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연간 무역액 1조달러(약 1238조원)를 기록해왔지만 올해는 1조달러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수출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1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연간 무역규모는 통관 기준 약 9500억달러(약 1166조원)로 전년비 9.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연간 수출규모와 수입규모도 각각 4960억달러, 4540억달러로 전년비 8.5%, 9.8% 줄어들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무역액은 수출과 수입액을 합친 수치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수출이 10년 만에 두 자릿수 비율로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비 10.3% 감소한 5424억1000만달러(약 671조원)를 기록했다. 이 같은 두 자릿수 감소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13.9%) 이후 처음이다.
수입 역시 전년비 6.0% 줄어든 5032억3000만달러(약 622조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수입과 수출을 합친 총 무역액은 1조456억달러(약 1294조원)를 기록하며 3년 연속 1조 달러를 넘었다.
그러나 올해 1월 이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속도로 퍼지면서 수출이 직격탄을 받아 올해 무역액 1조달러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통관 기준 3월의 수출은 0.7% 감소했고 4월에는 24.3%(일평균 -17.4%) 줄어들며 감소 폭이 확대됐다. 지난달에는 99개월 만에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되기도 했다.
다만 한은은 내년에 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되고 세계 경제가 안정세에 접어들면 한국의 연간 무역액이 1조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내년 수출 규모는 5450억달러(약 674조원)로 9.9% 증가하고 수입규모는 5000억달러(약 619조원)로 10.1%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총 무역액은 1조45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연간 경상수지는 570억달러로 지난해 600억달러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경상수지 전망치는 550억달러다.
한은은 "각국 경제 활동이 점차 재개되면서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수출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