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대표이사 신영수 민영학)이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택배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CJ대한통운은 '매일 오네' 서비스 도입과 KOLAS 국제 인증 획득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재현 회장의 글로벌 TOP 10 비전 아래, CL(계약물류) 부문과 글로벌 사업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1년 대한통운 인수 이후 꾸준히 추진해온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화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 체제 구축과 기술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Q 예상 매출 3조…택배시장 둔화에도 글로벌 수익성↑
CJ대한통운의 올해 3분기 예상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액 3조526억원, 영업이익 1302억원 수준이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3.9%, 4.3% 증가한 수치다. 당초 제시됐던 시장 기대치에 비하면 조금 아쉬운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상상인증권에 의하면 CJ대한통운의 3분기 택배부문 매출액은 9217억원, 영업이익은 5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2.3% 증가, 영업이익은 6.8% 감소한 수치다. 이서연 연구원은 "국내 온라인 거래액 성장세가 상반기 대비 둔화하면서(상반기 누적 YoY +10% → 7~8월 누적 YoY +4%) 택배 시장 및 동사 택배 물량 성장률 역시 전년동기대비 +2%, +3%로 기대 대비 약세를 보여줄 전망이다"라며 택배 시장이 다소 둔화된 점을 강조했다.
택배 부문에서의 부진이 예상됨에도 CJ대한통운이 지난해 대비 개선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는 CL부문과 글로벌 부문의 성장 덕분이다. CL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액 7523억원, 영업이익 503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4%, 13.9% 성장한 수치다.
이 연구원은 이에 대해 "W&D(창고·유통) 실적이 부문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솔루션 기반 영업 중심 신규 수주 증가로 전년동기대비 12%의 매출액 성장을 전망한다"며 "또 물류센터 자동화 확대에 따른 생산성 증가가 CL 부문 영업이익률 개선(YoY +0.5%p)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부문의 상황은 더 좋다. CJ대한통운의 올해 3분기 글로벌 부문 실적은 매출액 1조1201억원(YoY +6.2%), 영업이익 184억원(YoY +19.7%)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인도 대상 물류 사업의 실적 성장과 해상 운임 상승에 따른 포워딩(상품의 보관~배송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것) 실적 개선으로 호성적이 예상된다.
◆주 7일 배송에 KOLAS 인증까지...CJ대한통운 글로벌 경쟁력 강화 나섰다
CJ대한통운이 내년 초부터 도입하는 '매일 오네'(O-NE) 서비스는 물류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31년 만의 대대적인 변화인 이 서비스는 설날과 추석을 제외한 연중 363일 배송 체제를 구축하는 것으로, 전체 물량의 85%를 주 7일 배송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특히 택배기사들의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수입 감소 없는 주 5일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며, 격주 5일 근무제와 타구역 배송에 대한 추가 수수료 등 세부적인 운영 방안을 노사 간 협의 중이다. 기존 6일 배송 체제에서는 월요일에 주말 물량이 집중되어 화요일 배송이 폭주하는 문제가 있었으나,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러한 병목현상이 해소될 전망이다.
한편 CJ대한통운은 물류 패키징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패키징혁신센터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국제 공인 시험기관으로 인정받으면서, 글로벌 수준의 품질 보증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동탄 물류단지에 위치한 패키징 안전성 연구실과 환경시험연구실은 압축·적재·진동시험부터 온습도 환경 테스트까지 다양한 안전성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택배배송 환경에서의 제품 안전성, 수직 낙하 충격, 압축 하중, 불규칙한 진동 등에 대한 국제 기준의 평가가 가능해져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에 따른 고품질 물류 서비스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재현 회장, CJ대한통운 글로벌 도약 이끈다...'세계 최고 기술력' 강조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통찰력 있는 리더십이 CJ대한통운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약 2조원에 대한통운을 인수할 당시 비싼 인수가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 회장의 결단은 탁월한 선택으로 입증됐다. CJ대한통운은 현재 CJ그룹에서 CJ제일제당에 이어 매출액 기준 2위를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로 성장했다.
이 회장은 "CJ대한통운은 언제든, 어디서든, 무엇이든 배송할 수 있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진화해 나가야 한다"며 2030년까지 글로벌 TOP 10 진입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또 "이 기술만큼은 대한통운이 세계 최고다라는 말을 듣겠다는 각오로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Culture, Platform, Wellness, Sustainability(C.P.W.S) 중심의 4대 성장엔진 전략을 추진하며, 특히 TES 기술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점으로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리야드 공항 통합물류특구에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를 건설하여 CBE 물류사업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과 인도 시장에서는 각각 19%, 22%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으며, 생산성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CL 부문의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CJ대한통운의 체질 강화와 기본기에 집중해 사업구조와 조직문화의 질적개선을 이뤄냈다. 그러나 쿠팡의 성장에 따른 △택배 시장 점유율 감소(40% -> 33.6%) △'매일 오네' 서비스 안착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협력 강화 △액화수소 운송사업 안정적 운영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동력 마련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내년을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가느냐, 국내시장에 안주해 쇠퇴의 길을 가느냐의 중차대한 갈림길"로 보고 혁신적인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