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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상반기 영업익 753% ↑...K-조선 '퍼스트 무버'로 글로벌 경쟁력 이끌까

- 세계 LPG 운반선 시장 80% 장악...독보적 기술력으로 점유율 높여

- 상반기 수주목표 69% 달성...연말 실적도 '청신호'

- 방사청, KDDX 공동개발 검토...HD현대중공업 측 '신중한 접근 필요하다'는 의견 제시

  • 기사등록 2024-10-04 16: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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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호겸 기자]

HD현대중공업(대표이사 이상균 노진율)은 최근 극초대형메탄올운반선(ULEC) 2척과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1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K-조선의 글로벌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이는 탈탄소화 추세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선박용 메탄올 엔진을 개발, 세계 메탄올추진컨테이너선 수주잔고의 55%(54척)를 보유하고 있다. LPG 운반선 시장에서도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28%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K-조선 기업들의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경쟁력 강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 상반기 영업익 753% ↑...K-조선 \ 퍼스트 무버\ 로 글로벌 경쟁력 이끌까HD현대그룹의 지배구조와 현황. 2024. 6. 단위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조선업 호황 타고 실적 반등...올 상반기 수주실적도 '맑음'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실적을 차곡차곡 개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2년 연속 연간 적자흐름을 끊어낸 것이 큰 호재였다.


HD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11조9580억원, 영업이익 1778억원을 기록했다(K-IFRS 연결). 전년비 매출액은 32.3%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6조8717억원, 영업이익 2169억원, 순이익 1827억원을 기록했다(K-IFRS 연결).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20.6%, 영업이익은 753.5%, 순이익은 5120% 각각 증가했다.


HD현대중공업, 상반기 영업익 753% ↑...K-조선 \ 퍼스트 무버\ 로 글로벌 경쟁력 이끌까HD현대중공업 최근 분기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 더밸류뉴스]

상선 부문에서 흑자 선박 건조 비중이 높아지고 원재료 가격도 우호적이었다. 또 생산 안정화 작업을 통해 외주비를 절감하면서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조선업황의 공급자 우위 시장기조가 계속되면서 신조선 가격도 증가 추세에 있다. 해운분석기관 클락슨의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 8월 기준 188.83으로 이전 호황기였던 2008년 9월의 191.58에 근접하고 있다.


수주 실적도 좋은 흐름을 보였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169척으로 LNG운반선이 71척, LPG운반선이 31척으로 가스운반선의 수주잔고 비중이 높았다. 기말수주잔고는 기초수주잔액과 신규증감의 합에서 기납품액의 금액을 뺀 값이다. 또 올해 상반기까지는 탱커선 4척, LNG운반선 3척, LPG운반선 3척,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12척 등을 추가로 수주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HD현대중공업의 수주잔고는 인도기준 435억8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수주실적으로는 65억9700만달러를 기록해 연간 목표의 69.2%를 달성했다. 조선 부문만 한정하면 수주금액은 39억1천만 달러로 연간 목표의 63.2%를 달성했다.


◆HD현대중공업, 친환경 선박으로 신시장 개척...미래 성장동력 확보


지난 2일에는 공시를 통해  아시아 소재 선사의 극초대형메탄올운반선(ULEC) 2척과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1척,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수주 규모는 8814억원에 달한다.

HD현대중공업, 상반기 영업익 753% ↑...K-조선 \ 퍼스트 무버\ 로 글로벌 경쟁력 이끌까HD현대중공업의 상반기 수주상황.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HD현대중공업의 LPG 운반선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지난 1분기에만 29척(31억5000만달러)의 LPG선을 수주, 글로벌 시장의 80.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특히 초대형가스운반선(VLGC)과 중형가스운반선(MGC) 모두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LPG-암모니아 겸용 운반선 기술 개발로 상업용 특수 선박의 다각화 및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있으며, LPG 이중연료 추진 기술을 적용해 환경 규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LNG 벙커링선 분야에서도 기술력이 돋보인다. 주요 기자재의 국산화 성공에 이어 독자 개발한 전기추진시스템과 통합제어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형 화물창 기술인 KC-2를 적용한 LNG 벙커링선 건조로 LNG 저장 및 운송 기술의 국산화를 이뤘다. 'Blue Whale'호 같은 LNG 벙커링선 건조 경험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했으며 이는 해운업계의 탄소 배출 감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탈탄소 추세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는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탄소 배출량 '제로' 목표로 인해 LNG 운반선, LNG-FSRU, 메탄올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의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LNG는 탈탄소 시장으로 가는 징검다리 에너지원 역할을 하면서 관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다양한 선종에서의 수주 증가와 해양 부문의 손실 감소를 통해 하반기 실적 개선 및 지속경영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친환경 선박 및 해양 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의 지속적인 투자로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특수선사업부 '효자' 부서로 거듭나...KDDX 사업은 신중하게 접근할 것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부도 글로벌 함정 수요 증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상반기 특수선사업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00% 증가한 305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 상반기 영업익 753% ↑...K-조선 \ 퍼스트 무버\ 로 글로벌 경쟁력 이끌까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사업부 최근 분기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 더밸류뉴스]

최근 북미, 남미, 동남아시아, 호주 등 전 세계적으로 함정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 페루는 지난 3월 신규 함정 건조 프로젝트 사업자로 HD현대중공업을 낙점했고, 4월에는 약 6400억원 규모의 함정 4척에 대한 현지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호주는 하반기 10조 원 규모의 호위함 건조 사업을, 캐나다는 60조원 이상 규모로 예상되는 잠수함 건조 사업, 폴란드는 3조원 대 디젤 잠수함 사업을 HD현대중공업과 공모할 예정이다.


특수선 사업부가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첫째, 글로벌 안보 환경의 변화로 각국의 해군력 증강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둘째, HD현대중공업의 첨단 기술력이 해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셋째, 상선 분야에서 중국 조선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특수선 사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 장벽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특수선 사업은 단순한 선박 건조를 넘어 장기적인 유지보수 및 기술 지원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수익원이 될 전망이다. 


외면받던 특수선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 공방전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KDDX는 미국산 '이지스(Aegis)'에 버금가는 전투체계를 85% 이상 국산화하겠다는 상징성이 있는 사업인 만큼, 사업자로 선정되면 해외 발주사들에 함정 건조 실력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 상반기 영업익 753% ↑...K-조선 \ 퍼스트 무버\ 로 글로벌 경쟁력 이끌까HD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이후 한화오션과 KDDX 사업 수주와 관련해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지= 더밸류뉴스]방위사업청은 지난달 19일 '공동 개발, 동시 발주, 동시 건조' 등 다양한 사업 추진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용진 방사청 대변인은 "공식적으로 공동 개발, 동시 건조 방안은 업체에 제안한 적은 없고,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검토하는 과정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안은 기존 규정에 없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방사청에서 제안이 공식적으로 오면 생각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공동 건조에 대해 쉽게 대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방사청이 처음 개청한 이유가 건조 문제 때문이었다"며, "공공업무 수행 시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기면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어 현재의 수의 계약 규정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 건조를 추진하려면 세부적인 규정과 책임 범위에 대한 신중한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laghrua8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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