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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상선, ‘해운업 호황’으로 IPO 순풍...기업가치 최대 4조

- 컨테이너선 운임 지속 상승

- 해운업계 상장 회사 주식 오르며 기업가치 최대 4조원 예상

- 선박 과잉 공급에 따른 실적 우려도

  • 기사등록 2021-08-30 19: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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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SM그룹(회장 우오현)의 해운부문 주력계열사 SM상선(에스엠상선, 대표이사 박기훈)이 해운업 호황을 바탕으로 IPO(기업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2Q 역대 최대 영업이익


SM상선은 지난 12일 한국거래소(KRX) 코스닥시장 본부에 상장예비심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상장 예비심사는 일반적으로 45일(영업일 기준)이 소요되지만 SM상선은 우량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신속처리제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신속처리제도를 이용하면 30영업일이 소요된다. 심사 후에는 금융위원회에 공모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수요 예측과 청약 등의 단계를 거쳐 상장하게 된다. 상장주관은 NH투자증권에서 맡는다. SM상선은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포틀랜드 터미널에 ‘SM닝보’ 호가 싣고 온 컨테이너 화물이 하역되고 있다. [사진=SM상선]

SM상선의 실적은 해운 운임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퀀텀점프하고 있다. 통상 해운업 운임비를 가늠하는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1월 2800대에서 8월 말 4300대까지 크게 올랐다. 특히나 5월 이후 16주 연속 운임이 오르며 유럽 노선을 제외한 전 노선의 운임이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SM상선 역시 이러한 해운업 호황에 수혜를 입어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SM상선은 매출액 1조249억원, 영업이익 13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비 21.70%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흑자전환했다. 


올해에도 실적 개선은 이어졌다. SM상선은 지난 2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017년 회사 출범 이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해운부문 별도기준 매출액은 3700억원, 영업이익은 1729억원으로 지난 1분기에 이어 연이어 최대 기록을 갱신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46.70%에 달한다. SM상선의 북미 지역 수요 확대와 운영비용 절감 노력에 컨테이너선 운임 강세가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낸 것이다. 올해 상반기(1~2분기) SM상선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약 7000억원에 육박한다. SM상선은 관계자는 “미국 등 북미 지역이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침체에서 벗어나 소비가 증가해 수출입 상품이 많아졌다”며 “운영 비용 감소 등 회사의 노력과 컨테이너 운임 강세로 시너지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SM상선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IPO 확보자금으로 선박 발주하고 컨테이너 늘린다…기업가치 최대 4조원


SM상선은 IPO로 확보될 자금으로 사업영역 확장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해운업은 전통적인 자본 집약 산업으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형 선박을 발주하고 선제적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해운업의 핵심 자산인 선박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탄소 배출과 해운 신규제 등에 대응해 추가 선박과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현재 SM상선의 선박은 한진해운이 쓰던 것을 그대로 물려받아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SM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11대의 선대 중 가장 오래된 ‘SM JAKARTA’는 2000년에 건조됐고 가장 최신식인 ‘SM TIANJIN’은 2010년 건조됐다. 


선박의 발주에서 인도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의 물류대란 해소와 화주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중고선 매입도 적극 고려중이다. 이후 중장기적으로 확대되는 서비스네트워크 유지를 위해 향후 3년간 1만8000개의 컨테이너 박스 대량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SM상선은 “이번 IPO는 경쟁력 있는 글로벌 해운사로 거듭날 주요 거점”이라며 “IPO를 통해 확보될 자금은 SM상선의 독자적인 성장을 위해서 온전히 재투자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건조된 SM상선의 ‘SM상하이’ 호가 컨테이너를 싣고 운송을 하고 있다. [사진=SM상선]

최근 해운업 호황에 따라 기존 상장 해운사들의 주식이 오르면서 SM상선의 기업 가치도 덩달아 점프하고 있다. 통상 기업의 기업가치는 주가수익비율(PER)에 연간 영업이익(혹은 당기순이익)을 곱하고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서 결정된다. 


기존에는 업계에서 SM상선의 몸값을 3조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SM상선의 영업이익 기대치를 3000억원으로 계산하고 주가수익비율(PER) 10배를 단순 계산한 결과다. 지난해 상장 해운사의 평균 PER이 10배가 채 되지 않아 SM상선의 몸값이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올해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해 말과 올해 상장 해운사의 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PER도 개선됐다. 올해 3월 말 기준 상장 해운사 4곳의 평균 PER은 27.02배로 전년비 4배 이상 크게 올랐다. 업계 평균이 아닌 절반인 13배를 적용해도 대략 4조원에 가까운 기업가치가 나온다는 계산이 된다. 여기에 SM상선이 2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도 3000억원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박 과잉 공급 우려도


SM상선의 IPO를 향한 우려 어린 시선들도 존재한다. 먼저 현재 고공행진중인 해운산업 호황이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해운산업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정점을 기록한 후 내년에는 완만하게 업황이 내려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 해운산업의 호황기라고 부르는 3분기와 올해 연말까지는 운임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이 전 세계에 안정적으로 보급되면 운임은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운임 상승은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적체가 주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항만 적체가 지속되고는 있지만 차차 적체 현상이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적으로 컨테이너선 발주가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 공급 과잉 현상이 우려된다는 점도 있다. 영국의 선박 가치평가 기관인 베슬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컨테이너선 주문은 2019년부터 2년간 주문량의 2배에 달한다. SM상선은 글로벌 선사들에 비해 선박 확충이 더디고 대규모 선복이 없어 운임이 하락할 경우 실적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SM상선 담당자는 “컨테이너선 운임 호황기가 끝나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선박 투자, 컨테이너 장비 확충, 유무형 자산 확충 등 다방면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SM상선의 'SM칭다오' 호가 미주 PNS 노선인 밴큐버항에 접안 중이다. [사진=SM상선]

해운동맹에 가입돼 있지 않다는 점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글로벌 해운동맹 2M과 지난해부터 미주노선 공동운항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온전히 함께 운영하는 수준은 아니다. 해운 동맹 없이는 다양한 노선 투입을 원하는 화주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SM상선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최근 미주노선 영업력 확대 및 K-얼라이언스(한국판 해운동맹) 참여를 통한 아시아지역 네트워크 확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SM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에 개입되면서 계열사인 SM상선의 상장 자금이 쌍용차 인수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SM그룹 우오현 회장은 쌍용차 인수전에 외부자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언급하면서 그룹내 자본 활용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이다. 해운 인프라 확장이 절실한 SM상선으로써는 웃지 못할 그룹의 상황이다. 


SM상선 측은 “그룹의 입장을 대변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상장 자금은 SM상선 측에 재투자를 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전제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M그룹의 한 임원은 더밸류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SM그룹이 쌍용차 인수에 SM상선 자금을 활용될 것이라는 예상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재까지 그러한 방안은 논의된 적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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