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업의 채용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정시 채용보다 상시 채용 비중을 늘리고 언택트(비대면) 면접을 추진하는 등 고용시장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LG, 상시 채용·인턴십으로 인재 선발 방식 전환
9일 LG는 올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종전 상∙하반기 정기 채용에서 연중 상시 선발체계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특히 신입사원의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LG는 “지원자들이 희망하는 직무에 지원하는 상시 채용 방식과 채용 연계형 인턴십이 자리 잡게 되면 지원자가 원하는 업무와 현업 부서의 직무가 맞지 않는 문제가 해소되어 1년 이내 퇴사하는 신입사원 비율을 낮추는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LG는 신입사원 선발 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하게 될 채용 연계형 인턴십도 평균 4주 정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회사는 지원자들의 적합성을 미리 확인하고 지원자들은 직장으로서의 회사와 희망 직무를 경험할 수 있어 향후 계열사별로 점차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프라인으로 실시해오던 인적성 검사도 9월부터 전면 온라인방식으로 전환한다. 인성 검사 문항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적성 검사 문제 유형은 온라인에 최적화해 응시 시간도 기존 3시간에서 1시간대로 단축될 전망이다.
LG는 LG화학이 이달 전지사업본부, 생명과학사업본부 채용 연계형 인턴십 공고를 내는 것을 시작으로 코로나19로 영향을 받았던 상반기 채용을 포함해 하반기에 상시 채용으로 인재 확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LG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 환경과 수요에 맞춰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현업 부서에서 필요한 인재를 즉시 뽑는 속도감 있는 채용 제도로 전환한 것”이라며 “이러한 인재 채용 방식의 전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삼성∙현대차∙SK 등 채용 혁신 추진
이날 공채를 폐지하기로 한 LG와 함께 최근 들어 국내 대기업들은 상시채용으로 채용방식을 변경하고 있다.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LG보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직무 중심의 수시 채용을 도입했다. 현대차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인재 선발 방식을 '직무 중심 상시 공채'로 전환했다.
SK의 경우 올해부터 향후 3년간 순차적으로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해부터 정기공채를 폐지해 부문별로 상시 채용하고 있다. KT도 올해부터 매년 두 차례 진행하던 신입사원 정기 채용을 폐지하고 '수시 인턴 채용제'를 도입했다. CJ도 지난해에는 상반기 그룹 공채를 실시했으나 올해는 계열사별로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채용절차도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언택트가 보편화되면서 필기시험, 면접 등에서도 비대면 시험을 도입하고 있다. SK는 오프라인으로 필기시험을 쳤지만 주요 계열사인 SK텔레콤이 비대면 그룹 소통 방식인 ‘인:택트(Interactive Untact 비대면 그룹 면접)’ 면접을 6월 중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도 챗봇을 도입한 화상면접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창사이래 처음으로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삼성은 온라인 시험 응시자들에게 개인정보보호용 신분증 가리개, 스마트폰 거치대, 영역별 문제 메모지 등 이번 시험 사용될 도구를 담은 키트를 제공했다. 응시자들은 지원 회사의 시험 날짜에 맞춰 응시 프로그램에 접속해 시험을 마쳤다.
대림 또한 하반기 신입 공채 면접전형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한다. 대림은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서류 전형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1차 채용 면접 전형을 진행했다. 2차 면접 전형도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업들은 채용을 하는 과정에서 언택트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면접 외에도 온라인 설명회, 인공지능(AI) 면접 등이 최근 들어 떠오르고 있으며 코로나19가 이를 가속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