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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양판점 아닙니다. '홈앤라이프 스타일숍'입니다...'메가스토어' 관심↑

- 메가스토어, 기존 매장 5~6배에 휴게·체험 공간으로 인기 ↑

  • 기사등록 2022-09-04 15: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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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상혁 기자]

'가전 양판점은 잊으세요. 탁 트인 공간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홈앤라이프 스타일숍으로 초대합니다.' 


선선한 가을 기운이 느껴지는 주말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멀리 초고층 롯데월드타워가 보이는 이 곳 매장을 들어서니 기존의 제품 진열 위주의 롯데하이마트 매장과는 딴판인 전경이 펼쳐졌다. 두 개 층으로 이뤄진 이곳 매장의 전체 면적은 7431㎡(약 2248평)로 축구장보다 넓다. 시원하게 펼쳐진 공간의 곳곳에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과 직접 게임을 하고 최신 가전을 만져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배치돼 있다. 


서울 잠실 롯데하이마트 메가 스토어 매장에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 잠실점은 지난 2020년 1월 롯데하이마트가 오픈한 '메가 스토어 1호점'이다. 


기존 가전 양판점의 평당 객단가 개념에서 벗어나 실험적으로 선보인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가 양호한 반응을 얻고 있다. 이곳 잠실점은 리뉴얼 이후 매출이 35%가량 늘었다. 지난해 오픈한 신제주점은 전년 대비 70%, 동래점은 15% 증가했다. 올해 안에 전국 10여개 메가스토어 매장을 리뉴얼 론칭한다는 목표다. 


국내 전자제품 전문점 1위 롯데하이마트(대표이사 황영근)가 기존의 매장들을 크고 널찍한 대형 매장으로 리뉴얼 통합하는 '메가 스토어' 전략으로 제2의 도약에 나서 향후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다 자체 PB 브랜드를 의미하는 '하이메이드' 제품으로 가성비를 높여 매출액과 수익성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메가스토어, 2020년 1월 선보여 호평... 22곳으로 늘어


롯데하이마트가 진행하고 있는 메가 스토어 전략의 핵심은 중장기적으로 매장(점포)을 통폐합하고 대형화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020년 잠실점을 시작으로 현재 월드타워점, 신제주점 등의 메가스토어 22곳을 선보였다. 


메가스토어 운영 성과는 양호하다. 임차료율을 비롯한 비용을 감소하고, 넓은 반경의 상권에서 효율적인 판촉을 통해 매출 효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정인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하이마트는 2012년 롯데쇼핑 종속회사로 편입되며 롯데마트에 하이마트 점포를 확장함에 따라 다소 비효율적인 상권관리가 이루어져 왔다"며 "이를 감안하면 롯데하이마트의 이같은 새 전략은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메가스토어가 늘어가는 대신에 '롯데하이마트'하면 떠오르는 기존 매장(양판점)은 줄어들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9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줄였고 하반기에는 15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매장 17곳이 축소됐다. 


6월 반기보고서 기준 롯데하이마트의 매장은 로드점과 마트점을 포함해 총 418곳으로 향후 5년 내로 약 300점까지 점포 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예상 오프라인 로드점 매장수는 317곳이다.


이와 반대로 2020년까지만 해도 3곳에 불과했던 메가스토어는 현재 22곳으로 늘어났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A구역에 매장3곳이 있었다면 이제는 이를 하나의 매장으로 통합해 한 곳에서 더 다양한 상품군을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게 됐다”며 “동시에 고정비용을 축소하는 효과까지 얻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비즈니스 환경 급변 대응 전략... 실적 턴어라운드 목표


롯데하이마트의 이같은 변신은 유통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 전략의 성격을 갖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 8875억원, 영업이익 3억원, 당기순손실 28억원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영업이익이 10.05%, 99.09%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익은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을 상세히 살펴보면 영상가전에서 1076억원, 백색가전(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에서 4623억원, IT가전 1697억원, 생활∙주방가전에서 2125억원으로 구성됐다.



최근 5년간의 롯데하이마트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액과 이익률이 동시에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매출액과 이익률의 동반 감소는 기업에게 '위험한 시그널'이다. 

 

메가스토어는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하기 위한 전략이다. 메가스토어에는 기존의 가전제품 말고도 가구, 운동기구, 주방용품, 패션 잡회, 식품, 뷰티제품도 진열돼 있다. 이를 통해 매출을 증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메가스토어라는 기존의 매장들을 통합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광교아울렛점. [사진=롯데하이마트]

◆자체 PB‘하이메이드’, 매출액 연평균 25%↑


롯데하이마트는 ‘하이메이드(HIMADE)’라는 이름의 자체 PB브랜드도 내놓았다. 이를 위해 2020년 조직개편을 통해 ‘하이메이드’ 개발 관련 부서를 자체 브랜드 개발팀으로 승격시키기도 했다.


하이메이드는 국내외 여러 기술력을 가진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캐리어(Carrier), 신일전자 등과 냉방 가전을 선보였고 코지마, 제스파와 협업해 안마의자를 출시했다.  

 

롯데하이마트 직원이 ‘하이메이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롯데하이마트]

이같은 롯데하이마트 전략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하이메이드’의 매출액 연평균증가율(CAGR)은 25%에 이른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지난달 1일부터 18일까지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된 에어컨, 선풍기 등 하이메이드 냉방가전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0% 늘었다”고 밝혔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하이메이드’제품의 라인업 확대를 이어갈 것”이라며 “중소형 가전제품에서 대형 가전제품까지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메가스토어 전략은 롯데하이마트에 제2도약을 가져다줄까? 


롯데하이마트의 핵심 경쟁력(core competency)은 '여러 회사의 가전제품들을 한 곳에서 보여주는 숍'을 의미하는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이다. 다시 말해 롯데하이마트는 고객이 여러 가전 매장을 돌아다니며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하는 불편함을 덜어주며 대성공을 거두었고 2012년 롯데그룹(롯데쇼핑)에 인수되면서 '롯데 시너지'에 힘입어 다시 한번 퀀텀점프했다. 그렇지만 2018년 매출액 4조1127억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이커머스 공룡' 쿠팡이 여러 가전 제품들을 비교 검색하게 해주며 고객을 끌어 모으던 시기와 일치한다. 결국 롯데하이마트의 미래는 고객의 또 다른 '충족되지 않은 니즈'(unmet needs)를 얼마나 채워줄 것인 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맨' 황영근 대표이사, 메가스토어 전략 이끌어 


메가스토어를 핵심으로 하는 신전략은 지난 2020년 황영근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본격화됐다. 황영근 대표는 1992년 롯데그룹에 입사한 ‘롯데맨’으로 롯데쇼핑 가정부문장, 생활가전 부문장을 역임했고 롯데하이마트로 옮겨 영업본부장을 거쳤다.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애사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B2B(기업간거래)부터 소비자 대응까지 실무지식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진=롯데하이마트]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3분기에는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매출액 1조1298억원, 영업이익 69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4분기에도 지난해 낮은 기저를 감안할 경우 실적회복가능성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orca@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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