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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 집값 잡으려다 지방부터 죽겠네'…악성 미분양 3만호 ‘비명’

- ‘빈집이 삼킨 지방경제’ 지역균형발전 대응 방안 토론회 개최…악성 미분양 '3만호' 해법 모색

- 수도권·지방 주택시장 양극화 심화…준공 후 미분양·공급 기반 약화에 맞춤형 정책 필요

- 리츠·세제 지원부터 지역별 차등 규제까지…지방 미분양 해소·수요 회복 해법 제시

  • 기사등록 2026-09-08 16: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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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추승수, 김지원 기자]

국회의원 장종태·엄태영·장경태·정희용·허영·황운하·김남근·염태영·조인철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국토교통부가 후원한 ‘빈집이 삼킨 지방경제, 악성 미분양 3만 가구·수도권과 벌어지는 격차’ 지역균형발전 대응 방안 토론회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와 황관석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이 발제를 맡았고, 지방 주택시장과 지역균형발전 관련 전문가 및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현장에서는 지방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악성 미분양과 빈집 문제가 단순한 주택시장 침체를 넘어 지역경제 위축과 인구 유출, 수도권과의 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분양 해소를 위한 단기 대책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택수요 회복과 산업·일자리 기반 확충, 빈집 정비를 함께 묶은 중장기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논의가 모아졌다. 


[현장] \ 서울 집값 잡으려다 지방부터 죽겠네\ …악성 미분양 3만호 ‘비명’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 대응 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 실장, 유호림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엄태영 국회의원, 장종태 국회의원, 허영 국회의원, 조성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 앞줄 왼쪽부터 황관석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최봉문 목원대 교수,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김용진 대한토지신탁 리츠1본부 본부장). [사진=더밸류뉴스] 

축사에 나선 엄태영 의원은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서는 공실과 미분양, 인구 유출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종태 의원도 대책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집행되는지가 중요하다며 중앙정부에 집중된 세제·금융 등 정책 수단을 지역 여건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 수도권에 일자리·자산 집중…지방 미분양도 ‘양극화’ 영향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시장 양극화 및 미분양 진단’을 주제로 지방 미분양의 원인과 대응 방향을 짚었다. 


[현장] \ 서울 집값 잡으려다 지방부터 죽겠네\ …악성 미분양 3만호 ‘비명’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양극화와 지방 미분양 원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이현석 교수는 지방 미분양 문제의 근본적인 배경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양극화를 꼽았다. 산업과 일자리, 소득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청년층의 수도권 이동이 늘고 주택 수요 역시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 기여율도 지난 2001~2014년 50% 수준에서 2015~2022년 약 70%까지 높아졌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격차는 주택시장에서 상반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집값 상승과 공급 부족이 문제가 되는 반면 지방에서는 공급된 주택이 팔리지 않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21~2022년 비수도권에 상대적으로 많은 주택이 공급된 이후 전체 미분양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증가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미분양을 키운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기존 주택과 신규 분양주택의 가격 격차를 지목했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등이 오르면서 신규 분양가는 상승했지만 지방의 기존 주택가격은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신규 분양가격과 재고주택 가격의 갭이 커지면 커질수록 미분양이 높아진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분양 장기화가 지방의 주택 공급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지방 건설·개발업체가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신규 사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권 전체에서는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되더라도 지방 건설업계가 받는 충격은 별개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응책은 장기적인 수요 회복과 단기적인 시장 지원으로 나눴다. 장기적으로 기업과 일자리를 지방으로 분산해 주택 수요를 되살리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미분양 지역의 공급 관리와 취득세·양도소득세 완화, 1세대 1주택 특례와 대출 지원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시장 상황이 다른 만큼 부동산 규제와 세제 역시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 과거보다 미분양 적어도 구조는 더 취약…“지방 맞춤형 정책 필요”


[현장] \ 서울 집값 잡으려다 지방부터 죽겠네\ …악성 미분양 3만호 ‘비명’황관석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방 미분양 정책의 성과와 한계, 주택시장 회복을 위한 개선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황관석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주택시장 침체와 미분양 정책의 성과·한계를 짚었다. 황 연구위원은 현재 미분양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작지만 지방 인구 감소와 수요 기반 약화, 높은 분양가와 금융규제 등 구조적 여건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미분양 물량만 놓고 과거보다 위험이 낮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역 간 가격 격차도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11월을 100으로 봤을 때 올해 6월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서울이 203.5까지 오른 반면 지방 광역시는 108.4, 기타 지방은 102.8 수준에 그쳤다. 전고점과 비교해도 서울은 이미 이전 고점을 넘어섰지만 지방 주요 지역은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방의 주택 공급 기반 역시 약화되고 있다. 지방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 2023년 이후 크게 줄어 지난해 15만7000호 수준으로 장기 평균의 약 62%까지 낮아졌고 착공도 장기 평균의 약 60% 수준에 머물렀다. 전체 미분양은 신규 분양 감소 영향으로 줄어드는 반면 준공 후 미분양은 최근 3만호까지 늘어나 건설사와 지역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과거에 효과를 냈던 정책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당시에는 금리 인하와 가계대출 확대가 주택시장 회복을 뒷받침했지만 현재는 높은 가계부채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스트레스 DSR 등으로 지방의 대출 여력이 제한돼 있다. 지방 분양가 역시 과거보다 크게 오른 가운데 기존 주택가격은 상대적으로 정체돼 신규 주택의 가격 경쟁력도 약해졌다고 봤다.


황 연구위원은 결국 “미분양 주택만 해소하는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방 주택시장 자체를 되살리는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의 스트레스 DSR 적용 완화와 DSR 규제 조정, 세제 지원 확대 등을 검토하고 공급 측면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를 통해 신규 착공 기반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 연구에서는 PF 대출이 10% 증가할 경우 주택 착공 실적이 3.29%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 미분양에 묶인 자금…리츠·세제로 ‘출구’ 만들어야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지방 미분양 장기화에 따른 자금 경색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미분양 주택이 쌓이면 건설사의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금융기관의 자금 회수까지 늦어져 신규 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미분양 해소와 함께 사업장에 묶인 자금이 다시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대안으로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REITs·리츠) 활용이 거론됐다. 개인 주택 수요가 약해진 지방에서는 리츠나 기업이 미분양 주택을 장기간 매입해 임대·운영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 \ 서울 집값 잡으려다 지방부터 죽겠네\ …악성 미분양 3만호 ‘비명’김용진 대한토지신탁 리츠1본부 본부장이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리츠 활용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김용진 대한토지신탁 리츠1본부 본부장은 “개인의 수요층이 굉장히 약화돼 있는 지방 시장에서는 기업 또는 리츠를 통해 금융이 들어가 장기간 매입하고 운영할 수 있는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지방 시장의 복귀는 굉장히 난망하다”라고 전했다.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세제 구조도 손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 본부장은 법인이 지방 주택을 매입할 경우 취득세 중과가 적용돼 민간 자금이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정부에서 법인을 통해 지방 시장의 주택을 매입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취득세 12%가 붙는다”며 “도저히 사업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장] \ 서울 집값 잡으려다 지방부터 죽겠네\ …악성 미분양 3만호 ‘비명’유호림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세제 지원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유호림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세제 지원의 초점을 건설사 지원이 아닌 지방 주택수요 회복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봤다. 거래 유인이 낮은 지방에서 세부담까지 수도권과 비슷하게 유지될 경우 미분양 해소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자금 회수와 수요 진작을 동시에 유도하는 방식으로 금융과 세제를 함께 손볼 필요성이 제기됐다.


◆ 수도권 규제 그대로 적용하면 역효과…지역별 차등 처방 필요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도권과는 다른 정책 처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수도권이 집값 상승과 공급 부족에 대응해야 하는 시장이라면 지방은 인구 감소와 수요 위축, 준공 후 미분양 증가가 겹치고 있다. 서로 다른 시장을 하나의 규제 틀로 묶기보다 금융·세제 등 정책 수단을 지역 상황에 맞게 달리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 안에서도 미분양의 양상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산업과 일자리 기반, 인구 유출입, 기존 주택 수요 등에 따라 미분양 규모와 시장 회복 여력이 달라서다. 미분양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지원 범위와 강도를 세분화하고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장] \ 서울 집값 잡으려다 지방부터 죽겠네\ …악성 미분양 3만호 ‘비명’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이 지방 주택시장 여건을 고려한 차등 정책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지방 미분양을 단순히 쌓여 있는 주택 물량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분양이 장기화되면 지역 건설사의 경영 악화뿐 아니라 하청·자재업체와 골목상권 등 연관 산업으로 충격이 번질 수 있어서다. 그는 “공급했던 건설사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고 그것을 매개로 한 연관 산업들이 다 망가지면 진짜 문제가 된다”라고 전했다.


특히 지방 전체를 동일한 미분양 시장으로 보는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미분양은 지역의 문제지 지방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방에 많은 것은 맞지만 특정 지역에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 지역 중심으로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건설 중인 미분양이 준공 후 미분양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기존 미분양 관리지역 제도로 포착하기 어려운 위험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지방 미분양 문제는 단기간에 재고를 소진하는 방식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지역별 수요와 공급 여건을 세분화하고 금융·세제·리츠 등 지원 수단을 함께 활용해 시장 회복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건설업뿐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으로 영향이 번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거론됐다.


향후 지방 주택시장에 대한 차등 정책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미분양 해소와 위축된 주택 수요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리츠와 세제·금융 지원이 지역별 여건에 맞게 적용되면 건설사의 자금 회수와 신규 공급 기반 유지에도 일정 부분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als20517@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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