업 쏘카(대표이사 박재욱)가 주식 시장에 상장하자마자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다. 쏘카는 22일 공모가 2만8000원에 상장해 30일 현재 주가 2만6100원으로 6.74% 하락한 상태이다. 


쏘카의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증권]

◆국내 '롯데렌탈' 있는데도 굳이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고평가 논란 


쏘카의 고평가 논란은 기업공개(IPO) 이전부터 시작됐다. 


쏘카는 '유니콘 특례상장'으로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유니콘 특례상장'은 적자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면서 평가 기관 1곳으로부터 A등급 이상을 받으면 상장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쏘카는 IPO 이전에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유니콘(unicorn)이었다. 


쏘카는 지난해 매출액 2890억원, 영업손실 210억원, 당기순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쏘카의 30일 현재 PER(주가수익비율)은 134.92배이다. 이는 내가 쏘카를 매입하면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134년이 걸린다는 의미이다. 또, PBR(주가순자산배수)은 5.87배이다. 이는 쏘카가 주식시장에서 자기자본(자본총계) 대비 5.87배 높게 몸값이 매겨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PBR은 1배 이상이면 고평가라고 여겨진다. 


쏘카같은 혁신기업의 가치평가에 사용되는 PSR(주가매출액비율)을 사용해보면 쏘카는 2.94배이다. PSR이라는 용어를 창안한 미국 펀드 매니저 켄 피셔는 "PSR이 1.5배를 넘는 종목은 피하고 3이 넘는 종목은 절대 매수하지 말라"고 밝히고 있다. 


쏘카가 어떤 평가 툴(tool)을 사용해도 합리적 투자자라면 매입이 망설여지는 어마어마한 고평가 주식임을 알 수 있다. 


쏘카의 올해 예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4040억원, 영업이익 214억이고 당기순이익은 증권가에서 제시되지 않고 있지만 2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PER 42.5배, PBR 5.87배, PSR 2.13배이다. 마찬가지로 여전히 고평가 주식이다. 


쏘카의 최근 실적 추이. [자료=쏘카 투자 설명서]이번 IPO 과정에서 증권사는 쏘카의 기업가치(firm value) 평가 툴로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s)을 사용했다. EV/Sales는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가 매출액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PSR과 유사한 개념이다.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높은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 등이 반영된다. 


지난달 24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4000원~4만5000원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1조 5000억원에 달했다. 


쏘카가 고평가 문제 논란에 휩싸인 이유는 이 과정에서 비교기업을 고르는 부분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쏘카의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곳은 우버, 리프트, 그랩, 고투 버드 글로벌 등 10곳이다. 


한승한 최관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Uber)와 리프트(Lyft)를 포함한 총 10 개 기업을 동종(Peer) 그룹으로 선정하고, 이들의 평균 EV/Sales 값 7.7 을 타겟 멀티플(Target) Multiple)로 산정했다. 여기에 쏘카의 올해 1분기 기준 직전 12 개월 매출액 3,065억원에 타겟 멀티플 7.7배를 곱하고 할인율(discount rate) 48.0%~31.1%를 적용해 희망 주당공모가 밴드 3만4000~4만5000원을 제시했다. 


그렇지만 비교기업 선정과정에서 국내 전통 렌탈 업체인 롯데렌탈 등은 제외하고, 사업 유사성이 적은 글로벌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꼽아 EV/Sales 멀티플 배수를 끌어올리는 근거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해외 기업은 비즈니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유사 기업이 없는 경우에 한해 비교 대상으로 사용하는 것이 상식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쏘카, 공모가 하향 수모... 흥행도 부진


쏘카의 이같은 고평가 논란은 코스피 입성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했다.


쏘카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추진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3만 3000원~4만5000원) 하단보다 29.41% 할인된 2만8000원으로 낮췄다. 공모 물량도 기존 455만주에서 364만주로 20% 가량을 줄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은 수요예측에서 191건 중 165건이 희망 공모가 하단 미만을 썼고, 결국 쏘카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56.07대 1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공모가를 당초 희망 범위(3만4000원~4만5000원) 하단 미만인 2만8000원에서 결정했다. 기관투자자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흥행도 부진했다. 최종 청약경쟁률은 14.4대1로 청약증거금은 1834억원에 그쳤다.


박재욱(왼쪽 네번째)  쏘카 대표이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쏘카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채남기 한국IR협의회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박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사진=쏘카] 

결국 쏘카는 주식시장에 상장하자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1조원 클럽' 입성에 실패했다. 쏘카는 유가증권 시장 상장 첫날인 22일 시초가 대비 6.07% 내린 2만6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2만8000원)를 하회했다. 시초가는 공모가와 같은 가격에서 정해졌다. 쏘카는 코스피 1호 '유니콘 특례상장' 기업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 안팎에서 전망했으나 보기 좋게 실패한 셈이 됐다.


쏘카의 주식시장 입성은 카카오뱅크를 연상케한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뱅크의 30일 현재 주가는 2만7300원으로 지난해 8월 상장 당시 대비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카카오뱅크 상장 당시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혁신 기업'이라며 양호한 평가의 보고서를 냈다. 이를 믿고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는 현재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최근 1년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증권]

쏘카에 대해서 여전히 양호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쏘카의 부진한 증시 입성에 대해 "경제 긴축 기조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불안한 시장 속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대비 고평가 논란과 더불어 국내 렌터카 업체와 차별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 시장의 논란을 잠재우지 못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국내외 모빌리티 플랫폼 중 올해 연간 영업흑자전환이 가시화된 유일한 기업이며 신사업인 차량관제시스템(FMS)서비스 화장으로 매출원의 다각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쏘카, 실적으로 증명해야" 투자자들 관심↑


쏘카 앞에는 이제 '실적 개선'이라는 준엄한 미션이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쏘카는 지난 2011년에 제주도에서 차량 100대를 시작으로 설립됐다. 카셰어링 사업과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 주차 서비스 등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카셰어링 시장에서 약 79%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과점 기업이다. 쏘카의 경쟁력은 전국에 퍼져있는 4500곳의 쏘카존이다. 전국 4500곳 이상의 쏘카존에 1만9000대 이상의 차량을 제공한다. 서울 및 수도권, 6개 광역시 등 국내 주요도시 인구 약 81%가 주거지 반경 500m 이내에 쏘카존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차량 반납 시 주유는 주행거리에 따라 자동 계산되고 쏘카존 어디에서든 시간과 관계없이 대여·반납이 가능하다.


더불어 쏘카는 카셰어링을 넘어 전기자전거, 주차 서비스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쏘카는 당초 추진해왔던 대로 슈퍼앱에 주력을 다할 예정이다. 슈퍼앱이란 기존의 카셰어링은 물론, 전기자전거와 KTX를 비롯한 대중교통, 공유 주차장, 심지어 항공과 숙박까지 하나의 앱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쏘카는 지난해 2890억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21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많이 벌었지만 벌어들인 것 이상으로 인프라 확충에 투자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쏘카는 지난해 운영차량을 전년 대비 5000대 늘렸다. 쏘카는 2019년 716억원, 2020년 430억원, 지난해 21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영업적자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그 폭은 감소하는 추세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쏘카의 PER은 세자리수로 타 렌탈사(롯데렌탈 8.7배, SK렌터카 15.6배)에 비해 현저하게 고평가돼 있다. 주당순이익(EPS) 또한 마이너스(-) 486원이다. 쏘카는 실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몸값'을 증명해야 할 때인 것으로 보인다. 


jiyoun6024@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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