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공개(IPO) 최대 ‘대어’로 꼽히는 비상장 기업 무신사(대표이사 조만호 조남성)가 성장하는 패션 산업의 수혜를 바탕으로 패션 플랫폼 1위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자체 브랜드(PB) 상품 확대와 글로벌 진출을 통한 시장 다변화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 매출액 연평균 증가율 50% ↑...뜨는 패션산업 타고 훨훨 날아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는 지난 26일 '무신사, IPO 나서는 「뜨는 산업」 패션플랫폼 1위 사업자'라는 제목의 독립리서치를 발간했다. 버핏연구소 독립리서치는 국내 최초의 '개인투자자를 위한 독립리서치'로 2012년 9월 발행을 시작했다.
버핏연구소 독립리서치가 발행한 '무신사, IPO 나서는 패션플랫폼 1위 기업'. [자료=버핏연구소]
이승윤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패션 플랫폼 산업은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CAGR)이 50%에 근접하는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산업은 ‘옷은 입어보고 사야 한다’는 고정관념 탓에 온라인 침투율이 낮은 분야로 인식됐다. 그러나 최근 치수 규격화와 리뷰 신뢰도 제고 등으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신사가 성장 기업이라는 점은 각종 지표로 확인된다. 무신사의 최근 8년(2016~2024)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CAGR)은 50.51%에 달한다. 매출액은 2016년 472억원에서 2024년 1조2427억원으로 증가했다(K-IFRS 연결 기준). 2024년에는 매출액 1조원 클럽에 처음 진입했으며, 같은 기간 거래액(GMV) 기준 연평균 성장률도 47.67%로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이 연구원은 "내수 비중이 사실상 100%이면서 이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의견을 밝혔다.
무신사 이외에도 W컨셉,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의 패션 플랫폼도 전통의 패션 대기업을 밀어내고 신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 MZ 취향 공략한 알고리즘과 배송 전략...PB•오프라인•글로벌 진출 확대로 성장 동력 강화
패션 플랫폼의 성공 비결은 데이터와 정보기술(IT)에 기반해 고객 니즈(needs)와 취향을 충족시킨 것이다. 수십억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을 첫 화면에 배치하는 식이다. 고객이 많아질수록 알고리즘은 더욱 정교해지며 구매 전환율(CVR) 역시 높아진다.
기존의 대기업 역시 IT와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지만, 태생부터 온라인이어서 'IT & DATA DNA'를 내재화한 패션 플랫폼을 능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구매한 상품을 바로 받길 원하는 MZ세대를 위한 빠른 배송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지그재그의 '직진 배송', 에이블리의 빠른 배송 서비스등이 대표적이다. 지그재그의 직진 배송은 CJ대한통운, 딜리래빗 등을 활용해 풀필먼트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서울 동대문 시장의 고질적 문제였던 배송 지연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핏연구소 추정 패션 플랫폼 연간 거래액 순위(단위 억원). [자료=버핏연구소]
무신사는 이 같은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당사 추정치 기준으로 무신사의 거래액(GMV)은 약 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그재그(1조8000억원), 에이블리(1조6000억원), 29CM(1조2000억원) 등 주요 경쟁사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무신사의 차별화 포인트는 자체 PB인 '무신사 스탠다드' 비중이 매출액의 30%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작년 무신사의 매출액 비중은 수수료 39.1%, 상품 30.3%, 제품(무신사 스탠다드) 27.3%, 기타 3.3% 수준이다. 경쟁사들의 주요 수익모델이 중개 수수료인 것과는 대비되는 구성이다.
2024년 무신사 매출액 비중. K-IFRS 연결. [출처=무신사]
올해에는 무신사 스탠다드 단일 브랜드로만 거래액 47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거래액의 약 10% 수준이다. 무신사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내년 매출액 목표치를 1조원으로 설정했다.
무신사의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12월 기준으로 전국에 6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7개는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이다. 이 63개 매장에는 연간 2800만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은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온라인 재구매 확률을 높여 온오프라인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낸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2024년 매장당 연매출액은 약 5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백화점 입점 패션 브랜드의 연평균 매출액(약 45억원)을 뛰어넘고 있다.
무신사는 K-패션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으로 일본,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2025년 3분기 기준 일본 내 거래액이 전년비 두 배 이상 성장하며 무신사 앱은 현지 MZ세대 필수 앱으 로 자리잡았다. 이달에는 중국 상하이 화이하이 로드에 첫 해외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 했다. 또, 패션에서 나아가 뷰티, 키즈, 리빙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스토어 현황. [자료=무신사]
◆ 주관사 선정하며 IPO 포문...적정 기업가치 주목
무신사는 2025년 12월 IPO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KB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은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내년 하반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나스닥 상장설도 제기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관건은 기업가치”라며 “무신사는 시리즈 C 투자 유치 당시 3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IPO를 추진할 경우 이를 상회하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이 형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신사의 적정 기업가치를 직접 산출했다.
무신사의 2025년 예상 연간 실적을 추정해보면 매출액 1조5700억원, 영업이익 1260억원, 당기순이익 1260억원이다. 추정 매출액은 3분기까지의 매출액(9729억원)에 4분기 예상 매출액을 더해 계산했다. 4분기 예상 매출액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의 2배로 산정했다. 무신사 매출액은 계절성이 강해 통상 4분기 매출액이 1분기의 두배 수준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영업이익률 8%, 순이익률 8%를 적용했다. 여기에 PER 25배를 적용해 무신사의 적정 기업 가치로 3조1500억원을 책정했다.
또 다른 가치평가 지표인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로도 계산했다. 올해 무신사의 추정 EBITDA는 2560억원이다. 이는 무신사의 2025년 추정 영업이익 1260억원에 오프라인 매장(33개) 확대에 따른 감가 상각비(1300억원)를 반영한 수치이다. 올해 추정 EBITDA에 20배를 적용하면 무신사의 적정 기업가치는 5조1200억원이 나온다.
주가매출비율(PSR) 지표를 적용한 적정 주가도 계산했다. PSR 4배를 적용하면 무신사의 적정 기업가치는 6조2800억원이다.
이 연구원은 "결국 무신사의 적정 기업가치는 3조~6조원 사이에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무신사가 2026년 하반기 IPO를 목표로 한다면 2026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할 가능성이 높은데, 무신사의 IPO '몸값'은 내년까지 무신사가 얼마나 실적을 개선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조만호 대표, 지분 과반(52.3%) 보유...높은 부채 비율은 경계해야
무신사는 무신사 로지스틱스(배송), 무신사 트레이딩(온라인 의류, 잡화), 무신사 파트너스 (투자)를 포함해 종속기업 17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계열사로 에스엘디티(리셀 플랫 폼, 솔드아웃 운영사), 무신사 파트너스(브랜드 투자), 무신사 트레이딩(온라인 의류 잡화), 무신사 재팬(일본 법인) 등이 있다.
무신사 지배구조. 단위 %. 2025. 3. [자료=무신사 사업보고서]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무신사 지분 현황을 살펴보면 조만호 대표(창업주) 52.04%, 매니아원 5.33%, 소액주주 21.95%이며, FI(세콰이어 캐피탈(약 10%), KKR, IMM인베스트먼트, 웰링턴 매니지먼트, 산업은행, 안타스포츠(중국), EQT파트너스(유럽) 등) 지분은 20% 가량으로 추정된다. 매니아원은 조만호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경영 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에는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 29CM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스타일웨어를 3000억원(지분 100%)에 인수했다. 29CM은 '느슨한 결합'을 통한 전략적 독립 운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이 연구원은 투자자들에게 무신사의 부채 비율을 유심히 봐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무신사 부채비율 추이. K-IFRS 연결. [자료=무신사 사업보고서]
무신사의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은 605.6%로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으로도 674.4%라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무신사가 IPO를 준비하며 기업 회계기준을 K-GAAP(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원칙)에서 K-IFRS(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로 변경하면서 투자자들로 받은 RCPS(상환전환우선주)가 자본에서 부채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무신사가 그간 세콰이어, KKR 등으로 부터 유치한 RCPS 규모는 6400억원으로 추정된다. IPO를 앞두고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 오픈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 수백억원대 회사채를 발행한 것도 부채비율을 높이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