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국내 1위 보험회사인 삼성생명의 주가가 3만3950원으로 마감했다. 연초대비 반토막이고, 역대 최고가였던 2017년 11월(13만8500원)에 비해 4분의 1토막이다. 보험사들이 저금리 시대에 취약하다는 것을 감안해도 삼성생명 주가의 하락폭은 너무 크다는 게 금융업계 반응이다. 다만, 금일 오전 11시 50분 현재주가는 3만6750원으로 반등 중이다.
최근 삼성생명의 주가 하락은 이해 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23조9600억원에 달한다. 6조7900억원인 삼성생명 시가총액의 3.5배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호텔신라(7.7%), 에스원(5.4%), 삼성중공업(3.3%)의 대주주다. 삼성SDI(0.3%), 삼성전기(0.2%), 삼성물산(0.1%), 삼성SDS(0.1%) 등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보유 주식 가치는 대략 24조5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7조원에 못 미치는 삼성생명의 시총이 지나치게 저평가 됐다고 생각하는 이야가 여기에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지난달 초부터 22거래일 연속 삼성생명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올 들어서만 1153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개인(999억원)과 외국인(99억원)이 물량을 받아냈지만 주가 하락을 막진 못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각국 금리인하가 보험업계에서 주가 급락 사태 잃은 킨 주범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뿐만이 아니다.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 구분 없이 보험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빅컷(큰 폭의 금리 인하)’을 단행했다. 과거 고금리 저축성 보험상품을 팔았던 한국 보험사들은 저금리에 취약하다. 보험사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 고금리에 만기가 20년 이상인 장기 상품을 위주로 팔았다. 이후 금리는 급전직하로 떨어졌고 보험사로선 저금리로 자금을 굴려 고금리로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것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도 보험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보험회계에서는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을 부채로 잡는다. 금리가 떨어질수록 부채 규모가 커지는 구조다.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까지 시행되면 부채가 폭증하게 된다.
보험업계는 불만이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저금리와 IFRS17 등의 악재를 모두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과거 영업 거점을 마련할 목적으로 사들인 부동산 가치도 상당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가 올라가면 보험사 순이익은 커지고 부채 규모는 줄어든다”며 “영업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주가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