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에서 직원 100명 중 임원으로 승진하는 사람은 0.8명꼴로 1명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를 거듭할수록 대기업에서 임원이 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업체 한국CXO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00대 기업 직원 수는 85만3970명, 임원은 6655명이었다. 즉 임원은 직원 128명당 1명 수준이며 백분율로는 0.78%였다.
이번 조사는 올해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사내외 등기이사를 제외한 미등기임원으로 한정해 이뤄졌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스 건물. [사진=더밸류뉴스]
연도별로 보면 100대 기업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2011년 105.2명(0.95%)에서 2015년 106.8명, 2지난해 124.5명(0.8%)으로 점차 증가했다. 올해는 128명으로 작년보다 늘었다. 직원은 늘고 임원 자리는 줄어들면서 임원 승진을 위한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셈이다.
오일선 소장은 “기업에서 임원 숫자는 조직 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최근 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성을 강조한 ‘슬림화 조직’을 선호하면서 임원 수를 점차 줄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올해 100대 기업 중 직원 대비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대기업은 LG상사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전체 직원 수 362명 중 미등기임원이 17명으로, 직원 21명당 임원이 1명인 수준이다. 직원 중 임원이 될 가능성은 5.3%로 높은 편에 속했다. 또 현대종합상사는 직원 22.2명당 임원 1명이었으며 SK이노베이션은 23.6명당 임원 1명 수준으로 임원 비율이 높은 회사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국전력공사가 임원으로 승진하기에 가장 어려운 회사로 조사됐다. 이 회사의 직원 수는 2만2300명이 넘었으나 미등기임원은 4명에 불과했다. 직원 5580명 당 임원 1명 정도다. 비율로는 0.01%다. 비상근 상임이사를 제외하고 등기임원 7명을 포함해도 직원 2000명 당 임원 1명 수준이었다. 이는 100대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다.
4대 대기업 중 직원과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올해 임원 1명 당 직원 숫자는 100.6명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임원 1명이 관리하는 직원 숫자는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증가해 올해 처음 100명대에 진입했다.
SK하이닉스는 직원 124.7명당 임원 1명, LG전자는 125.8명당 임원 1명, 현대자동차는 154명당 임원 1명 등으로 조사됐다. 현대차그룹 계열인 기아자동차는 직원 242.7명당 임원 1명꼴로 현대자동차보다 임원 조직 효율성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직원 150명당 임원 1명꼴이었다. 오 소장은 “향후 1~2년 임원 인사에서 현대차 임원 수 변동에 따라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 색깔을 유추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