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6개 사업권이 또다시 유찰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면세점 업계는 임대료 부담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22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재입찰이 참여 부진으로 6개 전 사업권이 모두 유찰됐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재입찰에 나섰다. 올해 1월 공고된 1차 입찰 8개 사업권 중 유찰된 6개 사업권 총 33개 매장(6131㎡)을 대상으로 재입찰을 공고한 것이다. 대상은 일반 대기업 사업권 4개(DF2·DF3·DF4·DF6)와 중소·중견사업권 2개(DF8·DF9)였다.
국내 ‘빅4’ 면세점 중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재입찰에 참여했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번 입찰에 불참했다. 롯데면세점과 DF3·4등 2개 구역, 신세계면세점은 DF6 등 1개 구역에 지원하며 입찰에 참여했지만 서로 다른 사업권에 입찰해 최종 유찰됐다.
공항 면세점 사업권은 경쟁 입찰 방식으로 선정되는데, 1개 구역에 2개 이상의 사업자가 입찰하지 않을 시 자동으로 유찰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재입찰 공고를 내면서 계약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면세업계 상황을 고려해 최저수용가능금액을 1차 입찰 때보다 30% 낮추고, 여객 수요가 60%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임대료를 매출액에 연동해 받는 매출연동제도 실시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평가 방식도 일반 대기업은 사업제안서 60%+입찰가격 40%, 중소 및 중견기업은 사업제안 80%+입찰가격 20%로 가격평가 비중을 낮춰 가격 제안 부담을 완화했다
그러나 면세업계는 입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업황이 극도로 나빠져 임대료 부담을 느낀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회복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면세점들은 외형 확대보다 경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면세점 매출(1월~7월 누적)은 8조 58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23% 줄었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 모두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각각 735억원, 964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영업손실 694억원을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상반기 영업손실 1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24% 감소해 영업손실이 소폭 축소됐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세계 각국 입국제한 조치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 사업권 유찰 사태가 발생하면서 인천공항의 고민이 깊어졌다. 인천공항은 입찰 조건을 재검토해 23일 재공고를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