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밸류뉴스=지윤석 기자]

은행권의 주52시간 의무 시행이 1일부터 긴장 속에 시작됐다. 1년 넘께 준비해온 덕분에 첫날을 별다른 탈없이 보냈다는 평가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주52시간 '특례 제외 업종'에 속하던 300인 이상 금융 사업장에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전면 시행됐다. 하나, 우리, 신한, 국민, 농협의 5대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PC오프제를 도입해 휴게시간 1시간 포함 9시간 근무를 운영해왔기에 특별한 혼란이 없었다는 평가이다. 이들 은행은 주52시간을 정착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 수립에 나섰다.

KEB하나은행은 조만간 사내 인트라넷에 '주 52시간 지킴이 게시판'을 만들어 주52시간제의 조기 정착에 나설 예정이다. 이 게시판은 주 52시간 관련 궁금증이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할 수 있는 직원 소통공간이다. 지난달에는 회의 효율 극대화를 위해 알람시계를 구매해 회의실마다 배치했다.

인천국제공항 우리은행 환전소. [이미지=더밸류뉴스]

우리은행은 이달 내로 창구 간 협업, 업무 편중 개선 캠페인을 진행한다.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임직원간 협력과 효율이 중요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 직원은 퇴근 후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평소에 배우고 싶었던 클래식 기타를 배우는 등 주52시간 도입 이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일손이 부족한 영업점에 본점 인원 40~50명을 배치한 데 이어 이달 또 한 번 인력 이동을 계획하고 있다. 또 업무시간 전후 회의를 지양하고 압축적인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5분·15분·30분 단위로 알람시계를 울린다.

KB국민은행은 직원들이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KB 와이즈(Wise)근무제'도 운영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9 TO 7, 2교대 근무제)와 애프터뱅크(AfterBank) 2개 모델을 운영하는데, 9 TO 7은 17개점, 애프터뱅크는 28개점에서 시행 중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이 자기계발이나 육아를 위해 오전, 오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근무 형태"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부터 시차출퇴근제와 휴일대체제를 실시했다. 시차출퇴근제는 유연근무제의 일종으로, 주5일 근무와 소정근로시간을 준수하면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근무제도다. 휴일대체제는 특정된 휴일을 근로일로 하고 대신 통상의 근로일을 휴일로 대체할 수 있는 제도로 해당 주에 평일 대체휴일 실시 후 주말에 근무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 한국은행은 PC오프제와 탄력근무제 등 주52시간 제도를 적용했다. 점심시간 제외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총 8시간 동안만 PC를 사용할 수 있고 개인적인 정리를 위해 앞뒤로 10분씩 총 20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시차 때문에 PC오프제 적용을 받지 못하는 해외사무소의 경우 따로 근무시간을 관리한다. 노조와 갈등을 빚었던 2주 단위 탄력근로제도 사측이 '공통근무시간' 조항을 빼면서 합의를 도출했다. 한은 인사경영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업무 효율화를 통해 주 40시간 근로로 극복을 할 생각"이라며 "6월에 시범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시스템 입력 등 사소한 문제 등을 보완해 큰 문제없이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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