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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렘데시비르보다 코로나에 강한 물질 찾았다…파스퇴르 개발 박차

- 나파모스타트, 렘데시비르보다 코로나19 치료 효과 600배 높아

- 인간 폐세포 실험서 효능 확인…임상시험 들어가

  • 기사등록 2020-05-15 1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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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국내 연구진이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력한 치료제 후보인 ‘렘데시비르’보다 600배 강력한 약물을 발견했다.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국내 코로나19가 이태원 클럽발로 다시 재확산되고 있는데 이번 발견으로 새로운 코로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4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항응고 및 항염증 치료 성분인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매우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파모스타트는 혈액 응고를 막아주고 급성 췌장염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이미 2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가 지원하는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이미 허가되었거나 개발 단계의 약물 중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약물 재창출’ 연구를 지난 2월부터 수행해왔다. 


이번 연구 결과로 나파모스타트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사용이 승인된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보다 효능이 수백배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렘데시비르는 다국적 제약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유력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다.

 

연구소에 따르면 나파모스타트는 세포배양 실험을 통해 분석한 약 3000여종의 약물 중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가장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였다. 렘데시비르와 비교해서 효능이 600배 가량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진=더밸류뉴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제공)]

연구소는 최근 독일 연구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때 뾰족한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TMPRSS2’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작용한다는 것을 참조해 TMPRSS2 억제 약물인 ‘나파모스타트’의 효능을 연구해 왔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에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원숭이의 신장 세포 대신 사람의 폐세포를 직접 활용해 항바이러스 효능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비교 검증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나파모스타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진입하려면 수용체 ACE2와 단백질 분해효소 TMPRSS2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에 붙고 세포막 융합을 위해서는 TMPRSS2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이 TMPRSS2를 억제해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을 막는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12일(현지시각)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됐다. 관련 특허는 지난달 20일 출원했다. 이번 나파모스타트 발견으로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급성 폐렴 증상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나파모스타트는 급성 호흡곤란증후군과 연관된 혈전을 제거하는 항응고제로 코로나19 폐렴의 주요 병리인 혈전 등의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28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를 방문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류왕식 연구소장이 약물재창출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과기정통부 제공)]

이 결과는 세포실험으로 확인한 수준이기 때문에 효능을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파스퇴르연구소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경상대학교병원 등 10개 병원이 참여한 연구자임상시험(총괄책임 경상대병원 감염내과 배인규 교수)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거쳐 진행 중이다. 만약 이 임상에서 효능이 확인되면 실제 치료제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뿐 아니라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이 약물의 효능을 주목하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코로나19 치료 가이드라인 심사단은 현재 렘데시비르에 대해서만 산소요법이 필요한 중증 입원환자에 한해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클로로퀸이나 칼레트라 등 나머지 약물에 대해서는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거나 사용 추천을 유보하고 있다.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은 “최근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보다 세포 수준에서 수백 배 높은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인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종식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파모스타트는 원래 항응고제로 사용되어온 약물이므로 코로나19에 의한 혈전 등 폐렴 증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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