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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으로 발 돌린 시중 자금···투자 광풍 등 돌리나

- 넘치는 유동성 자금 은행으로 ‘머니무브’···요구불예금 두달새 30조원

  • 기사등록 2020-10-12 17: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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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현일 기자]

부동산과 주식 시장으로 쏠렸던 시중 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머니무브(자금 대이동)’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며 국내외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증시 조정 또한 머니무브를 견인한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진=더밸류뉴스(픽사베이 제공)]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요구불예금 잔액은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된 최근 두달(8·9월) 간 30조원가량 증가했고,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의 지난달 요구불예금 잔액은 552조5864억원으로 전월비 15조9186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 전월비 24조7380억원 폭증하며 이후 6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가 진정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였던 7월, 요구불예금은 11조원가량 빠졌다. 시장이 살아나며 각종 투자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SK바이오팜(326030)의 청약 열풍과 대형 공모주 이슈 등으로 투자 광풍이 일었고, 부동산에서는 집 값 폭등에 따라 패닉바잉(공황구매)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재확산을 시작한 8월 요구불예금 잔액은 다시 13조3000억원가량 증가했고, 거래량이 감소하며 코스피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업계에서는 활황이던 증시가 8월 중순께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 조건 없이 지급하는 예금으로, 안전하면서도 현금화가 쉬운 장점이 있어 대기성 자금의 성격을 지닌다.


5대 시중은행 요구불예금 잔액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최근 초저금리 기조에도 은행들의 정기예금과 요구불예금이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이 길어지며 대기성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열풍이 열을 내리고, 부동산 정책으로 젊은 층의 패닉바잉 현상이 주춤해진 점 역시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어 정부의 증시 조정에 따라 갈 곳 잃은 뭉칫돈과 카카오게임즈(293490),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공모주 청약 환불금의 일부가 유입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농협은행의 한 창구에서 은행원이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NH농협은행 제공)]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의 증가세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은행의 9월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비 4조2587억원 증가했다. 이어 △KB국민은행(105560)(2조7594억원) △신한은행(055550)(2조4422억원) △우리은행(316140)(1조2170억원) 순이다.


일각에서 현재 요구불예금으로 유입되는 시중 자금은 수익을 쫓아 움직이는 일종의 ‘스마트머니’라는 의견이다. 스마트머니는 고수익의 단기차익을 노리고 신속하게 이동하는 자금을 일컫는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은행으로의 머니무브 현상역시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이후는 기존 주도주들의 조정이 나타나며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4분기는 내년을 바라보고 주식시장의 투자를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lleyway9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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