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이후 7월 제조업 수출기업 체감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4포인트(p) 올랐다. 수출 제조업기업의 내달 업황 전망도 같은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의 '2019년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 수출기업 업황BSI는 전월비 4포인트 상승한 8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86)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제조업 수출기업 업황BSI는 지난해 2월과 6월에도 84를 기록한 바 있다. 8월 제조업 수출기업 업황 전망BSI도 83으로 전월비 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0월(86) 이후 가장 높다.
한은은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이 분명히 있지만 압도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 4포인트 상승이 제조업 수출기업 업황BSI 상승을 견인했다. 고가 스마트폰 수출 부진이 완화되고 IT 부품의 계절적 수요가 늘어 전자·영상·통신장비 업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조사 대상인 전국 3696개 법인 중 수출기업 비중은 30%인데, 이중 절반이 전자·영상·통신장비 기업이어서 가중치가 높다"며 "8월 제조업 수출기업 업황BSI 전망이 좋아진 것 역시 전자·영상·통신장비 영향"이라며 "연말 IT 수요가 느는 것에 대비해 지금쯤 부품을 발주해 제작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조업 업황BSI는 전월비 2포인트 하락한 73을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 감소 및 휴가철 영업일수 감소로 자동차가 7포인트 하락했고 전방산업(건설업) 부진으로 1차금속이 7포인트 감소하는 등의 영향 떄문이다. 제조업 업황BSI는 지난 ▲2월(69), ▲3월(73), ▲4월(75), ▲5월(76) 등 4개월 연속 오르다 6월(75) 하락세를 기록했다.
제조 대기업 업황BSI는 79로 보합이었고 중소기업은 66을 기록하며 4포인트 하락했다. 내수기업도 66으로 5포인트 내렸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자동차 산업과 전방산업이 부진해 업황BSI가 떨어졌고, 내수의 경우 자동차 산업 부진과 중국에서의 화장품 수요 감소에 따라 화학산업이 좋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 매출BSI는 78로 전월비 5포인트 떨어졌다. 8월 전망은 78로 2포인트 감소했다. 채산성BSI는 87로 전월비 3포인트 올랐지만, 8월 전망은 86으로 보합했다. 자금사정BSI는 83으로 전월비 2포인트 떨어졌고, 8월 전망도 82으로 3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 업황BSI는 72로 전월비 2포인트 내렸다. 여름 휴가철 시즌으로 숙박업 등이 상승했으나 신규 수주가 줄고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한 건설업과 설계·감리 수요가 적어진 전문·과학·기술이 줄었기 때문이다.
경제심리지수(ESI)는 3.2포인트 하락한 89.2를 기록했다. ESI는 기업(BSI)과 소비자(CSI)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