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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M&A시장, PEF 통한 재무적 투자로 ‘不戰而勝(부전이승)’ 노린다

- 인수기업 시장 관심 줄이고 주가 하락 막을 수 있어

- 매각기업 투자지분 만큼 유한책임과 경영 개선 효과 극대화

- 막대한 자금력 효과

  • 기사등록 2020-10-12 14: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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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권용진 기자]

‘不戰而勝(부전이승)’은 손자병법에서 가장 유명한 병법으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미이다. 


최근 M&A(인수합병)시장에서 기업들의 전략은 손자병법의 부전이승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업은 원하는 매물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인수합병을 시도하지 않는다. 다만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를 앞세워 대신 인수합병을 진행하게 한 뒤 사모펀드에 간접투자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는 기업 스스로가 전면전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도를 보여준다.


[이미지=더밸류뉴스]

지난달 23일 롯데정밀화학(004000)은 두산솔루스(336370)를 인수한 PEF 스카이레이크가 설립한 ‘스카이스크래퍼 롱텀 스트래티직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290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스카이레이크가 두산솔루스 주식 52.93%(경영권 포함) 취득에 7000억원이 필요했기 때문에 롯데정밀화학은 약 22%의 지분을 취득했다고 할 수 있다.


롯데지주(004990)는 초기 두산솔루스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지만 결국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러한 행보는 전면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보다 PEF를 앞에 세워두고 간접적인 투자를 노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산그룹의 계열사와 더불어 아시아나항공(020560) 등의 기업들이 인수기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더밸류뉴스는 기업들이 M&A보다 PEF를 통한 간접투자를 선호하는 3가지 이유를 찾아봤다.


인수기업 시장 관심 줄이고 주가 하락 막을 수 있어


첫번째로 PEF를 통하면 기업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주가하락에 대한 우려를 감소시킬 수 있다. 


실제로 M&A 진행 시 인수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12월부터 금호산업(002990)의 아시아나항공과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이때 현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부터 계약 종결선언까지 모든 진행과정에 대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으로 회사의 약점이 돋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인수기업 입장에서는 관심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미지=더밸류뉴스]

또한 이러한 관심은 주가에 반대로 반영된다. 일반적으로 M&A를 진행하면 인수예정 기업은 매각 대상 기업의 재도약을 위한 경영관리와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에 악재로 여겨진다. 이에 투자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인수예정기업의 주가는 하락하게 된다.


현산의 경우도 동일했다. 현산의 주가는 계약진행 중에는 하락하는 추세였으나, 8월 말 아시아나와 계약 해지 직후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 때 3개월 신고가(2만6600원)을 기록했다. 


8월 26일 라진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A 무산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반환소송에 따른 계약금 2500억원을 포기하더라도 멀티풀 개선에 따른 적정가치가 상향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M&A는 인수기업에 있어 불확실성과 투자에 따른 이익잉여금의 감소 우려가 존재해, 기업은 매물에 대한 확신 없이는 인수합병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매각기업 투자지분만큼 유한책임과 경영 개선 효과 극대화


두번째는 매각기업에 대한 유한책임과 PEF의 뛰어난 경영개선능력을 이용할 수 있다. 


PEF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재무적 투자자(FI)의 역할만 부여된다. 즉 단순히 펀드출자자로서 투자한 금액만큼 책임을 지는 유한책임사원의 위치에 있게 된다.


재무적 투자자란 기업에서 자금이 필요할 경우 사업의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수익만을 목적으로 투자자금을 조달해주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상 경영에는 참여할 수는 없다.


일정한 책임만 요구되지만 기업이 다시 정상화되거나 개발 사업이 성공했을 때 이익을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의 규모는 작아지고 예상수익률은 개선된다. 


또한 기업은 재무적 투자자로서 경영에 참여할 수 없지만 대신 PEF운용사가 직접 매각기업의 경영에 참여한다. 구조조정과 재도약에 있어 PEF의 경영방식은 업계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IMM PE(프라이빗에쿼티)는 할리스커피 매각 본 계약을 KG그룹과 체결했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IMM PE는 투자원금 대비 2배에 가까운 엑시트(EXIT) 성과를 거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매입가 450억원과 유상증자(370억원)로 투자총액은 약 820억원이지만 지분매각, 배당, 자본재조정 등으로 약 2000억원에 달하는 매각대금을 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기업가치 상승은 IMM PE의 공격적인 경영능력이 덕분이라는 평이다. 핵심 운용역인 김유진 상무를 할리스커피 대표이사로 파견하는 등 경영체질 진행했다. 그 예로 유동인구가 높은 상권에 직영점을 내고, 1인 좌석 설치, 드라이브 스루 등 상권 특색에 맞춘 맞춤형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막대한 자금력 효과

 

올해 주요 PEF M&A 현황. [이미지=더밸류뉴스]

세번째로 PEF의 막대한 자금력 때문이다. 올해 인수합병에 나온 매물에 대한 인수전에 다수의 PEF들이 참여했다. 지난달 25일에 대한항공은 기내식·기내면세 사업부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최근 두산인프라코어(042670)의 예비입찰에는 중견 사모펀드 8곳이 참여해 MBK파트너스, 글래우드PE, 이스트 브릿지 등 3곳이 쇼트리스트(적격인수후보)에 올랐다. 


이처럼 M&A시장에서 PEF는 일반 기업들과 견주어 경쟁력이 있는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이들의 막대한 자금력과 관련이 있다.

 

올해 PEF 월별 자금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 PEF펀드 운용사의 경영능력이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PEF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9월 말 PEF펀드의 자금은 2조8530억원으로 올해 초 대비 2.72%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부실기업들의 매각이 많아질 전망이다. 이에 향후 더 많은 투자자들은 경영개선능력이 뛰어난 PEF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 펀드 등 사모펀드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사모펀드인 PEF의 긍정적인 순자산 추이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사모 펀드에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가 존재한다. PEF의 목적은 대부분 ‘엑시트(투자금 회수)’다. 반면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는 주식ㆍ채권을 비롯해 다양한 대체투자를 벌여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 펀드 등 올해 문제가 발생한 것은 대부분 전문투자형이었다.


danielkwon1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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