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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주식시장 혹한기'에 IPO 예비심사 신청... 몸값 받을까

- 흑자전환 1년 앞딩기며 자신감... 연내 상장 목표

- 고평가 논란, 유동성 확보, 의무보호확약비율 도전 넘어야

  • 기사등록 2022-07-10 17: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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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미래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행장 서호성)가 '주식시장 혹한기'에 IPO(기업공개)에 나서 배경과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오는 9~10월 승인이 이뤄지면 청약 절차를 거쳐 11월께 코스피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씨티증권, JP모간이며, 삼성증권이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서울 중구 을지로 케이뱅크. [사진=케이뱅크]

◆'1년 앞당겨 흑자전환 + 1호 인터넷은행' 프리미엄 기대


기업 IPO는 목표가 자금 조달인만큼 통상 주식 시장이 강세장(bull market)일 때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 들어 한국 주식시장은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투심(投心)'이 얼어붙었고,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태림페이퍼, 원스토어, 티몬 등이 줄줄이 IPO를 철회했다. 공모주 청약에 성공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는 기관 수요예측까지 마치고도 공모청약 직전 유가증권 시장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케이뱅크가 IPO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감의 반영이라는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순이자이익(제조기업의 매출액에 해당) 1980억원, 영업이익 244억원, 순이익 22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초 2022년 목표였던 흑자전환을 1년 앞당겼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양호하다. 영업이익 269억원, 순이익 24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상회했다. 순이자이익은 823억원이었다. 2020년 중순 국내 점유율 1위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발급 독점 제휴를 맺으면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케이뱅크 이자수익 및 수수료수익. [이미지=더밸류뉴스]

1분기 기준 케이뱅크 고객수는 750만명으로 지난해 말 717만명 대비 33만명 증가했다. 이밖에 지난 3월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비대면 금융지원 강화 및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부터 기업 대출까지 이르는 대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같은 양호한 실적에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 프리미엄을 감안할 경우 IPO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케이뱅크 최대주주인 비씨카드(34%)도 상장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비씨카드의 최대주주는 KT(69.54%)이다). 


케이뱅크의 지분 구조를 보면 비씨카드(34%), 우리은행(17%), BCC KINGPIN(11%), KHAN SS(11%), 카니예(8%),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7%), 우리사주조합(1%)이다.


케이뱅크 지분 구조. [이미지=더밸류뉴스]

◆PBR 4~5배, KB금융지주(0.39배) 대비 10~12배


그렇지만 넘어야 할 도전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케이뱅크의 몸값(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이 어느 정도로 책정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케이뱅크의 몸값을 약 7조3000억원으로 추산했고, 모건스탠리는 케이뱅크 기업가치에 대해 “보수적으로 잡아도 8조원”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PBR(주가순자산배수)로 환산하면 4.18~4.58배이다(1분기 연결기준 케이뱅크의 자본총계는 1조7440억원이다). 국내 1위 KB국민은행을 두고 있는 KB금융지주의 PBR이 0.39배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고평가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은 전국에 오프라인 점포 900여곳과 국내 1위 증권사(KB증권), 보험사(KB생명보험·KB푸르덴셜) 등을 보유한 KB금융지주보다 10배 이상 높다"며 "케이뱅크가 미래 가치(future value) 이상의 투자자를 납득시킬만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카카오뱅크(대표이사 윤호영)의 IPO 이후 주가 흐름을 떠올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상장 첫날 6만9800원에 마감하며 시가총액 기준으로 KB금융지주를 훌쩍 제쳤다. 그렇지만 10일 현재 카카오뱅크 주가는 3만1300원으로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가 추이. [이미지=네이버증권]

◆금감원, "케이뱅크, 유동성 주의해야"... 의무보호확약비율 높여야


케이뱅크의 유동성 리스크도 생각해볼 점이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 3월 케이뱅크에 대해 유동성 리스크 관리가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은행은 유동성 리스크와 관련해 위기상황을 분석할 때 다양한 분석기간을 확보해야 한다. 또 유동성커버리지 비율의 대상기간(30일) 보다 장기간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유동성 위기상황을 분석할 때 짧은 기간만을 대상으로 리스크를 분석했다. 모형·시나리오에 대한 적합성 검증도 하지 않았다.


이에 금감원은 케이뱅크가 유동성 위기관리 분석에 다양한 분석기간을 포함하고 최소 연1회 이상 별도 부서나 외부 전문가를 통해 모형·시나리오에 대한 적합성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케이뱅크는 암호화폐거래소와 제휴로 예수금 편중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유동성 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무보호확약도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의무보유확약이란 주주들이 IPO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을 말한다. 보통 15일~ 6개월 정도 보유한다. 의무보유확약이 왜 중요한지는 카카오뱅크를 보면 알 수 있다. 카카오뱅크 초기 투자자였던 우정사업본부와 넷마블은 의무보유확약을 맺지 않았다. 이 결과 카카오뱅크 상장 1개월이 채 되지 않아 두 주주사는 각각 1조1000억원과 5632억원 어치 지분을 매도했다. 우정사업본부는 920억원을 투자한 터라 1조원의 차익을 챙겼다. 


케이뱅크가 걸어온 길. [자료=케이뱅크]

이같은 이유로 예비상장기업들이 상장 전 미리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장기 보유하도록 부탁하게 된다. 장기보유확약 기관투자자들에는 추가 물량을 제공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카카오뱅크의 기관 의무확약 비율은 59.82%, SK바이오사이언스는 85.26%, 하이브 78.37%, 카카오게임즈 72.57%로 모두 높은 수준의 의무확약 비율을 보였다. 공모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케이뱅크도 공모 흥행 열차에 탑승하려면 과반 이상의 의무확약이 보장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낮으면 공모주 청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IPO를 총지휘하고 있는 서호성 행장은 IPO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서호성 행장은 최근 "지난해에는 예대 비즈니스를 본궤도에 안착시키는 동시에 경영 효율성을 개선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며 "올해는 이를 토대로 성공적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KT 최연소 홍보 상무를 지낸 진병권 전 상무를 케이뱅크 홍보헤드에 전진 배치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케이뱅크]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 카네기멜론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고, 배인앤컴퍼니 이사, 현대카드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3월 케이뱅크 수장에 취임했다. 


케이뱅크는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도 IPO를 추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작년 2분기부터 흑자를 내고 있고, 올 1분기 수익이 작년 연수익을 앞질렀다”며 “수익도 안정적으로 창출해내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IPO 상장을 통해 시장에서 케이뱅크의 가치를 입증 받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자본확충, 예대 비즈니스 활용, IT인프라 및 신사업 확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케이뱅크처럼 큰 규모의 기업들이 상장을 함으로써 얼어붙은 IPO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다”며 “적절한 투자처의 역할을 케이뱅크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예상 공모 규모나 금액, 의무보호확약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mrkk@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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