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7일 진행된다.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대기업이 깜짝 참여할지가 변수로 꼽힌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은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과 함께 오늘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본입찰 서류 마감은 오후 2시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본입찰 서류를 받으면 1∼2주간 심사를 거쳐 이달 중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다음달까지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거쳐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 9월 금호산업이 진행한 예비입찰을 통해 크게 3개 컨소시엄이 쇼트리스트(적격 인수후보)에올랐다. 인수 적격 후보로 선정된 곳은 △애경그룹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의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사모펀드 KCGI와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의 컨소시엄이다.
애경은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운영한 노하우가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운용자산이 1조원이 넘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으면서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보고 있다.
또다른 인수후보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애경보다 자금력 면에서 앞서고 있다. 현금성 자산만 1조5000억원에 달해 재무구조가 탄탄한 현대산업개발과 과감한 투자의 미래에셋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면세점, 호텔 등을 보유하고 있어 아시아나 인수 시 사업상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경과 현대산업개발의 2강 구조가 유력시되고 있지만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모펀드 KCGI가 어떤 전략적 투자자(SI)와 입찰에 참여할지도 관심사다. 초기 인수 후보로 꼽혔으나 지난 9월 예비입찰에는 불참했던 SK, GS 등 유력 대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본입찰이 유찰될 가능성도 있는데, 이 경우 채권단이 재매각을 추진하게 된다.
아시아나 인수 가격은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 6개 회사를 통매각할 경우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이은 국내 2위 대형항공사(FSC)로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한 글로벌 항공사다. 취득이 어려운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어 항공업 진입을 노리는 기업에는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 다만, 7조원이 넘는 부채와 항공기 노후화 등에 따른 추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 등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