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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GC녹십자 허은철, 오너3세 '형제경영' 가동...새 도전은? - '허은철∙용준' 형제 경영 안착... 경영권 리스크↓ - 코로나 치료제 개발 중단은 타격
  • 기사등록 2021-07-04 21: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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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차예지 기자]

국내 제약사 '빅4'에 속하는 GC녹십자가 설립 반세기만에 '형제 경영' 체제에 들어서면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백신 시장 점유율 1위 제약사인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주가가 급등했지만 최근 포기를 선언하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54년 역사의 GC녹십자 그룹은 올 들어 형제 경영을 본격화했다. GC녹십자그룹은 2020년 정기인사에서 허용준(47) 녹십자홀딩스(지주사)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에 따라 친형 허은철(49)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동생인 허용준 사장이 그룹의 양대 축이 됐다는 평가다. 그간 그룹 핵심 계열사인 녹십자를 허은철 사장이 이끌어온데다, 이번 승진으로 동생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사장에게 힘이 실리게 되면서 '허은철∙용준 형제'의 그룹 장악이 공고해졌다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허은철 대표는 녹십자 최대주주는 아니다. 현재 녹십자홀딩스 최대주주는 허일섭(67) 녹십자∙녹십자홀딩스 회장(12.16%)으로 허은철 대표의 삼촌이다. 다시 말해 허은철 대표의 부친 고(故) 허영섭(1941~2009) 녹십자 선대 회장의 동생이 허일섭 회장이다. 허일섭 회장은 조카 허은철 녹십자 사장보다 나이가 18세 많다. 허은철∙용준 형제'의 녹십자홀딩스 지분은 각각 2.60%와 2.91%에 그친다


[더밸류뉴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허은철 대표는...


현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1972년생(49세). 서울대 식품공학과(학사)∙생물화학공학(석사). 미 코넬대 식품공학(박사) 졸업. 1998년 녹십자 경영기획실 입사. 2009년 녹십자 최고기술경영자(CTO). 2013년 녹십자 기획조정실장. 2015년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취임.


◆‘오너 3세’ 형제경영 안착…경영권 분쟁 리스크↓


이렇게 된 사연이 있다. 고 허영섭 선대 회장은 녹십자그룹의 사실상 창업주이다. 그는 고(故) 허채경 한일시멘트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중소기업 수준의 녹십자를 물려받아 지금의 매출액 조(兆) 단위 기업으로 일구었지만 2009년 갑자기 타계하면서 동생(5남) 허일섭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허영섭 녹십자 선대회장 가계도. [더밸류뉴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그동안 시장에서는 삼촌과 조카들 간의 지분보유 비율 등을 감안해 경영권 변동에 관심을 가져왔다. 일각에서는 허일섭 회장이 조카들이 아닌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허일섭 회장의 장남(허진성)은 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 상무로 재직 중이다. 그렇지만 형제 경영 체제로 경영권 변수는 가라앉았다는 분석이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GC녹십자 사옥. [사진=GC녹십자 홈페이지]

◆1Q 실적 부진... 경영 승계 '빨간불' 


형제 경영 체제가 안착됐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GS녹십자의 올 1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 2822억원, 영업이익 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8.31%, 18.03% 감소했다. 오창 열액제제 공장 가동과 높은 연구개발비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녹십자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를 살펴보면 11.1%(2018년), 11.0%(2019년), 10.6%(2020년)로 두자리수를 유지하고 있다.  연구개발비는 과도한 반면 임직원 급여는 높지 않다. 지난해 녹십자의 직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6800만원이었다. 이 때문에 직장평가사이트 블라인드의 녹십자 리뷰를 살펴보면 급여와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봉이 적다', '경영진 능력이 부족하다'는 글이 자주 나온다. 반면 '워라밸이 보장된다', '안정적이다'는 글도 있다. 


직장평가사이트 블라인드의 녹십자 리뷰. [이미지=블라인드]신용등급도 하락했다 지난해 7월 한국기업평가에 이어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 4월 GC녹십자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단계 낮췄다. 채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신용등급 'A급' 기업 투자를 꺼리다는 점에서 이번 신용등급 하락은 녹십자에 '뼈아프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나이스평가측은 "수익성 저하와 재무부담 악화가 신용등급 하락 요인"이라며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GC녹십자 실적은 코로나19 수혜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0년 매출액은 1조5041억원으로 전년보다 10.8%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03억원과 893억원이다. 특히 백신사업 매출액이 3614억원으로 전년보다 20.4% 늘었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 실패… 2Q 개선 시그널 


코로나치료제 실패도 부담이다. GC녹십자는 현재 국내에서 모더나 백신의 허가와 유통을 맡고 있다. GC녹십자는 이와 함께 코로나19 치료제 상용화에 도전했지만 사실상 접었다. 회사는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국내 코로나19 환자에게 무상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C녹십자는 지난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코로나19 혈장치료제(지코비딕주) 조건부 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한다고 밝혔다. 식약처가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임상 결과를 추가로 제출할 것을 권고하자 GC녹십자 자체적으로 상용화를 포기한 것이다. 올 들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막대한 투입비용이 들어가는 치료제의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점도 한 이유로 꼽힌다.


다만 업계에선 GC녹십자가 2분기부터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생산 집중을 위해 올해 독감백신 생산 중단 의사를 밝혀 GC녹십자의 점유율이 그만큼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일본에서 허가를 받은 희귀질환(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실적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점도 고무적이다. 


◆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려 


허은철 사장은 독실한 신앙인(기독교)으로 예절과 신의를 중요시하는 개성상인 기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들과 격의없이 소통하고 있다. 


허은철(왼쪽) GC녹십자 대표이사가 지난 2018년 6월 경기도 용인의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에서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과 업무협약(MOU)를 맺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GC녹십자] 

허은철 대표는 지난해 보수 9억160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7억1300만원, 상여 2억300만원이었다.



alltimehigh@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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