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담뱃세로 연간 11조원 확보…흡연자들은 여전히 사회 악?

- 건강증진부담금, 금연 사업에는 5%만 지출

- 재떨이가 기준인 흡연실, 비흡연자와의 갈등만 초래해

  • 기사등록 2020-12-07 17:08:04
기사수정
[더밸류뉴스=권용진 기자]

보건복지부는 담뱃세로 연간 3조원을 거둬들이고 있으며 이는 건강증진부담금, 건강보험가입자를 지원하는데 사용한다. 이처럼 흡연자들이 국민건강을 위해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음에도 흡연자들에 대한 사회 인식은 ‘흡연충(蟲)’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인식은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갈등에 기인하며 나아가 세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않는 보건복지부의 책임이 크다.


동서울 버스터미널 앞 야외 흡연실 , 비교적 한산한 시간임에도 흡연실 밖에서 담배를 피는 시민들이 종종 보인다. [사진=더밸류뉴스]

올해 기재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담배를 통해 약 11조4324억원을 세수를 확보했다. 4500원이라는 담배가격 중 73.77%(3318원)가 세금이며 원가는 26.22%(1182원)에 불과하다. 세금 항목들도 △담배소비세(30.3%), △지방교육세(13.4%)(이상 지방세), △건강증진부담금(25.3%), △폐기물부담금(0.7%), △부가가치세(12.3%), △개별소비세(18%) 등으로 다양하다.


이들 중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타 제품에는 부과되지 않는 특수한 세금이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은 금연교육 및 광고, 흡연피해 예방 및 흡연피해자 지원과 같은 국민건강관리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징수되는 세금이다. 국민건강증진기금 사용 용도는 △금연교육 및 광고 △흡연피해 예방 △흡연피해자 지원 등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에 2조8924억원의 건강증진부담금을 징수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예산사용처를 살펴보면 건강증진부담금이 금연예산에 거의 배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담배부담금의 65%(1조8801억원)는 건강보험가입자를 지원하기 위해 사용되며 실제 금연지원서비스는 1220억원으로 건강증진부담금 중 5%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마저도 전년 동기 대비 10.3% 축소됐다.


금연을 촉진하기 위해 담배세를 걷는다고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이러한 방만한 운용은 만만한 흡연자들을 이용해 세수를 늘리기 위함으로 밖에 보여 지지 않는다.


더불어 보건복지부, 정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들은 납세자의 권리를 무시하며 비흡연자와 흡연자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비흡연자들의 피해를 막고자 만든 흡연실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며 관리상태도 굉장히 미흡한 편이다. 현재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나와 담배를 피고 있는 흡연자들이 비흡연자들에게 질타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기관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안을 전혀 내놓고 있지 않다.


삼성동 코엑스 내 야외 흡연실. [사진=더밸류뉴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서울특별시 내 총 흡연실은 6941개소(외부 흡연실 1478개소, 내부 흡연실 5463개소)이며 금연구역은 28만7727개소”이라며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흡연실의 기준이 재떨이의 존재 유무이기 때문에 흡연실의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흡연실에 대한 기준이 완만한 편이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많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흡연실이라고 칭해지는 대부분의 것들이 비흡연자들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실(室)’의 의미를 망각했다고 보인다. 흡연실의 정의를 망각한 것들은 오히려 비흡연자와의 갈등을 촉진시킬 뿐이다.


또한 대부분의 흡연실들은 건물주 또는 개인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KT&G(033780)와 같은 담배회사에서 다중이용시설(공항∙역∙터미널)에 흡연부스를 설치하고 있지만, 담배세를 거둬들이는 정부기관에서는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회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흡연실을 만드는 것이 흡연을 장려한다는 편협한 마인드에서 벗어나야 한다. 흡연자들에 대한 배려 없이, 담배 없는 깨끗한 거리를 만들겠다는 정책은 사회갈등을 촉진할 뿐이다. 이미 일본·스위스·프랑스 등에서는 흡연자를 배려해 흡연 공간을 곳곳에 설치하는 ‘분리형 금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 해봐야할 것이다.


danielkwon11@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0-12-07 17:08:0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특징주더보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