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윤준헌 기자·정채영 기자] 2021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도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은 지속됐다. 이에 더밸류뉴스가 올해 자본시장 7대 뉴스를 선정했다.



① 재계 M&A 열풍... SK하이닉스, 인텔 낸드플래시 인수 등  


글로벌 시장의 변화로 재계에서 M&A(인수합병) 붐이 불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2일 중국 반독점심사 승인을 받은 후 인텔이 보유한 자산을 양수하는 데 필요한 작업을 30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가 그동안 D램에 비해 열세에 있던 낸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 사업 분야 중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제품에서 강점을, 인텔은 기업용 SSD(eSSD, enterprise Solid State Drive)에서 강점을 각각 가지고 있다. 이에 사업 중복 없이 서로의 강점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외에도 8인치 파운드리(Foundry) 기업인 키파운드리를 10월 인수한 바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역시 6월 미국 로봇 전문 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회사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로봇공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략적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이마트는 올해 2건의 빅딜을 진행했다. 6월 이베이코리아를 지분 80%를 3조44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7월에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17.5%를 4742억원에 사들였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점유율 15%를 달성하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② 역대급 IPO... SK바이오,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기업공개(IPO) 열풍이 불며 굵직한 기업들의 상장 러시가 이어졌다. 대어급 기업 등장에 공모금액도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장 대어 중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63조6198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약 2달 뒤 SKIET가 80조9017억원을 기록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IPO 시장 호황으로 올해 공모금액 역시 전년비 큰 폭 늘었다. 올해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총 공모 금액은 약 20조190억원으로 지난해 공모액(4조7069억원) 대비 325.31% 폭증했다. 올해 IPO 기업 중 크레프톤의 공모 금액이 4조3098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카카오뱅크(2조5526억원), SKITE(2조2459억원), 카카오페이(1조53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조4917억원), 현대중공업(1조800억원) 등 순이다.


역대급 호황에 증권사들의 IPO 실적도 활짝 웃었다. IPO주관의 대가로 받는 인수수수료는 증권사의 주요 수익모델의 하나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IPO주관 인수수수료는 미래에셋증권이 317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179억원), NH투자증권 (154억원), KB증권(146억원), 삼성증권 (106억원) 등 순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인수금액(2조6072억원)과 인수건수(16건)도 1등을 기록했다. 이는 크래프톤과 현대중공업의 IPO주관사로 참여한 덕분이다. 크래프톤의 인수수수료는 54억원(인수금액 1조775억원)으로 전체 인수수수료의 17.03%를 차지했다. 


2위 한국투자증권도 하반기 'IPO대어'를 주관하며 실적을 개선했다. 올해 3분기 누적(1~9월) IPO주관 실적은 상반기(1~6월) 대비 293.70% 급증했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등 '빅4 IB증권사'의 인수수수료는 796억원으로 전체 금액(1405억원) 대비 60.44%를 차지했다.


③ 증권사 '영업익 1조' 시대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영업이익 1조2505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증권사 가운데 선두를 차지 했다.


다른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삼성증권 1조1182억원, 한국투자증권 1조638억원, NH투자증권 1조6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16.94%, 121%, 50.6% 증가했다. 이밖에 키움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 등도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좋은 성과를 보였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사진=더밸류뉴스]

올해 증권사들의 역대급 실적은 이른바 ‘동학개미’ 주식투자자 열풍으로 인한 국내증시 호황이 주요했다고 분석된다. 국내 증시로 투자금이 몰리며 증권사 중개 수수료(브로커리지)가 크게 늘어 증권사 영업이익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올해 증권사들의 호실적을 알 수 있는 부문은 증권사들의 CEO 인사다. 30일 기준 10대 증권사 중 키움증권만이 유일하게 CEO를 교체했고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KB증권은 CEO 연임 및 유예를 확정했다. 이는 실적에 기반한 인사라는 분석이다. 이 외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은 내년 CEO 거취가 결정될 예정이나 올해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연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④ 미래에셋증권, 업계 최초 '자기자본 10조' 돌파


미래에셋증권(대표이사 최현만)이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자기자본 10조원을 돌파했다. 1999년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자본금 500억원으로 창업한 지 약 22년 만에 200배나 성장한 것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연결기준 자기자본(자본총계)이 10조1401억원으로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었다고 공시했다. 전년비 4347억원(4.48%) 증가한 것이다. 3분기에는 10조5876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미래에셋증권 사옥. [사진=더밸류뉴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자기자본은 국내 증권사 '빅5'(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의 평균 자기자본(6조1641억원)을 70% 이상 상회했다. 주요 증권사의 3분기 자기자본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6조8810억원), NH투자증권(6조4436억원), 삼성증권(5조9507억원), KB증권(5조3812억원) 순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자기자본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역대급 실적 덕분이다. 앞서 2분기에도 역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93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8343억원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미래에셋증권의 연간 당기순이익이 1조17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⑤ 우리금융지주, 23년만의 ‘완전’ 민영화


우리금융지주(대표이사 손태승)가 지난 1988년 외환위기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이후 23년만에 사실상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다. 2010년부터 정부는 경영권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일괄매각 방침에 마땅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은 탓에 실패해왔다. 이에 정부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변경해 지금의 민영화를 만들었다. 


서울 여의도 우리은행 지점. [사진=더밸류뉴스]

그간 우리금융의 최대주주는 15.25%를 보유한 정부 산하 기관인 예금보험공사였다. 그러나 지난 9일 예보는 우리금융에 대한 잔여지분 9.3%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예보는 매각 대금으로 8977억원을 수령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그동안 우리금융에 투입된 12조8000억원 중 96.6%인 12조3000억원이 회수될 예정이다. 향후 잔여지분 5.8%를 1만193원 이상으로 매각한다면 전액 회수가 가능하다. 


이번 매각으로 예보 대신 민간주주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사실상 완전 민영화를 이뤘다. 새 주주는 유진PE(프라이빗에쿼티)(4%), KTB자산운용(2.3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1%)이다. 


이 중 4% 이상을 매수한 유진PE는 사외이사 1인을 추천할 권리를 갖는다. 이는 내년 1월에 있을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향후 이사회 구성은 기존 과점주주 중심의 지배구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을 포함해 추가된 과점주주 유진PE 추천 사외이사와 현재의 노비스1호 유한회사(IMM PE), 푸본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의 추천 사외이사를 합쳐 총 8명으로 구성된다.


⑥ 가상화폐 제도권 진입... 특금법 시행


올해 가상화폐 시장은 ‘희로애락’ 그 자체였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올해 초 3000만원 초반으로 거래를 시작해 3달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어 4월에는 8000만원을 찍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가상화폐 거래소 최초로 나스닥 상장이 되며 가상화폐가 제도권에 진입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바였다. 국내 가상화폐 열풍도 지난해에 이어 여전했다. 가상화폐 일일 거래량이 올해 수차례 코스피를 넘었고 지난 5월 가상화폐 거래액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주식 거래 금액을 넘어선 날도 있었다.


최근 1년 비트코인 추이. [이미지=업비트]

반면 가상화폐에도 어려운 날도 있었다. 가상화폐 열풍이 강한만큼 여러 발언들이 가상화폐를 흔들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한마디 말과 그의 SNS 사진 한장은 전세계 가상화폐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이에 국내에선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 투자자는 정부가 보호해 줄 수 없다”라며 가상화폐 거래에 조심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불안정한 가상화폐 거래를 보호하고 가상화폐 거래로 발생할 여러 부작용 예방을 위해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이 시행됐다. 기존에 가상화폐는 법적 제도가 없어 정부 차원의 관리가 어려웠는데, 특금법 시행으로 가상화폐 시장은 정부의 관리를 받으며 공식적인 자산으로 인정받게 됐다.


[이미지=코빗]

가상화폐 거래소, 수탁 사업자 등 가상화폐 법인은 특급법 시행으로 국내에서 가상화폐 사업을 위해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 현재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에서만 원화거래가 가능하다. 이에 특금법 시행이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진입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가상화폐 사업은 금융당국의 신고된 법인만 운영 가능해 자금세탁 등의 부작용 방지의 효과는 있겠으나 현실적으로 중소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금융위 기준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한계점도 지적된다.


⑦ 카카오뱅크 IPO 성공… 예·적금도 인터넷으로


카카오뱅크(대표이사 윤호영, 이하 카뱅)는 지난 8월 6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기업을 다소 고평가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첫날 시초가 대비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상장 당시 시초가는 공모가(3만9000원)보다 37.69% 높은 5만3700원으로 형성됐다. 이후 가격제한폭(1만6100원)까지 오른 6만9800원으로 마감했다. 공모주 청약자들은 주당 3만800원(78.97%)의 평가이익을 올린 셈이다. 비록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되고 상한가까지 상승)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예상을 넘는 호조 기세를 보였다. 카뱅이 상장한 후 코스피 규모는 시총 2334조6289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미지=카카오뱅크 홈페이지]

카뱅의 올해 1~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7557억원, 영업이익 2049억원, 당기순이익 1679억원이며 전년비 27%, 128%, 95% 증가했다.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 증가와 플랫폼 뱅킹 비즈니스 성장으로 인해 상반기에는 당기순이익이 전년비 156% 올랐다. 


업계에서는 2017년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한 이후 매달 가장 많은 고객이 방문하는 금융 앱이 카뱅인 점과 이용자 중심의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들어 높게 평가했다. 타 은행들과 카뱅의 차이점은 IT를 핵심 가치로 고객에게 혜택과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모바일 뱅킹이라는 점을 활용, 점포 운영비용 등을 절약해 중도상환∙ATM 수수료를 무료화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최근 카뱅은 전국 편의점에서 QR인증만으로 출금이 가능한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는 별도의 준비물 필요 없이 휴대폰으로 빠르고 쉽게 출금을 할 수 있다. 이 외 자유적금, 26주적금과 같이 고유 아이디어 금융 상품들도 카뱅의 인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 ‘카카오’라는 익숙한 네임밸류가 주는 신뢰감과 친근함도 포인트로 작용했다.


shs@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1-12-31 17:34:4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삼성SDS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기획·시리즈더보기
재무분석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