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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새 주인' 찾기 고민 되네...실적UP으로 몸값 껑충

- 현대차∙포스코∙CJ 인수후보 거론... 각사 "검토하고 있지 않아"

  • 기사등록 2021-08-29 19: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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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의 HMM(대표이사 배재훈) '새 주인 찾아주기'가 난항을 겪고 있다. 조선업 턴어라운드로 역대급 실적을 갱신하면서 HMM 덩치가 커졌기 때문이다.


HMM 선박이 화물을 싣고 항해하고 있다. [사진=HMM]  

◆HMM 주요 주주 지분 36% 달해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M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24.96%)이다. 이어 신용보증기금(7.11%),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진흥공사(3.44%) 등이다. 세 기관 지분의 합만 35.51%에 달한다.


HMM 지분 현황. [이미지=더밸류뉴스]

앞서 산업은행은 6월 HMM의 3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주식(6000만주)으로 전환했다. CB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사전에 정해놓은 주식 전환가격보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평가 차익을 내고, 주가가 내릴 경우 확정 금리만 받는 채권이다.


CB 전환 후 산은의 HMM 지분율은 12.94%에서 24.96%로 늘었다. HMM은 CB 발행 당시 전환가액을 액면가인 주당 5000원으로 책정했다. 현재 HMM의 주가는 주당 4만원 수준으로 올라 산업은행은 2조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의 이번 주식 전환으로 HMM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HMM, 2Q 영업익 1.4조…또 다시 사상 최대


특히 조선업 업황 턴어라운드로 HMM이 연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산업은행이 HMM을 매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HMM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6조4133억원, 9808억원, 1240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16.33% 증가하고 영업손익과 당기순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도 15.29%로 큰 폭 올랐다.


HMM 연간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올해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9067억원, 1조3889억원, 2105억원으로 전년비 111.38%, 901.37%, 649.11%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분기에 첫 1조원을 상회한 이후 2분기에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3조3789억원, 1조7912억원, 1조707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는 전년비 96.62%, 546.41%, 6839.84% 급증하게 되는 것이다. 


HMM 최근 1년 주가 추이. [이미지=네이버 증권]

주가 역시 1년도 안돼 10배나 올랐다. HMM은 지난해 8월 27일 52주 신저가(5320원)를 기록했으나 올해 5월 28일 52주 신고가(5만1100원)를 갱신했다. 이날은 4만950원으로 전일비 0.74%(300원) 올라 마감했다.


이처럼 HMM의 가치가 최고에 오른만큼 매각 적기라는 평가가 나오나, 도리어 높아진 가격이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은이 보유한 HMM의 주식 4119만9297주를 현재 주가(약 4만원)로 환산하면 1조6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와 함께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합쳐질 경우 매각 규모는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배재훈 HMM 사장. [사진=HMM]

◆현대차∙포스코∙CJ, 인수 후보로 떠올라…각사 “검토 안 해”


매각 금액이 2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인수 능력이 되는 현대차그룹, 포스코, SM그룹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그룹(회장 정의선)의 경우 자회사 현대글로비스와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생산한 차를 해외로 수출해야하는데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와 조립반제품(CKD)을 해외로 운송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의 올해 2분기 기준 현금(및 현금성 자산)은 11조원에 달해 인수 자금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현대차그룹 측은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포스코(회장 최정우) 역시 HMM 인수 후보로 떠오른다.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는 원료부터 철강제품까지 배로 운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2분기 기준 현금(및 현금성 자산)은 4조원으로 실탄이 부족하진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포스코 역시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HMM 인수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CJ그룹(회장 이재현)도 물류 그룹 확장에 HMM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CJ는 CJ대한통운을 계열사로 두고 있어 HMM을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SM그룹(회장 우오현)은 한때 HMM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했으나 최근 쌍용차 인수에 적극 뛰어들면서 HMM 인수후보군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SM그룹은 최근 국내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쌍용차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예비실사 참여에 필요한 정보이용료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SM그룹은 1조 원가량 자금동원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올해 하반기부터 HMM 영구채 물량을 매각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HMM 영구채 매각과 관련해 검토한 사실이 없다”며 “HMM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서도 검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동걸 회장 또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HMM 매각을 결정하겠으나 결정된 것은 없다”며 “향후 일부만 팔 것인지 통째로 팔 것인지, 민간에 완전히 넘길 지 등은 혼자 결정할 수 없어 유관기관과 협력을 통해 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HMM 매각이 당장 급한 일이 아닌만큼 산업은행이 시간을 두고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매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이 없으나, 향후 본격적으로 HMM이 매물로 나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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