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논란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사퇴했다. 남양유업이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지 20여일만이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논란 등 앞선 일련의 사건들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4일 홍원식 회장은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고 분노했을 모든 국민들과 자사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홍 회장은 남양유업의 크고 작은 논란들에 대해 소화를 밝혔다. 그는 “2013년 회사의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마약)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기위해 남양유업의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아울러 자녀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성 상무(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는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를 등교시키는 등 회삿돈을 개인적 용도로 유용했다는 의혹으로 지난달 보직 해임됐다.
홍 회장은 마지막으로 “저의 사퇴를 계기로 남양유업 가족들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거둬 달라”며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 갈 직원들을 다시 한번 믿어주고 성원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 역시 이번 ‘불가리스’ 사태로 전일 임직원에 이메일을 보내 사의를 밝혔다.
앞서 지난달 13일 남양유업은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일부 편의점, 마트 등에서 불가리스가 품절되고 주가도 폭등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인체 대상의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했다. 또 남양유업 세종공장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에 영업정지 2개월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