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최근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는 상황에서 미국발 반덤핑 관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를 겪은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증권가에서 내놓고 있는 한국타이어 2분기 실적 전망은 양호하다.
23일 네이버 증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올해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7475억원, 1766억원, 1393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8.08%, 151.93% 증가하고 당기순손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미국, 유럽 등에서 이동 수요가 늘며 중고차, 신차, 렌터카 등 타이어 수요가 증가했다. 이 영향으로 한국타이어의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연초부터 내연기관 중고차 구매가 늘고 있다. 이에 고수익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교체용타이어(RE)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자동차 업체들의 신차 생산이 수요를 하회하고 있어, 구조적으로도 RE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국타이어는 주행거리 증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정상화 등으로 하반기에도 RE와 신차용타이어(OE) 수요는 모두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고인치 타이어 판매 확대, 9월 이후까지 이어지는 주요 업체들의 가격인상, 전기차 전용타이어의 수주 및 탑재 증가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산 반덤핑 관세 낮아져 리스크 ↓
지난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산 타이어 덤핑 판매로 미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고 판결했다. 이에 미 상무부의 한국산 타이어 수입에 대한 반덤핑 관세가 우려됐으나, 최종 관세율(27.05%)이 기존의 예비판정 관세율(38.07%) 보다 낮아져 실적 부담이 줄었다.
증권가는 관세율 조정 후 연간 관세 부담 추정액이 약 1520억원에서 1000억원 규모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한국타이어는 관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미국 수출 비중을 늘리고 미국 테네시 클락스빌 공장 2단계 증설을 진행한다. 이에 연간 타이어 생산 규모는 기존 550만본에서 1100만본으로 2배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또 다른 리스크로 거론됐던 원자재 가격 상승도 타이어 가격 인상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타이어 주재료인 고무 가격이 1년새 약 2배 가까이 올랐다. 이에 한국타이어는 5월 미국 상업용 타이어 가격을 최대 5% 인상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의 원자재 투입가격이 전분기비 7.4% 증가하나 가격 인상이 이를 대부분 상쇄할 것”이라며 “판매량도 교체용 타이어 수요 호조로 전분기비 2.3% 증가한 2340만본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지속됨에 따라 원재료(고무) 가격이 추가 상승하더라도 제품가격에 가격전가가 가능하며,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스프레드 개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형제의 난’ 진행中…소송에도 경영권에 영향 주지 않을 듯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사명을 바꾼 후 한국앤컴퍼니로 또 다시 변경했다. 한국앤컴퍼니는 지주회사이며 한국타이어 지분 30.67%(올해 1분기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앞서 지난해 6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자신의 한국앤컴퍼니 지분(23.59%)을 전량 양도했다. 이에 조현범 사장은 기존 지분 19.31%에 조양래 회장 지분을 합쳐 42.9%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올해 1분기 기준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은 19.32%,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0.83%, 차녀 조희원씨는 10.8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조양래 회장의 지분 양도 이후 조희경 이사장과 조현식 부회장이 연합해 조현범 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저지했다. 이른바 ‘형제의 난’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 조희경 이사장은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을 선임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청구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나, 결과가 현재 조현범 사장의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조양래 회장이 이미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을 양도했고, 올해 1분기 기준 조현식 부회장, 조희경 이사장, 조희원씨 지분의 합(30.97%)보다 조현범 사장(42.9%)의 지분이 11.93% 앞서기 때문이다.
이번 2분기의 양호한 실적 전망도 조현범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