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한방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초과지급 휴업손해금 손해배상' 소송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소송 대부분이 법원에서 '원고(손해보험사) 패소' 판정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소송으로 이어가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에게 전달되는 상황이다.
◆손보사 '한방소송' 26건...법원 '원고 패소' 판결에도 조정합의금 노려
대한한방병원협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2022년 9월부터 2024년 7월까지) 한방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제기된 소송은 총 26건에 달한다. 이 중 삼성화재가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AXA손해보험이 7건, DB보험이 1건을 제기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소송 자료를 통해 '의료기관의 과잉진료행위로 인해 보험금을 초과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견만으로는 의료기관의 진료 행위를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진료 행위와 보험금 지급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업계 전문가들은 손해보험사들이 이처럼 승패를 떠나 무리하게 소송을 이어가는 것은 법적 대응능력이 부족한 교통사고 피해자(환자) 또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일단 소송을 진행하면 '조정합의금'을 받는 등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공통 의견이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한방소송 급증...환자 치료 범위 제한 부작용
이번 소송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휴업수당은 보험 가입자가 받아가고, 그에 따른 책임과 손해배상은 치료 주체인 의료기관에 떠넘긴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부담을 느낀 의료기관들은 환자의 통증 호소에도 불구하고 진료 범위를 제한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기준 자동차보험 가입 대수 2500만 대, 이 중 교통사고 때문에 한방치료를 받은 인원은 163만 명으로 환산하면 6%에 불과하다.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을 한방치료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질적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보험사들은 지난해 13조35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년대비 45.5% 급증한 수치다. 자동차보험은 매출 21조484억, 영업이익 553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4%, 15.9% 증가하는 등 지난 2021년 이후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험사들의 소송 남발은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환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방의료서비스 만족도 91.5%...진료 활동과 환자 권리 보호 필요성↑
한방진료의 효과성과 환자들의 선호도를 고려할 때, 보험사들의 이러한 행태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허리 통증의 경우 약침치료가 물리치료보다 6배 빠르게 호전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으며,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한약 치료군의 후유증과 스트레스 수준이 대조군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실시한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91.5%가 한의의료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교통사고 피해자는 사고 이전 상태로의 원상회복을 위해 최선의 진료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이를 어떤 이유로든 침해해서는 안 된다. 손해보험사들의 무차별적인 소송 제기는 한방의료기관의 정상적인 진료 활동을 방해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환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단기적인 이익 추구보다는 공공의 이익과 환자의 권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또한, 관련 기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한방의료기관과 환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 자동차보험은 사회 안전망의 일환으로, 그 본질적 목적에 맞게 운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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