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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기획] 3. 남양 절대적 권위는 오너일가에…전문경영인은 “빚 좋은 개살구?”

- [탐사기획] 1. 대리점 갑질에 이어 타사비방 ‘논란의 남양유업’…이번에는 제품에서 이물질?

- [탐사기획] 2. ‘실적은 떨어져도 배당금은 그대로’…홍원식 회장의 두툼한 지갑

- [탐사기획] 3. 남양 절대적 권위는 오너일가에…전문경영인은 “빚 좋은 개살구?”

  • 기사등록 2020-12-15 17: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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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올해 5월 남양유업에 또 다시 잡음이 불거져 나왔다. 과거 대리점에 물량 밀어내기 갑질 논란 이후, 이번에는 온라인 댓글을 이용해 경쟁사를 비방했다는 혐의로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이 일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이 경찰에 입건되자 전문경영인 체제를 앞세운 남양유업의 행보는 사실상 ‘빚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더밸류뉴스]

앞서 2013년 초 남양유업이 지역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회사 영업사원이 나이 많은 대리점 주에게 물품 구매를 강요하며 ‘죽여버리겠다’는 등 욕설, 폭언을 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후 남양유업은 공식 사과문을 내고 해당 직원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당시 남양유업 일부 대리점 주들은 ‘매출 목표 달성’이라는 명목으로 자사 제품을 대량으로 불법 강매하고 있다며 홍 회장 등 임직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벌어지며 김웅 전 대표이사를 비롯한 남양유업 본부장급 이상 임원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이 자리에 홍 회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홍 회장의 불출석을 비난하자 김 전 대표는 회장이라는 호칭은 공식적인 호칭이 아니며 홍 회장은 업무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홍 회장은 남양유업 지분 51.68%(37만2107주)를 보유한 상근직 등기임원으로 게재돼 있다. 등기임원의 경우 엄연한 이사회의 구성원이므로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 대한 지위와 책임을 갖게 된다. 아울러 당시 대리점주들은 홍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 임직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으나 홍 회장이 기자회견에 불참하며 비난을 받게 된 것이다.


실제로 2013년 갑질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이어지며 그 해 남양유업의 영업손실은 175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듬해에도 영업손실(261억원)은 적자 지속했다. 남양유업은 김 전 대표의 2014년 자진사퇴 후 실적 반등을 위해 이원구 총괄수석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구원투수로 선임된 이 전 대표 체제 이후 실적이 회복되는 듯 했으나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017년 남양유업의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1조1670억원, 51억원으로 전년비 5.83%, 87.8% 줄었다.


이후 2018년 1월 남양유업 첫 외부인사로 이정인 신임 대표를 선임했으나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 해 12월부터 이광범 대표이사가 현재까지 대표직을 맡아오고 있다. 


남양유업과 A유업의 최근 실적 비교. [이미지=더밸류뉴스]

실질적으로 남양유업의 실적은 아직까지도 정체돼 있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1조308억원, 4억원으로 전년비 4.53%, 9.35%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매출액, 영업손실은 각각 2459억원, 146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3.68%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적자 지속했다.


경쟁사인 A유업의 실적이 매년 상승하는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A유업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1조3933억원, 853억원으로 전년비 7.13%, 14.65%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3797억원, 218억원으로 전년비 8.58%, 23.16% 증가했다.


홍원식 회장 급여와 남양유업 직원수•급여 비교. [이미지=더밸류뉴스]

실적 악화에도 홍 회장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4배에 달하는 16억원 규모의 임금을 받아갔다. 지난해 홍 회장은 근로소득 16억1791만원에 사내 임직원 복리후생 제도에 따른 기타근로소득 200만원이 추가되면서 오히려 지난해 16억1931만원 보다 연봉이 올랐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더밸류뉴스에 “오너 보수와 관련해 지난해 보수는 16억1991만원으로, 2018년도 대비 60만원 증가했다”며 “증가 사유는 하기휴가비 인상된 사항으로써, 모든 임직원 역시 동일한 비율로 증가했으며 오너 보수는 지난해와 같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이익 201억원을 기록한 2015년도 오너 보수 역시 16억원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남양유업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직원 수도 줄였다. 올해 3월에는 관리자급 직원은 상여금의 30%를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에 오너 일가가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홍 회장의 지시 아래 남양유업이 경쟁사 A유업을 비방했다는 의혹에 휩싸인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2009년 A유업이 인터넷 육아카페에서 자사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게시자를 고소한 결과, 남양유업 직원들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를 진행했다. 당시 서울 종로경찰서는 본사 차원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남양유업 본사 판매기획팀 직원과 판매기획팀장, 총괄본부장의 컴퓨터 본체 등을 압수했다. 이 일로 A유업이 남양유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남양유업이 맞고소 했으나 양측이 합의하며 마무리 됐다. 


그러나 2013년에도 남양유업 판촉사원이 A유업 제품에 유해물질이 있어 자사 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는 권유를 하는 등의 일이 불거져 경찰이 남양유업 대구지점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아울러 남양유업은 그 해 대리점 갑질 사건이 일어나며 비판을 받았다.


이 같은 논란에도 또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올해 5월 남양유업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온라인 맘카페 등에 A유업을 비방하는 글을 게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3월 부산의 한 홍보대행사를 통해 온라인 맘카페 등에 A유업을 비방하는 글과 댓글을 지속적으로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유업 측에서 비슷한 내용의 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것을 의심해, 비방글 게시자를 고소하면서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일로 올해 10월 서울 종로경찰서는 홍 회장 등 남양유업 임직원 6명과 홍보대행사 직원 2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이 남양유업 본사와 홍보대행사를 압수 수색한 결과, 홍 회장이 자사 팀장 3명에게 경쟁사 비방 지시를 내린 정황이 담긴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홍 회장의 남양유업 지분률은 2013년부터 현재(올해 9월 30일)까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회사 주식 절반 이상을 홍 회장이 보유했으나 이광범 현 대표는 단 1주를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2004년 회사에서 매수가의 50%를 지원한 가운데, 임직원들 중 희망자에 한해 자사주 1주 갖기 캠페인을 진행했었다”며 “이 대표가 보유한 남양유업(주) 보통주 1주도 이러한 배경에 의거 취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검찰의 기소 의견으로 홍 회장이 회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앞선 대리점 갑질 논란 관련으로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위원회 국정감사 일반 증인으로 홍 회장이 채택되며 일각의 주목을 받았으나 현 이광범 대표가 대리 출석했다. 이 대표 역시 홍 회장이 회사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회사가 전문경영인 체제이므로 본인이 출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반복되는 의혹과 혐의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더밸류뉴스에 “불미스러운 일로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러우며, 현재 조사중인 사항으로 조사 과정을 지켜봐 달라”며 “앞으로 남은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으로, 자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온라인상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바이럴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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