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7월, 위기론이 대두되며 건설업계는 '초비상'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대규모 만기 도래를 앞두고 업계 전반에 유동성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공공택지 분양 지연과 미분양 누적, 자금 조달 경색이 겹치며 중견·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도산 위기 신호도 감지된다.
이에 금호건설(대표이사 조완석), GS건설(대표이사 허윤홍), 현대건설(대표이사 이한우)은 각각 스마트 건설 기술, 고급 커뮤니티 서비스, 맞춤형 금융지원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위축된 건설경기 속 차별화된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단순히 잘 짓는 시대’를 넘어선 복합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호건설, 자체 BIM 구축…"현장 혁신 앞당긴다"
금호건설(대표이사 조완석)은 5일 자체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술환경을 구축, 본격적인 스마트 건설 혁신에 나섰다. BIM은 건축물의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과정을 3차원 모델과 정보로 통합 관리하는 기술로, 설계 오류 예방과 공정 효율화에 크게 기여한다.
금호건설이 자체 BIM 기술환경을 구축했다. 이미지는 금호건설의 자체 BIM과 3D 스캔기술 적용 화면. [이미지=금호건설]이번 구축 작업에서는 국토교통부 지침을 보완한 사내 BIM 기준과 지침을 마련, 공통 데이터 환경(CDE)을 정비해 협업 체계도 고도화했다. 특히, 자동화 알고리즘 개발로 설계 검토와 수량 산출 업무 시간을 최대 50% 단축했다. 드론을 활용한 3D 스캔 기술 도입과 현장 매뉴얼도 정비해 기술 실효성을 현장에 즉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이번 BIM 기술환경 구축은 단순한 도구 도입을 넘어 디지털 건설 전환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며, “데이터 품질 개선과 반복 작업 감소 등 기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BIM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혁신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GS건설, 자이 커뮤니티에 ‘5성 호텔급 서비스’ 도입
GS건설은 주거 브랜드 자이(Xi)에 호텔급 커뮤니티 서비스를 도입하며 생활 품격 고급화에 나섰다. GS건설은 5일 파르나스호텔과의 업무 협약을 진행했다. 향후 서울 잠실우성 1·2·3차 단지 커뮤니티 시설에 호텔 클럽 라운지급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용구(왼쪽) GS건설 건축주택설계부문장이 5일 김태형(오른쪽) 파르나스호텔 미래사업부문장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GS건설]제휴를 통해 제공될 커뮤니티 시설은 스카이라운지, 스카이브릿지, 게스트하우스 등이며, 입주민들은 해당 공간에서 파르나스호텔의 운영 노하우를 반영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GS건설은 지난해 자이 리브랜딩 이후 커뮤니티 공간을 단순 편의 제공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완성’의 개념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이(Xi)의 커뮤니티 시설은 단순 입주민들을 위한 공간 제공을 넘어 경험 기반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산업과 협업을 통해 커뮤니티 운영의 전문성과 품격을 높여 고객들이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느끼는 새로운 주거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13개 금융사 연합’으로 입주 금융 안정망 구축
현대건설은 서울 강남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의 금융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13개 금융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7개 은행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참여했다.
김도형(오른쪽) 현대건설 재경본부장이 지난 4일 심재송(왼쪽) KB국민은행 CIB 영업그룹 부행장과 서울 계동 현대빌딩에서 '압구정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을 위한 금융 협약을 체결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현대건설은 이번 금융 협력으로 사업비, 이주비, 중도금, 입주 잔금 등 재건축 전 과정에 걸쳐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 조합원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금융자문과 금융주선, 상품 개발까지 연계된 이 협약은 시공사를 넘어 금융까지 책임지는 통합 지원 체계로 작동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13개 금융권과의 대규모 협약을 통해 전례없는 금융 안정망을 구축했다”며 “조합원 중심의 재건축 지원 계획을 차례로 실현시켜 압구정2구역을 대한민국의 대표 주거 단지로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잘 짓는’ 경쟁에서 ‘어떻게 짓고, 관리하느냐’로
건설업계는 기술력, 브랜드, 금융 전략 등 단순 시공 외적인 전략으로 시장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 디지털 시공관리 기술, 프리미엄 커뮤니티, 맞춤형 금융지원 등 각 사의 전략은 상이하지만, 핵심은 '입주민의 체감 가치'와 '안정성 극대화'다.
단순히 '잘 짓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건설사는 이제 ‘어떻게 짓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다시 경쟁하고 있다. 다가오는 위기를 대비해 체질 개선과 차별화를 병행하는 기업만이 다음 사이클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