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년 내 AI, 네트워크 등 고부가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Flip-Chip Ball Grid Array) 제품 비중을 50% 이상 확보하겠습니다."
2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진행된 '삼성전기 학습회(SEMinar).
이번 삼성전기(대표이사 장덕현) 학습회는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서버, 자율주행 등 하이엔드 기판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주력제품인 '반도체기판 FCBGA'에 대한 기자들의 이해를 돕고 향후 기술 전망을 설명하는 자리이다. 삼성전기는 FCBGA의 공급 확대로 지난 2분기 2조5801억원, 영업이익 20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6%, 2% 증가했다.
FCBGA는 반도체기판 중 하나로 고집적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되며 전기 및 열적 특성을 높인 패키지기판으로 주로 PC, 서버, 네트워크, 자동차용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 처리 장치)에 사용된다.
이날 FCBGA에 대한 설명은 제품 개발 실무자인 황치원 패키지개발팀 팀장(상무)이 맡았다. 그는 FCBGA에 대한 기본 개념부터 FCBGA의 트렌드, 제품 개발에 대한 삼성전기의 강점 등을 소개했다.
◆업계 최고 FCBGA 기술력으로 서버, 자율주행 등 하이엔드 기판 시장 집중 공략
반도체기판은 반도체와 메인 기판 간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고, 반도체를 외부의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 칩을 두뇌에 비유한다면, 반도체기판은 뇌를 보호하는 뼈와 뇌에서 전달하는 정보를 각 기관에 연결해 전달하는 신경과 혈관에 비유할 수 있다. FCBGA는 차세대 반도체기판이다.
반도체 칩은 메인 기판과 서로 연결돼야 한다. 반도체 칩의 단자 사이 간격은 100um(마이크로미터)로 A4 두께 수준인 것에 비해, 메인 기판의 단자 사이 간격은 약 350um로 4배 정도 차이가 난다.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 사이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이 필요한데 이것이 반도체기판이다.
반도체기판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은 ′미세 가공 기술′ 과 ′미세 회로 구현′이다. 전자기기의 기능이 많아질수록 필요한 부품도 많아지고, 신호 전달에 필요한 길, 즉 회로가 많이 필요하고 복잡해진다. 한정된 기판 면적 안에 많은 길(회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한 면으로는 부족해 4층, 6층, 8층, 10층 등 여러 층으로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층간에도 회로가 연결돼야 하기 때문에 구멍을 뚫어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도금 과정을 거친다. 각 층들을 연결해주는 구멍을 비아(Via)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80um(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면적 안에 50um의 구멍을 오차 없이 정확히 뚫어야 하기 때문에 정교한 가공 기술력이 필요하다. 특히 삼성전기는 A4용지 두께의 1/10 수준의 10um 수준의 비아를 구현할 수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 비아 형성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날 학습회 현장에는 기자들이 FCBGA를 활용한 반도체기판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도록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특히 '머리카락 굵기의 1/20' 마이크로 기술이 접목된 FCBGA 내 회로를 육안으로 볼 수 없었던 곳까지 돋보기로 확인이 가능했다. 또 황치원 개발 팀장은 FCBGA에 대한 설명, 간단한 Q&A도 해주었다.
◆향후 반도체패키지기판 시장, 4년 내 8조 규모...연평균 14% 성장 기대
과거 반도체는 기판 위에 반도체 칩이 하나 올라가는 단순한 구조였으나,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회로 미세화가 진행되고 트랜지스터 개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EUV 공법 등 미세화를 위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미세화 기술 성장의 제한과 고가 설비 도입 등 공정비용 상승으로 반도체 원가가 높아져 패키징과 같은 후공정에서 반도체 성능 향상과 원가를 낮추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들로 제품을 공급하며 기판업계를 이끌고 있다. 특히, 110mm 이상의 초대면적화 기술, 26층 이상의 초고층화 기술, 수동소자 부품을 패키지 기판 내에 내장하는 기술을 확장시켜 반도체의 성능을 배가시키는 EPS 기술, 초미세회로를 기판에 직접 구현하여 다양한 실리콘 디바이스를 하나의 패키지 기판에 장착하여 성능을 배가시키는 기술 등 차세대 반도체기판 시장에서 요구하는 요소 기술을 확보해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1991년 기판사업을 시작해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들로 제품을 공급하며 기판업계를 이끌고 있다. 특히, 최고사양 모바일 AP용 반도체기판은 점유율, 기술력으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기는 올해 4조 800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를 2028년에는 8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최근 AI 기술 등에 의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FCBGA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국내 최초 서버용 FCBGA 양산 업체로써 차세대 기판 개발 및 반도체기판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또 2년 내에는 전세계 고객들을 타겟으로 2026년까지 서버·AI·전장·네트워크 등 고부가 FCBGA 비중을 50% 이상 확보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