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5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최근에는 1100원선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에 판매단가 상승으로 해외기업의 수요가 감소해 수출기업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이러한 환율 하락추세가 수출기업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5월부터 6달간 이어진 원달러 환율 추세에 18일 1103.8원을 기록하며 29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론적으로 살펴봤을 때 환율하락은 달러약세(원화강세)로 이어지기 때문에,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해석된다.
경제학적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이 수출주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크게 두가지이다. 첫번째로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품의 국제시장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하락한다. 두번째는 노동력 및 원재료를 국내에서 주달하고 국외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이익 마진이 축소된다.
첫번째의 경로는 모든 제품이 동등하다는 이론적 한계가 내포돼 있다. 기업들은 경쟁력을 위해 같은 제품 군에서도 차별성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외기업들은 환율 하락으로 단가가 조금 상승했다고 기존 제품을 버리고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환율 상승으로 단가가 조금 하락했다고 하더라도 대량으로 구매하진 않는다.
수출실적을 결정짓는 변수는 환율이 아닌 글로벌 경기상황이다. 경기 불황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환율이 상승해 단가가 감소하더라도 기업들은 구매를 늘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두번째 경로는 기업들은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 외화 자산·부채의 가치 변동 등을 방지하기 위해 환헤지를 한다는 점을 간과했다. 물론 환헤지 비중을 100%로 가져가진 않기 때문에 이에 따른 환차익∙환차손이 발생하긴 하지만, 환율 변동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것은 아니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분기 순이익의 전년비 증가율 흐름을 비교해보면 오히려 환율이 하락했을 때 순이익 증가율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과거 원화 강세를 기록했던 분기의 평균 수익률 상위 업종들을 살펴봐도 경기민감 수출 업종을 포진해 있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