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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끊습니다. 퇴근하세요' 주52시간 조기 시행 서두르는 증권가

- 오는 7월 도입 앞두고 준비 착착

- 야근, 회식 줄고, 업무 만족도 높아져

  • 기사등록 2019-01-18 13: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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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을 6개월 앞둔 증권업계가 제도 조기 정착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지난해 7월부터 주52시간 근무제가 의무 적용됐지만 증권업을 비롯한 금융투자업계는 업종 특성을 감안해 도입이 유예됐고 오는 7월 도입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PC오프제, 탄력근무제를 도입해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대비하고 있다. 그렇지만 직군에 따라 주52시간 근무가 힘든 곳도 있어 '온도차'가  적지 않다. 


주요 증권사 주52시간 근무제 시범 운영 현황. [구성=더밸류뉴스]

◆ 한국투자증권, 주52시간 근무제 앞당겨 시행


한국투자증권은 주52시간 근무제를 앞당겨 다음달부터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모든 직원이 오전 8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원칙으로 하되 업무상 특성 때문에 지키기 어려운 경우 근로시간을 준수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도록 했다. 또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Family Day)'로 지정해 기존 시간보다 1시간 빠른 오후 5시에 퇴근해 주당 근무시간을 44시간에 맞추도록 했다.


KB증권은 지난해 6월부터 노사 합의를 통해 본사와 모든 영업점을 대상으로 PC오프제와 유연근무제를 전격 도입했다. PC오프제란 정해진 시간에 컴퓨터를 강제 종료시켜 정시 퇴근을 유도하는 제도다. 유연근무제는 부서 내 탄력적인 인력 활용을 위해 시차를 두고 출퇴근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KB증권 직원들은 점심시간 1시간을 포함해 하루 총 9시간을 근무한다. 오전 8시에 출근할 경우 오후 5시에 퇴근하고, 오전 10시에 출근하면 오후 7시에 퇴근하게 돼 있다.

여기에 부서별 특성을 감안해 업무가 몰리는 특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일하고 한가한 시점에 근무시간을 줄이는 탄력근무제도 함께 운영된다.


업계에서 임직원 수가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5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테스크포스(TF)를 일찌감치 조직하고 직무별 유연근무제를 시범 도입했다. 이후 6개월 간의 운영을 거쳐 올해부터 사실상 주 52시간 근로제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은행과 비슷한 방식으로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PC오프제를 도입한 NH투자증권은 노사 합의를 통해 주 52시간 근로제 조기 적용에 나섰다. 부서별 특성을 파악해 불필요한 근무시간을 줄이는 한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부터 선택근무제와 PC오프제를 병행 운영하고 있다. 선택근무제는 총 근로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그 범위 내에서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제도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불가피한 야근시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주 40시간 근로를 권장하고 있다.


◆ "업무 만족도 높아져" 긍정적 반응


주52시간 조기도입에 대해 증권업계 종사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미래에셋대우 근무 10년차인 한 직원은 "업무를 끝내고 후임이 먼저 퇴근해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며 “야근이나 회식도 크게 줄어들면서 업무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 다른 증권사 직원은 "과거에는 상사 눈치를 보며 퇴근 시간이 지나도 사무실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업무를 끝내면 자유롭게 퇴근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도 업무 시간외 근무가 남아있는 증권사도 있다. A증권사는 지난해 말 유연근무제를 도입했지만 실제로는 상당수 직원들이 업무시간외 근무를 하고 있다. A증권사의 한 직원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주52시간이 도입됐다고 하지만 업무 현장에서는 야근과 주말 특근을 하고 있다"며 "특히 지점에서  주52시간 초과 근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장기수 KB증권 홍보부장은 “증권업계에 근무시간 단축 기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서별 또는 직군별로 여전히 사각지대가 있다”면서도  “시행착오를 거치면 7월에는 주52시간 도입에 정상 도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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