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수협은행이 다음달 초 발표 예정인 올 상반기(1~6월) 실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첫 여성 수협은행장'으로 등판한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의 첫 반기 성적표가 나오는 셈이기 때문이다. 양호한 성적표가 나올 경우 강신숙 행장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지주사 전환, 자산운용사 인수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강신숙 행장은…
△1961년생(62) △전주여상(1979)·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학사·2009)·연세대 정치행정학(석사·2011) △수협중앙회 입사(1974) △수협중앙회 오금동 지점장(2001)·강북지역금융본부장(2011)·사업본부장 부행장(2013)·금융담당 부대표(2021) △Sh수협은행장(2022. 11~현재).
◆1Q 영업수익 7309억, 전년동기比 71.25%↑... 비이자수익 개선 과제
30일 더밸류뉴스가 금융감독원 통계, sh수협은행 공시 등을 종합한 결과 sh수협은행의 올 상반기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도 sh수협은행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이 개선됐고,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의 금융사 실적이 업황 회복으로 양호했기 때문이다.
sh수협은행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수익(매출액) 7309억원, 영업이익 1020억원, 순이익 7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71.25%, 11.48%, 10.07% 증가했다. 영업수익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자수익이 59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1.02% 급증했다. 은행의 전통적 주요 수익모델인 이자수익 급증이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건은 비(非)이자수익이다. sh수협은행의 대표적 비이자수익에 해당하는 수수료 수익은 1분기 1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소폭 감소했다(-1.41%).
비이자수익 개선은 강신숙 행장이 취임 초기부터 내세운 화두였다. 강 행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올해 당기순이익 3000억원 이상을 목표로 제시하고 이를 위해 비이자수익 강화를 최우선 전략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sh수협은행의 영업수익(매출액)에서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는다.
이를 위해 강 행장은 올해들어 다양한 전략을 진행해왔다. 지난 2월에는 방카슈랑스 역량 강화를 위해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 가입 직원을 핵심 영업지점에 배치했다. MDRT란 전 세계 생명 보험 업계에서 실적이 우수한 보험 설계사들이 모인 단체다. 보험 영업 전문가를 주력 점포에 배치해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수수료수익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카드와 펀드 사업 활성화를 위해 'Sh카벤져스(Card-Avengers)'와 'Sh Fund Top Class(FTC)' 조직도 새롭게 구성했다. ‘Sh카벤져스'는 영업점 책임자급 직원 33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고객에게 해외주식, 채권투자, 자산 배분 전략, 파생상품 투자 등 펀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비이자수익 부문의 개선 노력이 2분기 실적에 어느 정도 반영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h수협은행에서 첫 여성 대리→지점장→부행장→행장
강 행장의 경영 행보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가 있다. '첫 여성 sh수협은행장'라는 수식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강 행장은 갖가지 도전을 이겨내고 신기록을 써왔다.
유니폼을 동경해 수협중앙회에 1979년 19세 입사한 강 행장에게는 한동안 이름이 없었다. 그저 '강양'이었다. 부푼 마음과 함께 시작한 첫 직장생활이었지만 커피를 타거나 복사 심부름을 하고 가끔 창구에서 공과금을 받는 게 전부였다.
강 행장은 “대출 업무는 원래 남자가 하는 것”이라며 모두가 당연하게 지나친 일들을 납득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 강 행장은 사비로 업무규정집을 구입해 밥 먹을 때나 근무할 때, 심지어 선을 볼 때도 들고 나갔다. 결국 전국 2등의 성적으로 대리가 됐지만, 대출업무는 여전히 남자들만의 성역이었다. 강 행장은 대출계약이 끝난 해지서류철을 몰래 집에 가져가 고객의 신용도와 그에 따른 대출조건, 이자 상환내역 등을 독학한 뒤 지점장에게 “일을 달라”고 요청한 후에야 결국 대출 상담 창구에 당당히 앉게 됐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강 행장은 sh수협은행에서 '대출을 취급한 첫 여성 대리' → '혼합형 점포에 간 최초의 여성 지점장' → '첫 여성 부행장' → '첫 여성 은행장'이 됐다.
강 행장의 '오금동 지점의 기적'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강 행장은 2001년 폐점 직전에 몰린 서울 송파구 오금동지점의 지점장을 맡은 뒤 이 지점을 전국 영업점 평가 순위 1위로 바꾸는 성과를 내며 주목받았다. 강 행장은 당시 수신고를 2배로 끌어올렸고, 여신도 3.5배 넘는 수준으로 늘려 실적 1위의 주력 지점으로 바꿔놨다. 오금동 지점은 그가 지점장으로 있던 2년 동안 8분기 연속 실적 1위를 달성했으며, 후에 맡은 서초동 지점도 15분기 연속 전국 1위에 올려놨다.
◆실적 개선되면 자산운용사 인수, 금융지주사 전환 탄력 받을 듯
이같은 성취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sh수협은행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강 행장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적 개선이 가사회할 경우 강 행장이 추진하고 있는 자산운용사 M&A(인수합병), 금융지주사 전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 행장은 수익 다변화를 위해 비은행부문 M&A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당초 수협은행은 “올해 자회사를 1곳 정도 인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인수 대상은 캐피털사와 자산운용사 각 1곳씩 총 2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강 행장은 “공적 자금을 상환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첫걸음을 떼는 것이니 진중하게 발길을 옮기고자 한다”며 “현재는 캐피털·자산운용사 2곳 정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협은행은 현재 추진 중인 자산운용사 인수를 위해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 금융사 인수를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건전성 지표인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다. 수협은행의 지난 1분기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은 14.64%다. 이는 규제하한선인 10.5%보다 높지만,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평균(17~18%)보다는 3~4%포인트 낮다.
고정이하여신비율(NPL·None Performing Loan Ratio)이 1분기 0.52로 전기대비 증가한 것도 해결 과제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란 은행의 총여신에서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의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높을 수록 은행 여신 건전성이 불건전하다고 판단한다.
◆장석주 시인 '대추 한알' 암송하는 '소통달인'
강 행장은 소통의 달인으로 통한다. 강 행장의 경영 철학은 이인동심 기리단금(二人同心 其利斷金)으로 ‘두 사람의 마음을 합하면 그 예리함은 쇠라도 끊어 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임직원, 고객과의 공감과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감이 들 때면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란 시(詩)를 암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비마다 붉은 대추를 떠올리며 거친 태풍과 천둥을 이겨내고 단단해진 강신숙 행장은 금융인으로서 여성 선후배들을 이끌어주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은행장까지 간 강신숙 행장님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