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우(69) 풀무원재단 상근고문이 서울대발전기금에 풀무원 주식 20억원 어치를 기부해 남다른 모교사랑을 보이고 있다. 남승우 고문은 풀무원(대표이사 이효율) 최대주주(51.56%)이자 전 총괄CEO이다.
◆풀무원 주식 20억 기부, '자랑스러운 서울대 법대인상' 수상
이번 기부는 남승우 고문이 서울대 법대 동창회로부터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을 수상한 것에 대한 '화답' 성격을 갖고 있다. 남 고문은 지난달 29일 서울대 법대 동창회가 진행한 동창회 정기총회 시상식에서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 상을 받았다. 풀무원을 30여년간 경영하며 바른먹거리 식품에 대한 가치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한국 식품의 세계화에 기여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남 고문은 수상을 계기로 서울대학교 발전기금으로 풀무원 주식 10만주를 기부했다. 당시 종가 기준으로 약 20억원에 달하는 '통 큰' 기부다. 남 고문은 기부 후 풀무원 지분율이 51.80%에서 51.56%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과반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다.
남 고문은 동기들로부터 '서울대 법대 대표'로 인정받고 있다. 남 고문의 동창 이상돈 전 중앙대 법대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 글에서 "남승우 고문은 풀무원을 굴지의 식품회사로 키우고 한국의 식품산업을 업그레이드한 자랑스러운 서울법대 동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창 원혜영 전 의원 소개로 풀무원과 인연
남승우 고문은 모교에 남다른 애정과 인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고문은 경복고를 나와 1970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4년간 사법시험에 도전하다 1978년 준비했던 시험을 접고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고교 및 서울대 동창 원혜영 전 의원 권유로 풀무원과 인연을 맺었다.
풀무원은 1981년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에서 ‘풀무원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이란 이름으로 시작됐다. 원혜영 전 의원 부친이자 '한국 유기농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故) 원경선(1914~2013) 풀무원농장 원장이 운영한 농장에서 가져온 유기농 농산물을 파는 사업이었다. 이어 풀무원식품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1984년 남 고문이 풀무원식품에 투자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에 합류했다.
남 고문은 지난 30여년간 풀무원의 경영을 맡아 회사를 국내 대표 바른 먹거리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풀무원은 지난해 매출액 2조3112억원, 영업이익 460억원, 당기순이익 118억원을 기록했다. 두부를 모판에서 잘라 팔던 1980년대에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포장 두부'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고, 2002년에는 국내 최초로 유기농 두부를 선보이는 등 남승우 고문의 '혁신 경영'은 잘 알려져 있다.
1990년대 미국현지법인 풀무원USA를 설립한 것을 계기로 시작한 글로벌 경영이 아직까지 적자인 것은 부담으로 남아 있다.
남 고문은 2018년에 대표에서 은퇴하면서 주식을 풀무원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현재까지 풀무원에 기부된 주식은 없다. 이번 서울대학교 발전기금 기부에 이어 추가적인 주식 기부가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아직 추가적으로 예정된 주식기부는 없다. 공익관련 법 등 기부 환경이 조성되면 단계적으로 기부하실 예정이다”라며 “남 고문은 현재 풀무원 그룹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