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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델타항공, 한진칼 백기사 역할 나선 듯"

- KTB투자증권, "대한항공 아닌 한진칼에 투자한 것은 백기사 역할 의도"

  • 기사등록 2019-06-21 17: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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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델타항공이 대한항공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은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백기사 역할을 맡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함께 글로벌 항공 동맹체인 ‘스카이팀’ 창립 멤버인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의 공세에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조원태 회장의 우군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각) 델타항공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진칼 지분 4.3%를 인수, 대한항공과 조인터벤처(합작사) 제휴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더불어 한국과 미국 당국 승인을 전제로 향후 지분을 1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와 항공업계에서는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백기사 역할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KTB투자증권의 이한준 연구원은 이날 "한진칼에 대한 KCGI의 지분율이 확대되고 있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에 굳이 지분 투자를 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델타항공의 지분이 한진그룹측 우호 지분이라는 해석이 자연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단순히 지분경쟁 심화라는 시각으로 본다면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도 존재한다"라며 "현재 주가가 KCGI 측과 기존 오너일가와의 지분 격차가 좁혀질 수록 긍정적이므로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에 대해 부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델타항공은 고(故) 조양호 회장은 물론 조원태 회장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델타항공과 대한항공은 2000년 탄생한 스카이팀을 출범시킨 창립멤버이자 지난해 5월에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한ㆍ미 직항노선과 아시아 80개 및 290개 노선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윌셔 그랜드센터에서 조양호 당시 대한항공 회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임원진과 델타항공 임원진이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 운영을 통한 양사간 협력 강화 내용을 담은 협정을 체결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진그룹]

두 항공사는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자리에서도 조 회장을 만나 대한항공과 협력을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진그룹 측 역시 “사전에 교감 같은 건 전혀 없지만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분 매입을 델타항공 측의 전략적인 지분 투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 델타항공은 이전에도 여러 항공사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특정 기종 구매를 권고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2016년 지분 3.5%를 소유하고 있는 중국 동방항공에 A350과 B787 기종 구매를 권고를 하는 등 향후 대한항공의 기종 구매에 영향력을 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델타항공이 실제 한진칼의 10% 정도 지분을 가지게 된다면 사업 결정에 입김이 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한진칼의 지분은 고 조양호 회장이 17.84%, 조원태 회장이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3%를 보유하고 있다. KCGI는 최근 15.98%까지 지분율을 늘리면서 조 회장 일가와의 경영권 분쟁을 예고하고 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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