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수출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품질경쟁력 우위’ 상품군 숫자가 일본의 절반, 독일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제조업 수출경쟁력 점검과 국제비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1000대 제조 상품권의 수출입 단가를 계산해 수출 상품의 경쟁력을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분석했다. 세계시장보다 높은 가격임에도 무역수지가 플러스(+)인 상품을 ‘품질경쟁력 우위’로, 수출가가 수입가보다 낮으면서도 무역수지가 마이너스(-)인 상품을 ‘품질경쟁력 열위’로 분류했다.
지난해 기준 품질경쟁력 우위로 분석된 한국 제품은 156개로 일본(301개)의 51.5%, 독일(441개)의 35.4% 수준에 그쳤다. 아울러 품질경쟁력 열위 한국 제품은 264개로 일본(130개)의 2배, 독일(65개)의 4배에 달했다. 다만,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낮으면서 무역수지가 흑자인 ‘가격경쟁력 우위’상품군은 한국이 217개로 일본(135개)과 독일(139개)을 약 1.6배 수준으로 모두 압도했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품질경쟁력 아닌 가격경쟁력 우위 무역수지 흑자 품목이 많아 제조비용 상승이 발생할 경우 수출경쟁력이 쉽게 약화될 수 있는 게 한국의 수출 구조”라면서 “품질경쟁력 우위 품목 중심 수출 구조로 탈바꿈하려면 결국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최근 일본과의 경제 갈등으로 관심사로 떠오른 소재·부품·기초장비 부문의 취약성도 수출경쟁력 분석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자공업에 쓰이는 화학품과 정밀공작기계, 반도체 장비 및 부품, 기계 부품, 광학기기, 정밀측정기기 등 중요 상품군에서 한국은 '가격경쟁력 열위' 또는 '품질경쟁력 열위'인 반면, 일본과 독일은 이들 품목에서 대부분 '품질경쟁력 우위' 또는 '가격경쟁력 우위'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