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은 실적이 부진한 해외 사업을 정리해 사업 정상화에 나선다. 태국 공항 내 인도장을 확보하지 못해 정상적인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19 영향까지 받아 사업 정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태국 법인 정리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상반기에도 대만 법인을 정리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이 태국 법인을 청산하게 된 원인은 태국 공항 내 인도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항 인도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구매자가 출국하면서 수령해야 하는 수입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7년 태국 방콕의 RCA거리에 위치한 ‘쇼디씨’에 시내면세점을 열며 태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물품 인도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수입품 판매를 하지 못했다. 이에 롯데 방콕 면세점은 거의 매출이 없는 상태였다.
이 같은 상황은 태국 현지 업체 ‘킹파워’의 독차지로 벌어졌다. 통상적으로 동남아 시장 현지 업체는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킹파워’는 태국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현지 면세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태국 방콕 수완나품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입찰에 도전했다. 그러나 입찰에 나온 모든 공항을 킹파워가 독차지하면서 롯데면세점은 공항 사업권을 따내지 못했다.
또한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도 이번 사업 정리의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태국 현지 관광객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면세점의 사업성도 떨어졌다.
롯데면세점은 정상적 유통망을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매출까지 급감하자 사업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국에서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사업을 정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1조4529억원, 영업손실 73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하반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향후 롯데면세점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해외 사업을 정리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전략을 추진해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