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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3사 합병 주주 반대로 무산...재추진 위한 과제는?

- 2Q 매출 8747억 '사상 최대'...바이오시밀러가 효자

- '램시마', 유럽 시장 점유율 59%...영국서 87.5% 독주

- 서정진 회장·서진석 대표, 모건스탠리 콘퍼런스 참석...새 전략 제시 관심

  • 기사등록 2024-08-30 15: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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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명학 기자]

셀트리온(대표이사 기우성 김형기 서진석)과 셀트리온제약(대표이사 유영호) 합병이 최종 무산됐다. 3사 통합에서 주주 입장을 최대한 수용하기로 약속했던 서정진 회장은 합병 재추진 의지를 밝히며, 글로벌 투자 확대와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상장 계획 등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짐펜트라와 램시마 제품군의 글로벌 성과를 바탕으로, 셀트리온은 기업 가치 제고와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2Q 매출 8747억 '분기 역대 최대'…바이오시밀러 해외 매출 견인


올해 셀트리온의 상반기 실적은 양호했다. 1조611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대비 44% 성장했고, 특히 2분기에는 8747억원(YoY +66.9%)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감소했으나, 직전분기 대비 370.8%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핵심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안정적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전년동기대비 103.6% 성장한 77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셀트리온, 3사 합병 주주 반대로 무산...재추진 위한 과제는?셀트리온 최근 6개 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셀트리온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짐펜트라의 미국 매출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 미국특허청(USPTO)에 제형특허를 등록해 2038년까지 독점권을 확보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램시마'가 59%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램시마와 램시마SC는 유럽 주요 5개국에서 75%의 견조한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영국에서는 87.5%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셀트리온은 신규 제품의 허가 획득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스테키마(CT-P43)'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판상형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등 주요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했다. 글로벌 우스테키누맙 시장 규모는 약 204억 달러로, 유럽 시장은 이 중 15% 수준인 약 31억 달러로 추산된다.


셀트리온은 현재 다양한 제품에 대해 판매허가 신청 및 획득을 진행 중이다. CT-P39(알르레기 천식, 만성자발성두드러기), CT-P41(골괴사증), CT-P42(노년기황반변성, 당뇨황반부종), CT-P47(류마티스성 관절염) 등이 미국, 유럽, 한국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했거나 획득했다. 또한, 자가면역질환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CT-P47(류마티스성 관절염), CT-P53(다발성경화증), CT-P55(판상 건선) 등을 개발 중이며, 항암제, 골질환, 안과질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 합병 무산…주주 반대 96%


셀트리온은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3사 합병에서 결국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은 순조로웠으나, 이번 건은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됐다.


셀트리온, 3사 합병 주주 반대로 무산...재추진 위한 과제는?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와 현황. 2024. 6. 단위 %.

셀트리온 주주들의 반대는 합병으로 셀트리온 주주 가치가 훼손된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합병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지난 1일 기준 셀트리온제약 주가수익비율(PER)은 232.3배까지 치솟았다. 이는 당시 셀트리온 PER(84.2배)에 비해 3배 높은 수치다. PER이 높다는 건 이익 대비 주가가 비싼 구간이라는 의미로, 셀트리온제약의 주가가 크게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앞서 셀트리온에서 진행한 주주 설문조사에서도 주주들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다. 주주는 합병 여부에 대해 찬성 8.7%, 반대 36.2%, 기권 55.1%의 의견 비율을 보였는데, 찬반 다수 의견에 대주주 지분을 합산한다는 원칙을 적용하자 다수인 반대 비율이 최종 70.4%로 추산됐다. 여기에 기권 의견까지 더해져 96%의 주주가 합병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 의견으로는 △현재의 양사 합병비율이 만족스럽지 않다(58%) △자회사로 합병 시 실익이 부족하다(21%) 등이 제시됐다.


이와 별개로 셀트리온그룹의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는 회계법인을 통한 사업성 평가, 평가 적정성 등 ‘외부평가’ 및 글로벌 컨설팅사의 자문을 거친 합병 시너지, 위험 분석, 자금분석 등 ‘내부평가’도 함께 진행했다. 합병 시너지에 대해서는 양사 간 바이오-케미컬 기술 융합으로 인한 R&D 강화, PFS(프리필드 시린지. 약물 주사기) 제조설비 내재화를 통한 공급 안정성 제고 등 긍정적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재무적 측면에서는 셀트리온이 가진 포합주식의 소멸에 따른 미래성장자금 활용 제한,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한 자금 유출 등으로 인해 건정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검토 결과가 있었다.  

  

서정진 회장의 바람이었던 3사 합병 무산...셀트리온 제약 몸집 불리기 관건


셀트리온그룹은 추후 적절한 시기에 합병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3월 경영에 복귀한 이후 '통합 셀트리온' 비전을 내세우며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을 올해 말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이 무산됐지만, 서 회장은 여전히 합병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 3사 합병 주주 반대로 무산...재추진 위한 과제는?셀트리온그룹 오너 가계도와 지분현황. 2024. 6. 단위 %. 

서정진 회장과 서진석 대표는 다음달 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22회 모건스탠리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이번 행사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이 무산된 이후 처음 갖는 국제무대 참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은 노변담화(fireside chat) 형식으로 글로벌 투자자들과 만나 향후 그룹 경영에 대한 신규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상장에 관한 구체적 로드맵이 공개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 회장은 올해 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셀트리온홀딩스 상장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100조원 규모의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셀트리온그룹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셀트리온 자체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셀트리온제약의 기업 가치를 높이고, 향후 합병 재추진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3사 합병 주주 반대로 무산...재추진 위한 과제는?셀트리온제약 최근 6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다만 최근 셀트리온제약의 성장세가 정체돼 있어 쉽지 않은 과정이 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제약의 매출액은 지난 3년간 390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고 영업이익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478억원에서 지난해는 361억원을 기록, 올해 상반기도 1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6% 감소했다.


셀트리온제약은 모회사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등) 국내 판매를 맡고 있고 사업 특성상 상품 판매 비중이 높다. 올해 상반기 셀트리온제약의 상품 판매 매출 비중도 39.7%에 달하는 만큼 큰 폭의 실적 성장을 이루려면 다른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myung09225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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