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0위 내에 속한 주요 기업 중 10곳 가운데 8곳에서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100대 기업 가운데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64곳 중 84.4%인 54곳(적자 전환·적자 확대 포함)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두 달 만에 1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증권사별 평균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4352억원으로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6조8013억원) 대비 5.4%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6조2333억원) 대비 3.2% 증가했으나 일부 증권사에서는 삼성전자가 전년비 역성장할 것으로 보는 곳도 있다. DB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5조9000억원으로 전년비 4.6%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수요 둔화가 3월 이후 영향을 끼치면서 스마트폰, TV 및 디스플레이 부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5922억원에서 4565억원으로 22.9% 줄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동기(1조3665억원)보다 66.6%나 급감한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하향은 코로나19에 의해 촉발된 글로벌 경기둔화가 하반기 스마트 폰, PC 등 IT 세트 수요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는 자동차, 항공, 유통 등 거의 전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948억원에서 9264억원으로 15.4% 감소했고 기아차(-11.4%) 역시 영업이익 전망치 하락률이 두 자릿수를 넘었다. 대한항공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두 달 만에 94.2%나 급락하며 시총 100대 기업 중 가장 큰 폭으로 낮아졌다.
그 외 현대제철(-61.2%), 포스코(-27.0%) 등 철강 기업과 전기차 배터리 유망주인 삼성SDI(-58.5%), LG화학(-44.3%)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대폭 하향됐다. 이 밖에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Oil)은 1분기 실적이 적자 전환으로 전망됐다.
이 기간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하이트진로(15.7%)와 농심(10.3%), 카카오(1.3%) 등 10곳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