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행장 이승열)이 국내 시중 은행 가운데 직장인들의 퇴직연금을 운용해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지난해(2023. 1~12월) 퇴직연금 평균 운용수익률은 5.44%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은행(5.19%), KB국민은행(5.17%), 우리은행(4.84%), KDB산업은행(4.73%) 순이다.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퇴직금)를 증권사, 보험사, 은행 등의 금융사(퇴직연금사업자)가 운용하는 제도이다.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면서 금융사들이 고객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퇴직연금의 유형으로는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을 퇴직급여가 근무 기간과 평균 임금에 따라 사전에 확정되는 확정급여형(DB·Defined Benefit), 사용자가 해마다 근로자 연간 임금의 12분의 1 이상을 부담금으로 납부하고 근로자가 적립금 운용방법을 정하는 확정기여형(DC·Defined Contribution),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은 퇴직금을 자기 명의의 퇴직 계좌에 적립해 연금 등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개인형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의 3가지로 나뉜다. 2020년 12월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255조5000억원) 중 DB형(60.2%)이 압도적이고, 이어 DC형(26.3%), IRP형(13.5%) 순이다.
◆하나은행, 전통의 '퇴직연금 명가(名家)' 굳혀... 5.44%
1위 하나은행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5.44%이다. IRP형(6.32%) 운용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DC형(5.45%)도 양호했다. 요즘 시중은행의 평균 예금 이자율(3.63%) 보다 2%p 가량 높은 수익률을 거두었다.
하나은행은 전통적으로 퇴직연금 운용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핏연구소가 그간 진행한 퇴직연금운용수익률(은행 부문) 조사에서 하나은행은 2021년 1위(2.07%), 2022년 9위(-0.40%)를 기록했다가 이번에 다시 1위로 올라섰다.
하나은행은 2021년 은행권 최초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다. 2022년에는 ETF 분할매수시스템을 도입했고, 지난해 ETF 당일매매거래를 시행했다. 이밖에 은행권 최초 원금보전추구형 ELB를 출시한데 이어 현재까지도 은행권 퇴직연금에서는 유일하게 채권직접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핵심운용 전략으로 글로벌 분산투자와 장기 적립식 투자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수년전부터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TDF(목표일 연령별 펀드) 상품과 더불어 해외펀드를 포함한 우량 투자상품 비중의 확대를 위해 하나은행의 상품 관리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고객 선택지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2위(5.19%), DB형(4.67%) 부문 1위, 3년 이상 중장기 부문도 1위
2위 신한은행(행장 정상혁)은 평균 운용수익률 5.19%를 기록했다. DB형에서는 2위(4.67%)를 기록했고 DC형(5.20%) 3위, IRP형(5.71%) 3위로 모든 항목에서 골고루 양호했다.
버핏연구소가 그간 진행한 퇴직연금운용수익률(은행 부문) 조사에서 신한은행은 2021년 2위(2.03%), 2022년 8위(-0.32%)를 기록했다가 이번에 2위에 올랐다.
신한은행의 퇴직연금수익률은 연간 단위보다는 3년 이상의 중장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원리금비보장 12개 부문 중 △DB형 5·7·10년 △DC형 7년 △IRP형 3년·10년 항목에서 1위를 달성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원리금비보장 수익률 부분 12개 중 6개 부분에서 1위를 달성하고 4개 부분에선 2위를 기록했다”며 “퇴직연금 중·장기 수익률 관리에서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이 가장 우수한 순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로 운용되는 퇴직연금에서 장기수익률은 안정적인 자산운용에 대한 척도로써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고객관리 센터, 찾아가는 전문가 컨설팅, 비대면 수익률 관리 서비스, 연금케어 등 퇴직연금 고객 전용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시행하 은행권 최초로 적립금 40조원을 넘어섰다.
◆3위 국민은행(4.67%), DC, IRP 부문에서 각각 2위
3위 KB국민은행(행장 이재근)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4.67%이다. DB형, DC형, IRP형의 운용수익률이 각각 4.53%(공동 3위), 5.22%(2위), 5.77%(2위)를 기록했다.
버핏연구소가 그간 진행한 퇴직연금운용수익률(은행 부문) 조사에서 KB국민은행은 2021년 3위(1.78%), 2022년 10위(-0.42%)를 기록했다가 이번에 3위에 올랐다.
KB국민은행의 강점은 '국내 1위 은행'이 갖고 있는 폭넓은 영업점과 PB센터 네트워크이다. KB국민은행은 전국 모든 영업점에 ‘퇴직연금 전담직원’을 배치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DC형과 개인형IRP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일대일 맞춤형 ‘퇴직연금 자산관리 컨설팅 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어 4위 우리은행(대표이사 조병규)의 운용수익률은 DB형 4.53%, DC형 4.74%, IRP형 5.26%으로 평균 4.84%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수익률 4.71%, 2022년(0.07%) 대비 개선
국내 은행 ‘빅4’의 평균 퇴직연금 운영수익률을 살펴보면 하나은행(5.44%), 신한은행(5.19%), KB국민은행(5.17%), 우리은행(4.84%)순이었다.
국내 은행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4.71%였다. 부문별 운용수익률을 살펴보면 DB형 4.18%, DC형 4.57%, IRP형 5.38%이다. 특히 은행 '빅4'(하나∙신한∙KB국민∙우리은행)의 운용수익률은 DB형 4.57%, DC형 5.15%, IRP형 5.77%으로 평균 5.16%을 기록했다.
버핏연구소의 퇴직연금운용 수익률 조사는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다. 2022년의 퇴직연금운용 수익률 순위를 살펴보면 1위 IBK기업은행 0.64%, 2위 광주은행 0.61%, 3위 BNK부산은행 0.44%, 4위 BNK경남은행 0.23%, 5위 NH농협은행 0.18%, 6위 KDB산업은행 0.10%, 7위 우리은행 0.10%, 8위 신한은행 -0.32%, 9위 하나은행 -0.42%, 10위 KB국민은행 -0.42%순이었다. 주식 시장 침체로 운용 수익률이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평균 수익률은 0.07%였고 DB형 1.39%, DC형 0.36%, IRP형 -1.55%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